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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바람처럼 스쳐간…
전두성의 산과 삶의 자취
2018-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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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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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北漢山)
【여행】
(2018.06.13. 01:43) 
◈ 술하늘의 北辰과 북한산의 북斗聖
“북한산과의 만남을 계기로 나는 인생 이전과 인생 이후로 나눈다.” ­이병주­
 
이 말은 평소에 내가 자주 인용하는 득의의 문장 가운데 하나이다.
아마도 이 정도라면 한 개인이 바칠 수 있는 최고의 헌사라고 할 것이다.
 
"삼국지"를 보면 조비가 동생 조식에게
兄과 弟라는 글자를 쓰지 말고 자기 형제가 놓인 상황에 대해 시를 짓도록 명령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위의 말도 최고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서 북한산을 최고로 만든 절묘함을 얻었다.
 
본래 미추선악에 대한 판단은 사람마다 다른 것인데,
만일 여기에서 북한산을 최고라고 표현했다면 공연히 그리 생각지 않는 다른 사람들의 시비를 불러들였을 것이다.
산에 다니는 많은 사람들이 사실 그 시비를 피하여 가는 것인데, 외려 시비 속으로 산을 불러온대서야 되겠는가.
북한산과 관련된 한 멋진 이의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북한산에 관한 예찬의 말로 모두를 열게 되었다.
 
몇 해 전에 서당에서 처음 한문을 배울 때의 일이다.
언어란 것이 본시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별짓는 큰 특징 가운데 하나지만,
사람들 스스로도 이 대단한 능력에 대해 자못 신기해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이제 막 말을 배우는 어린아이들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아빠빠빠빠빠….
 
그네들은 처음 배운 이 말이 신기하여 자꾸자꾸 반복하지 않고는 못배기는 것이다. (此戱言耳. 책임 못 짐.)
그런데 어른이 되어서도 새로운 언어를 배우게 되면 이와 똑같은 과정을 되풀이한다.
역시 새로 배운 말들이 신기하고 누구에겐가 써먹고 싶어지는 것이다.
 
서당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서른을 앞두고 들어간 서당은 예의 "천자문"이며 "계몽편" 같은 책이 아니라 대뜸 "논어"가 첫 교재였는데,
시간마다 지난 시간에 배운 것을 배강(背講 : 책을 보지 않고 외우는 것)하고 나서야 새로운 편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우리는 그것을 그저 ‘강(講)한다’고 했는데 이 때문에 ‘강 노이로제’에 걸린 사람들이 적잖이 있었다.
 
누가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서당에서 압록강, 두만강, 요강…… 등등 강자 들어 가는 말을 했다가는
즉각 사방에서 덤벼드는 눈초리의 십자포화를 맞아야 했고,
"북한강에서", "처녀 뱃사공", "눈물 젖은 두만강" 등은 금지곡이었으며,
성이 강씨인 학생은 잠시 변성을 하여야 했다.
 
혹여 그 말이 무슨 ‘산(算)’쯤이라도 되었으면 아마 산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을 것이다.
어쨌든 서자서(書自書) 아자아(我自我), ‘검은 것은 글씨고 흰 것은 책이오.’ 하던 사람들이
1만 천여 자의 "논어", 3만 5천여 자의 "맹자"를 모조리 외우게 되니 스스로도 얼마나 대견하겠는가.
각기 배운 구절을 써먹을 만한 상황을 찾기에 바쁘게 되었다.
 
서당에 들어간 지 몇 주 지나지 않았서였다.
이제 겨우 "논어"서너 편을 배웠을 때인데,
사실 나이 들어 다니는 서당 생활이라는 것이 배우는 한문보다 마시는 술이 몇 곱절은 많았다.
 
서당은 남양주시 축령산(祝靈山 : 879m. 동네사람들이 부르는 이름은 비룡산) 아래의 물골안이라는 곳에 있었는데,
우리는 한적한 서당 기숙사 둘레에 술병으로 성을 쌓고 술로 해자를 채웠다.
(술을 사 오기 위해서는 개울을 하나 건너서 한참을 걸어야 했는데,
갓 산행을 시작한 나의 38L 밀레 배낭은 순전히 술 운반용이었고,­
맥주 한 박스를 넣으면 딱 안주 몇 가지 들어갈 공간이 남는다.­3년 동안 전설의 혹은 공포의 배낭이 되었다.)
 
꽃나무 아래에 주석을 벌이고,
날리는 꽃잎이 자기 잔에 들어간 사람이 그 술을 마신 후에 시 한 수를 지으며 즐겼다는
당나라 때의 비영회(蜚英會)가 부럽지 않았다.
 
열린캠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 날도 여전히 술판이 벌어졌다.
홍엽산거(紅葉山居 : ‘단풍 붉은 산 속의 집’쯤)라는 근사한 이름이 붙은 기와집에서였는데,
그 방 주인은 내가 후에 ‘아름다운 건달’이라고 불러 경애하게 된 멋진 선비였다.
 
그 형은 등산학교 강사연구과정 2기의 학생장인 종석이형처럼 순전히 나이순으로 하는 기수반장이었는데,
3년 과정 중에 2학년들이 학생회의 집행단을 구성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히 학생대표인 총반장을 맡고 있었다.
우연히 며칠 간의 술자리가 계속 그 형 방에서 있었던 터라 대화 중에 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누군가, “매일 형 방에서 모이네요.”
드디어 기회를 잡은 호한(呼寒),
“북신거기소이중성공지 잖아요.”
(北辰居其所而衆星共之 : 북극성은 제자리에 가만히 있으되 뭇 별이 그것을 향하여 돈다)
 
그 말은 당연히 그 날의 장원이 되었고,
그 형은 그로부터 주천(酒天)의 기라성(綺羅星),
호리건곤(壺裏乾坤 : 호리병 속의 우주. 술에 취했을 때의 세상)의 북신이 되었다.
 
나는 북한산과 한강이 있는 서울을 좋아하고,
누가 뭐라 해도 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먹여 살리는 서울을 위대한 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서울 생활을 시작한 이래 잃어버리고 만 하나의 큰 즐거움이 있다.
그것은 금가루를 움켜 뿌린 듯 고운 밤하늘의 별을 보는 즐거움이다.
 
찬란한 태양의 광휘에서 반딧불이의 애틋한 냉광(冷光)에 이르기까지 세상에는 하고 많은 불빛이 있지만,
그 중에 별빛처럼 여린 가슴에 감동을 뿌리는 빛은 없다.
까만 하늘에 도란도란 속삭이는 별빛과 아련한 꿈처럼 흐르는 은하수. 아 ―.
 
내가 진실로 산을 좋아하는 것은 산이 순결한 땅의 본모습과 함께 이러한 원시의 하늘을 돌려주기 때문인데,
사람들은 스스로 영혼을 기르는 별비의 축복을 버렸을 뿐만 아니라
북한산에게서마저 영롱한 별이슬의 윤택을 앗아가 버렸다.
 
땅 위엔 맑은 한강이 흐르고 하늘엔 고운 미리내가 걸리던 시절에 서울에 살았던 조상들을 부러워할 때가 많다.
그 때에는 인수봉의 열린캠프를 산양과 고라니, 산토끼, 노루 등이 지켰을 것이고,
그 가운데는 비파를 타는 영리한 곰도 있었을 법하다(그 곰을 잘 기억해 두자.)
 
앞에서 북극성을 이야기했지만 역시 별 중에 제일 친근한 별은 북두칠성일 것이다.
북극성이 뭇 별의 중심이라고 하지만, 제일 찾기 쉽고 눈에 잘 띄어 사람들에게 중심이 되는 별은 북두칠성이다.
가만히 제자리를 지켜 중심이 되는 북극성이 위엄을 극하는 별이라면
칠성은 두루 북녘하늘을 순행하며 중심이 되니 또한 자애로움을 겸하였다 하겠다.
 
그런데 주말에 북한산에 오면 이 별 닮은 분을 만날 수 있다.
그 분으로 말하면 성함부터 북두성을 닮아 斗자聖자인데다, 우쿨렐레(ukulele)를 연주하는 모습을 얼핏 뵈면
좀전에 말한 그 비파 타던 곰의 모습이 떠올라 역시 ‘큰곰자리’와 인연이 있는 듯하기 때문이다.
 
전선생님은 인수봉에서건 알핀호프에서건 우리 등산학교의 영원한 대장님이다.
우리는 선생님 때문에 늘 즐겁고 마음 든든하긴 한데, 일인다역을 하느라 많이 힘드실 것 같다.
우리 등산학교 멤버들이 열심히 병법을 익히고 무예를 연마해서
빨리 훌륭한 대장감이 많이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열린캠프에는 또 달에서 옥피리 불던 토끼도 한 마리 와 있는 것 같다.
이선화 선배가 그 토끼인 것 같은데, 어찌 된 일인지 목소리만 피리처럼 고음이 나고 정작 피리는 불지 못한다.
말하자면 바보토끼가 분명하다. 아니면 오소리든가. 히히히
 
4332(1999). 7. 12. 박승규(정 3) / 작가, 애칭 꽃게
 
 
呼寒(호한) : 寒苦鳥(한고조). 인도 大雪山에 산다는 상상의 새. 밤이 깊으면 추위에 떨며 “날이 새면 집 짓겠다.”고 울다가도
날이 밝으면 모두 다 잊고서 “무상한 이 몸에 집 지어 무엇 하리.” 하고 그대로 지냈다고 함.
(불교에서 이 새를 중생이 게을러 빠져 成道를 구하지 아니함에 비유함)
북한산(北漢山)
【여행】 바람처럼 스쳐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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