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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 ◈
◇ 제80회 조비가 황제를 폐하여 유씨 한나라를 찬탈하고 한중왕은 제위에 올라 대통을 잇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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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년경
나관중
1
삼국지연의 (三國志演義) 第八十回 曹丕廢帝篡炎劉 漢王正位續大統
2
제80회 조비가 황제를 폐하여 유씨 한나라를 찬탈하고 한중왕은 제위에 올라 대통을 잇다.
 
 
3
卻說華歆等一班文武,入見獻帝。歆奏曰:“伏睹魏王,自登位以來,德布四方,仁及萬物,越古超今,雖唐、虞無以過此。群臣會議,言漢祚已終,望陛下效堯、舜之道,以山川社稷,禪與魏王,上合天心,下合民意,則陛下安享清閑之福,祖宗幸甚!生靈幸甚!臣等議定,特來奏請。”帝聞奏大驚,半晌無言,覷百官而哭曰:“朕想高祖提三尺劍,斬蛇起義,平秦滅楚,創造基業,世統相傳,四百年矣。朕雖不才,初無過惡,安忍將祖宗大業,等閑棄了?汝百官再從公計議。”華歆引李伏、許芝近前奏曰:“陛下若不信,可問此二人。”李伏奏曰:“自魏王即位以來,麒麟降生,鳳凰來儀,黃龍出現,嘉禾蔚生,甘露下降。此是上天示瑞,魏當代漢之象也。”
 
4
각설, 화흠 등 한 무리 문무 관료들이 들어가 헌제를 뵙고, 화흠이 아뢰기를,
 
5
“삼가 살펴보건대 위왕(조비)께서 왕위에 오르신 이래 덕을 사방에 베푸시고 어짊이 만물에 미칩니다. 고금을 초월해서 비록 요순임금이라도 이것을 넘어서지 못하기에 신들이 모여 의논했습니다. 한나라의 복이 이미 끝났으니 바라건대 폐하께서는 요순의 도를 따라 산천과 사직을 위왕께 넘겨주시면 위로 천심에 맞고 아래로 민의에 맞습니다. 그러시면 폐하도 맑고 한가한 복을 편안히 누리게 되시니 조상도 다행이요, 백성도 다행입니다! 신들이 의논하고 정해서 특별히 찾아와 주청하나이다.”
 
6
하니, 황제가 듣고 크게 놀라 한참 말이 없다가 백관들 눈치를 보며 울며 말하기를,
 
7
“짐이 생각건대 고조 황제께서 삼척검으로써 흰 뱀을 베며 의병을 일으켜 진나라를 평정하고 초나라를 멸해 왕업을 창조하여 대대로 왕통을 전한지 4백년이오. 짐이 비록 재주가 없으나 처음부터 아무 과오나 죄악도 없이 어찌 차마 조종대업을 함부로 버리겠소? 그대 백관들은 다시한번 공평하게 상의해보시오.”
 
8
했다. 화흠이 이복과 허지를 끌고 앞으로 다가와 아뢰기를,
 
9
“폐하께서 만약 믿지 못하시면 이 두 사람에게 물어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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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이복이 아뢰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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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왕께서 즉위하신 이래 기린이 태어나고 봉황이 나타났으며 황룡이 출현하고 큰 벼이삭이 우거지고 단 이슬이 내렸습니다. 이 모두가 하느님이 상서로움을 보인 것이니 위나라가 마땅히 한나라를 대신할 징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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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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許芝又奏曰:“臣等職掌司天,夜觀乾象,見炎漢氣數已終,陛下帝星隱匿不明;魏國乾象,極天際地,言之難盡。更兼上應圖讖,其讖曰:鬼在邊,委相連;當代漢,無可言。言在東,午在西;兩日並光上下移。以此論之,陛下可早禪位。‘鬼在邊,委相連’,是‘魏’字也;‘言在東,午在西’,乃‘許’字也;兩日並光上下移,乃‘昌’字也:此是魏在許昌應受漢禪也。願陛下察之。”帝曰:“祥瑞圖讖,皆虛妄之事;奈何以虛妄之事,而遽欲朕舍祖宗之基業乎?”王朗奏曰:“自古以來,有興必有廢,有盛必有衰,豈有不亡之國、不敗之家乎?漢室相傳四百餘年,延至陛下,氣數已盡,宜早退避,不可遲疑;遲則生變矣。”帝大哭,入後殿去了。百官哂笑而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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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허지도 아뢰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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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직무가 천문관측이라 밤에 천문을 살피니 한나라의 운명이 이미 끝났습니다. 폐하의 제성(자미성, 작은곰자리)은 숨어서 희미한데, 위나라의 천문은 하늘에 가득해 이루 다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더욱이 도참(예언)에도 들어맞으니 그 예언에 이르기를,‘귀신(鬼)이 가(邊)에 있고 위(委)가 붙어서 마땅히 한(漢)을 대신하니 차마 말할 수가 없다. 언(言)이 동쪽에 있고 오(午)가 서쪽에 있어 두 해(日)가 나란히 빛나며 위아래로 옮겨가리라.’했사옵니다. 이것을 논하면 폐하는 어서 선위하셔야 합니다. 귀(鬼)가 가(邊)에 있고 위(委)가 붙음은 바로 위(魏)자입니다. 언(言)이 동쪽에 있고 오(午)가 서쪽에 있음은 바로 허(許)자입니다. 두 해(日)가 나란히 빛나며 위아래로 옮김은 바로 창(昌)자입니다. 이는 바로 위나라가 허창에서 한나라의 선위를 받는다는 말입니다. 바라옵건대 폐하께서 살펴주소서.”
 
16
했다. 헌제가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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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서와 도참(예언)은 모두 허망한 것인데 어찌 허망한 것으로써 갑자기 짐더러 조종기업을 버리라 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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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왕랑이 아뢰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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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이래로 흥하는 게 있으면 반드시 폐하는 것이 있고, 성하는 게 있으면 반드시 쇠하는 것도 있습니다. 어찌 망하지 않는 나라가 있으며 무너지지 않는 가문이 있겠습니까? 한나라 왕실은 4백여 년을 전해 와서 폐하께 이르러 기운과 운수가 이미 다하니 어서 물러나야지 늦춰 머뭇거리면 안 됩니다. 지체하면 곧 변고가 생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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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헌제가 크게 통곡하며 후전으로 들어갔다. 백관들이 빙그레 웃으며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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次日,官僚又集於大殿,令宦官入請獻帝。帝憂懼不敢出。曹後曰:“百官請陛下設朝,陛下何故推阻?”帝泣曰:“汝兄欲篡位,令百官相逼,朕故不出。”曹後大怒曰:“吾兄奈何爲此亂逆之事耶!”言未已,只見曹洪、曹休帶劍而入,請帝出殿。曹後大罵曰:“俱是汝等亂賊,希圖富貴,共造逆謀!吾父功蓋寰區,威震天下,然且不敢篡竊神器。今吾兄嗣位未幾,輒思篡漢,皇天必不祚爾!”言罷,痛哭入宮。左右侍者皆歔欷流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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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관료들이 다시 대전에 모여서 환관을 들여보내 헌제에게 청했다. 헌제가 걱정스럽고 두려워 감히 나오지 못하니 조황후(조조의 딸)가 말하기를,
 
23
“백관이 폐하께 조정을 열기를 청하는데 무슨 까닭에 거절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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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헌제가 눈물을 흘리며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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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오빠가 황제의 자리를 찬탈하려고 백관을 시켜 핍박하니 짐이 나갈 수가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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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조황후가 크게 노해서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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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오빠가 어째서 이렇게 반역을 저지른단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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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조홍과 조휴가 검을 차고 들어와서 헌제에게 대전 밖으로 나가라고 청하자 조황후가 크게 꾸짖기를,
 
29
“이 모두 너희들 무례한 도적이 부귀를 바라고 함께 역모를 꾸몄구나! 내 부친의 공로가 세상을 뒤덮고 위세가 천하에 울려도 감히 황제의 자리를 찬탈하지 않았다. 이제 내 오빠가 왕위를 잇자마자 한나라를 찬탈하겠다니 하느님께서 결코 복을 내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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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말을 마치더니 통곡하며 궁궐로 들어갔다. 좌우에서 모시는 이들 모두 한탄하며 눈물을 흘렸다.
 
 
31
曹洪、曹休力請獻帝出殿。帝被逼不過,只得更衣出前殿。華歆奏曰:“陛下可依臣等昨日之議,免遭大禍。”帝痛哭曰:“卿等皆食漢祿久矣;中間多有漢朝功臣子孫,何忍作此不臣之事?”歆曰:“陛下若不從 衆議,恐旦夕蕭牆禍起。非臣等不忠於陛下也。”帝曰:“誰敢弑朕耶?”歆厲聲曰:“天下之人,皆知陛下無人君之福,以致四方大亂!若非魏王在朝,弑陛下者,何止一人?陛下尚不知恩報德,直欲令天下人共伐陛下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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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과 조휴가 억지로 헌제에게 밖으로 나가라고 청했다. 헌제가 핍박을 못 이겨서 어쩔 수 없이 옷을 갈아입고 정전으로 나갔다. 화흠이 아뢰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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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하! 신들의 어제 의논을 따르면 큰 화는 면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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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헌제가 통곡하며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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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들이 모두 한나라 녹을 먹은 지 오래오. 그 사이 한나라 조정 공신의 자손이 많은데 어찌 차마 이런 신하답지 못한 일을 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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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화흠이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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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하께서 만약 중의를 따르지 않으시면 조만간 내부의 변란이 일어날까 걱정이니 신들이 폐하께 불충한 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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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헌제가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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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감히 짐을 시해하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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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화흠이 소리를 높여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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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 사람들 모두가 폐하께서 임금의 복이 없어 사방 큰 난리가 난 걸 알고 있습니다! 위왕(조조)께서 조정에 계시지 않았다면 폐하를 시해한 자가 어찌 한사람에 그치겠습니까? 폐하께서 아직 은혜를 모르고 그 덕을 갚지 않아 곧 천하 사람으로 하여금 함께 폐하를 토벌하게 만들 셈입니까?”
 
42
했다.
 
 
43
帝大驚,拂袖而起,王朗以目視華歆。歆縱步向前,扯住龍袍,變色而言曰:“許與不許,早發一言!”帝戰栗不能答,曹洪、曹休拔劍大呼曰:“符寶郎何在?”祖弼應聲出曰:“符寶郎在此!”曹洪索要玉璽。祖弼叱曰:“玉璽乃天子之寶,安得擅索!”洪喝令武士推出斬之。祖弼大罵不絕口而死。後人有詩贊曰:“奸宄專權漢室亡,詐稱禪位效虞唐。滿朝百辟皆尊魏,僅見忠臣符寶郎。”
 
44
헌제가 크게 놀라 소매를 털며 일어났다. 왕랑이 화흠에게 눈짓하자 화흠이 종종걸음으로 쫓아가 황제의 용포를 붙잡고 낯빛을 고쳐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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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락인지 불허인지 어서 한마디 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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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헌제가 벌벌 떨며 답하지 못했다. 조홍과 조휴가 검을 뽑아들고 크게 외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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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새 관리인은 어디에 있느냐?”
 
48
하니, 조필이 그 소리에 나오며 말하기를,
 
49
“옥새 관리인이 여기에 있다!”
 
50
했다. 조홍이 옥새를 찾아내려 하자, 조필이 꾸짖기를,
 
51
“옥새는 천자의 보물이거늘 어찌 네 멋대로 찾느냐!”
 
52
하니, 조홍이 무사들에게 소리쳐서 끌어내 베라고 했다. 조필이 크게 욕하기를 그치지 않으며 죽었다. 뒷사람이 시를 지어 찬양하기를,
 
53
“간사한 도적들이 권력을 잡아 한나라 왕실이 망하니, 선위를 사칭하며 요순임금을 본받는다네. 조정 가득한 신하들 모두 위나라를 떠받들고, 충신이라고는 겨우 옥새 관리인만 보이네.”
 
54
했다.
 
 
55
帝顫栗不已。只見階下披甲持戈數百餘人,皆是魏兵。帝泣謂群臣曰:“朕願將天下禪於魏王,幸留殘喘,以終天年。”賈詡曰:“魏王必不負陛下。陛下可急降詔,以安 衆心。”帝只得令陳群草禪國之詔,令華歆齎捧詔璽,引百官直至魏王宮獻納。曹丕大喜。開讀詔曰:“朕在位三十二年,遭天下蕩覆,幸賴祖宗之靈,危而複存。然今仰瞻天象,俯察民心,炎精之數既終,行運在乎曹氏。是以前王既樹神武之跡,今王又光耀明德,以應其期。曆數昭明,信可知矣。夫大道之行,;唐堯不私於厥子,而名播於無窮,朕竊慕焉,今其追踵堯典,禪位於丞相魏王。王其毋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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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제가 덜덜 떨어 마지않는데, 다만 보니, 섬돌 아래 갑옷 입고 창을 든 수백여 사람들이 모두 위나라 군사였다. 헌제가 눈물을 흘리며 신하들에게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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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이 천하를 위왕에게 선양하겠으니 부디 남은 목숨을 살려주면 천수를 다하겠소.”
 
58
했다. 가후가 말하기를,
 
59
“위왕께서 반드시 폐하를 저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폐하께서는 어서 조서를 내려 사람들의 마음을 안정시키십시오.”
 
60
하니, 헌제가 어쩔 수 없이 진군에게 나라를 넘기는 조서를 기초하게 하고, 화흠에게 조서와 옥새를 받들어 백관을 이끌고 곧바로 위왕 궁전으로 가서 헌납하게 했다. 조비가 크게 기뻐하며 조서를 펼쳐 읽으니, 조서에 이르기를,
 
61
“짐이 재위한지 32년 동안 천하가 흔들리고 뒤집혔으나 다행히 조상의 혼령 덕분에 위기를 벗어나 다시 존립했소. 그러나 지금 하늘의 현상을 우러르고 민심을 굽어 살피니 불의 정기(한나라는 불의 덕으로 일어났다고 함)가 이미 끝나고 운세가 조씨에게 있소. 이에 전왕(조조)은 이미 신통한 무예의 공을 세우고 금왕(조비)도 밝은 덕을 비춰 그 기대에 응했소. 천명이 이렇게 분명하니 믿어 알 수 있소. 무릇 대도가 행해지면 천하가 공공의 것이라 했소. 요임금은 아들을 위해서 사사로이 하지 않아서 이름을 무궁히 전하오. 짐도 가만히 이를 사모하였소. 이제 요임금의 본보기를 따라 승상 위왕에게 선위하니 위왕은 사양치 마시오!”
 
62
했다.
 
 
63
曹丕聽畢,便欲受詔。司馬懿諫曰:“不可。雖然詔璽已至,殿下宜且上表謙辭,以絕天下之謗。”丕從之,令王朗作表,自稱德薄,請別求大賢以嗣天位。帝覽表,心甚驚疑,謂群臣曰:“魏王謙遜,如之奈何?”華歆曰:“昔魏武王受王爵之時,三辭而詔不許,然後受之,今陛下可再降詔,魏王自當允從。”帝不得已,又令桓階草詔,遣高廟使張音,持節奉璽至魏王宮。
 
64
조비가 다 읽자마자 조서를 받아들이려 했다. 사마의가 간하기를,
 
65
“불가합니다. 비록 조서와 옥새가 이미 왔으나 전하께서 마땅히 표를 올려 겸손히 사양하여 천하의 비방을 끊으십시오.”
 
66
하니, 조비가 이를 따라, 왕랑에게 표를 짓게 하여, 스스로 덕이 모자라니 따로 대현을 구해 천자 자리를 잇도록 청했다. 황제가 표를 읽더니 속으로 몹시 놀라고 의심스러워 신하들에게 말하기를,
 
67
“위왕이 이렇게 겸손한데 어찌해야겠소?”
 
68
하니. 화흠이 말하기를,
 
69
“지난날 위 무왕(조조)이 왕의 작위를 받을 때 세 번 사양했지만 조서로써 불허하자 그런 후에 받았습니다. 이제 폐하께서 다시 조서를 내리면 위왕이 마땅히 따를 것입니다.”
 
70
했다. 헌제가 부득이하게 다시 환계에게 조서를 기초하게 하고 고조(유방) 사당지기 장음더러 증표를 지니고 옥새를 받들어 위왕의 궁으로 가게 했다.
 
 
71
曹丕開讀詔曰:“咨爾魏王,上書謙讓。朕竊爲漢道陵遲,爲日已久;幸賴武王操,德膺符運,奮揚神武,芟除凶暴,清定區夏。今王丕纘承前緒,至德光昭,聲教被四海,仁風扇八區;天之曆數,實在爾躬。昔虞舜有大功二十,而放勳禪以天下;大禹有疏導之績,而重華禪以帝位。漢承堯運,有傳聖之義,加順靈祇,紹天明命,使行禦史大夫張音,持節奉皇帝璽綬。王其受之!”
 
72
조비가 조서를 개봉해 읽으니, 조서에 이르기를,
 
73
“아아! 위왕이여! 글을 올려 겸양하셨구려. 짐이 가만히 한나라의 운수가 점차 쇠퇴했다고 여긴지 오래 되었소. 다행히 무왕 조조가 그 덕망으로써 천명을 받고 신통한 무예를 떨쳐 흉포한 무리를 베어 없애서 중원을 맑게 평정했소. 금왕 조비가 유업을 계승해서 지극한 덕이 빛나고 명성과 교화가 사해에 미치며 어진 기운이 천하에 퍼졌소. 하늘의 천명이 참으로 그대에게 있소. 옛날 순임금에게 스무 개의 큰 공이 있어 요임금이 그에게 천하를 넘겼소. 우임금에게 소통이 쌓이자 순임금이 제위를 선양했소. 한나라는 요임금의 천운을 이어받아 착함을 돕고 성스런 이에게 전하는 도리가 있으니 천지신명을 따르고 밝은 천명을 받아 어사대부 장음을 시켜 절부를 지니고 옥새를 받들어 가게 하니 왕은 부디 받아주시오!”
 
74
했다.
 
 
75
曹丕接詔欣喜,謂賈詡曰:“雖二次有詔,然終恐天下後世,不免篡竊之名也。”詡曰:“此事極易,可再命張音齎回璽綬,卻教華歆令漢帝築一壇,名‘受禪壇’;擇吉日良辰,集大小公卿,盡到壇下,令天子親奉璽綬,禪天下與王,便可以釋群疑而絕 衆議矣。”丕大喜,即令張音齎回璽綬,仍作表謙辭。音回奏獻帝。帝問群臣曰:“魏王又讓,其意若何?”華歆奏曰:“陛下可築一壇,名曰‘受禪壇’,集公卿庶民,明白禪位;則陛下子子孫孫,必蒙魏恩矣。”帝從遣太常院官,蔔地於繁陽,築起三層高壇,擇於十月庚午日寅時禪讓。
 
76
조비가 조서를 접하고 기뻐하여 가후에게 말하기를,
 
77
“비록 두 차례 조서를 받았으나 끝내 천하와 후세에 찬탈의 오명을 벗지 못할까 두렵소.”
 
78
하니, 가후가 말하기를,
 
79
“이 일은 매우 쉽습니다. 다시 장음더러 옥새를 갖고 돌아가라 하면서 화흠을 시켜 헌제로 하여금 단을 하나 쌓아 ‘수선단’이라 이름 짓게 하십시오. 좋은 날 좋은 시간을 택해 대소 공경을 모두 모아 단 아래로 오게 하여, 천자를 시켜 친히 옥새를 받들어 천하를 왕께 넘기게 하면, 이로써 사람들의 의혹을 풀고 여러 말들을 근절시킬 수 있습니다.”
 
80
했다. 조비가 크게 기뻐하며 즉시 장음에게 옥새를 갖고 돌아가라 하고, 이어 황제에게 표를 지어 겸사했다. 장음이 돌아가 헌제에게 아뢰니 헌제가 신하들에게 묻기를,
 
81
“위왕이 또 사양하니 그 뜻이 무엇이오?”
 
82
하니, 화흠이 아뢰기를,
 
83
“폐하께서 단을 하나 쌓아 ‘수선단’이라 이름 짓고 공경과 서민을 모아 선위를 밝히십시오. 그러면 폐하의 자자손손이 위나라의 은택을 입을 것입니다.”
 
84
했다. 헌제가 이를 따라 태상원관(예조 관리)을 파견해서 번양에 터를 정해서 3층의 높은 단을 쌓고 10월 경오일 인시(새벽 4시쯤)에 선양하기로 했다.
 
 
85
至期,獻帝請魏王曹丕登壇受禪,壇下集大小官僚四百餘員,禦林虎賁禁軍三十餘萬,帝親捧玉璽奉曹丕。丕受之。壇下群臣跪聽冊曰:“咨爾魏王!昔者唐堯禪位於虞舜,舜亦以命禹:天命不於常,惟歸有德。漢道陵遲,世失其序;降及朕躬,大亂滋昏,群凶恣逆,宇內顛覆。賴武王神武,拯茲難於四方,惟清區夏,以保綏我宗廟;豈予一人獲乂,俾九服實受其賜。今王欽承前緒,光於乃德;恢文武之大業,昭爾考之弘烈。皇靈降瑞,人神告徵;誕惟亮采,師錫朕命。僉曰:爾度克協於虞舜,用率我唐典,敬遜爾位。於戲!天之曆數在爾躬,君其祗順大禮,饗萬國以肅承天命!”
 
86
기일이 되어, 헌제가 위왕 조비에게 단에 올라 선양을 받으라고 청했다. 단 아래에 대소 관료 4백 명과 수도 방위 친위대 3십여 만 명을 모아 놓고 헌제가 친히 옥새를 받들고 조비에게 바치니 조비가 받았다. 단 아래 신하들이 꿇어앉아 책봉 칙서를 들으니, 이르기를,
 
87
“아아! 위왕이여! 지난날 요임금은 순임금에게 선위하고 순임금도 우임금에게 선위했소. 천명은 영원히 머물지 않고 오로지 유덕한 이에게 돌아가오. 한나라의 운수가 점점 쇠퇴하니 세상은 질서를 잃었소. 짐의 대에 이르자 대란으로 더욱 어지럽고 흉악한 무리가 방자히 반역하니 천하가 뒤집혔소. 무왕(조조)이 신통한 무예로 사방에서 이 난리를 구원하고 중원을 깨끗이 하여 종묘를 지켜 편안케 했소. 어찌 나 홀로 안정시켜 온 나라에 그 은덕을 누리게 했겠소? 금왕(조비)은 삼가 선대 왕업을 계승해 그 덕이 빛나오. 문무 대업을 갖추고 선친의 큰 공훈을 밝히는구려. 신령이 길조를 내리고 사람과 귀신이 상서로운 징조를 고했소. 크게 정사를 보좌하던 여럿이 짐의 명운을 입을 모아 말하니 다들 그대가 순임금보다 더욱 적합하니 나로 하여금 요임금의 전범을 따라 삼가 그대에게 양위하라 하오. 아아! 하늘의 운수가 그대 몸에 있으니 그대 마땅히 큰 예절에 따라 온 나라를 향유해 삼가 천명을 받드시오!”
 
88
했다.
 
 
89
讀冊已畢,魏王曹丕即受八般大禮,登了帝位。賈詡引大小官僚朝於壇下。改延康元年爲黃初元年。國號大魏。丕即傳旨,大赦天下。諡父曹操爲太祖武皇帝,華歆奏曰:“‘天無二日,民無二主’。漢帝既禪天下,理宜退就藩服。乞降明旨,安置劉氏於何地.”言訖,扶獻帝跪於壇下聽旨。丕降旨封帝爲山陽公,即日便行。華歆按劍指帝,厲聲而言曰:“立一帝,廢一帝,古之常道!今上仁慈,不忍加害,封汝爲山陽公。今日便行,非宣召不許入朝!”獻帝含淚拜謝,上馬而去。壇下軍民人等見之,傷感不已。丕謂群臣曰:“舜、禹之事,朕知之矣!”群臣皆呼“萬歲”。後人觀此受禪壇,有詩歎曰:“兩漢經營事頗難,一朝失卻舊江山。黃初欲學唐虞事,司馬將來作樣看。”
 
90
책서 읽기를 마치고, 위왕 조비가 즉시 황제의 예식을 거쳐 제위에 올랐다. 가후가 대소 관료를 이끌고 단 아래에서, 연호는 연강 원년을 황초 원년으로, 국호는 대위로 고친다고 했다. 조비가 곧 교지로써 천하에 대사면령을 내리고 부친 조조에게 태조 무황제의 시호를 올렸다. 화흠이 아뢰기를,
 
91
“하늘에 두 해가 없고 백성에 두 임금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한나라 황제는 이미 천하를 넘겼으니 마땅히 지방으로 물러나야 합니다. 밝은 교지를 내려 유씨를 다른 곳에 안치하소서.”
 
92
라고 말하고, 헌제를 부축하여 단 아래에 무릎을 꿇려 교지를 듣게 했다. 조비가 교지를 내려 헌제를 산양공으로 낮추어 그날 바로 떠나게 했다. 화흠이 검을 잡으며 헌제를 가리켜 소리 높여 말하기를,
 
93
“새 황제를 세우면 옛 황제는 폐함이 예부터 변함없는 도리요! 금상께서 인자하셔서 차마 해치지 못하고 그대를 산양공으로 봉했으니 오늘 바로 떠나서 황제가 부르지 않으면 조정에 들어오는 것을 불허하오!”
 
94
했다. 헌제가 눈물을 머금고 절하여 사례하며 말을 타고 떠났다. 단 아래 군사와 백성들이 슬퍼해 마지않았다. 조비가 신하들에게 말하기를,
 
95
“순임금이 우임금에게 양위한 것을 짐도 알겠구려!”
 
96
하니, 신하들이 모두 만세를 불렀다. 훗날 누군가 수선단의 일을 살펴보고 시를 지어 한탄하기를,
 
97
“전한과 후한의 경영이 자못 어려웠거늘, 하루아침에 옛 강산을 잃어버렸구나. 황초 원년에 요순임금의 옛 일를 배웠다지만, 사마씨가 장래에 본받으려 보고 있었네.”
 
98
했다.
 
 
99
百官請曹丕答謝天地。丕方下拜,忽然壇前卷起一陣怪風,飛砂走石,急如驟雨,對面不見;壇上火燭,盡皆吹滅。丕驚倒於壇上,百官急救下壇,半晌方醒。侍臣扶入宮中,數日不能設朝。後病稍可,方出殿受群臣朝賀。封華歆爲司徒,王朗爲司空;大小官僚,一一升賞。丕疾未痊,疑許昌宮室多妖,乃自許昌幸洛陽,大建宮室。
 
100
여러 관원들이 조비에게 천지에 사례할 것을 청하니, 조비가 바로 무릎을 꿇고 절하는데 홀연히 단 앞에서 한 줄기 바람이 휘몰아쳐서 모래가 날고 돌이 구르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져서 서로 얼굴을 알아볼 수 없었다. 단 위에서 불이 일어나 모조리 불살라졌다. 조비가 놀라서 단 위에 쓰러지니, 백관이 급히 구해서 단 아래로 내려왔다. 조비가 한참 뒤에 깨어나서 근신이 부축해 궁중으로 들어가 며칠간 조회를 열지 못했다. 그 뒤에 병이 조금 낫자 비로소 대전으로 나아가 신하들의 하례를 받았다. 화흠을 사도로, 왕랑을 사공으로 봉하고, 대소 관료들을 일일이 승진시키고 상을 주었다. 조비의 병이 낫지 않자 허창의 궁실에 요사한 것이 많은가 의심해서 허창에서 낙양으로 행차하여 크게 궁실을 지었다.
 
 
101
早有人到成都,報說曹丕自立爲大魏皇帝,於洛陽蓋造宮殿;且傳言漢帝已遇害。漢中王聞知,痛哭終日,下令百官掛孝,遙望設祭,上尊諡曰“孝湣皇帝”。玄德因此憂慮,致染成疾,不能理事,政務皆托與孔明。孔明與太傅許靖、光祿大夫譙周商議,言天下不可一日無君,欲尊漢中王爲帝。譙周曰:“近有祥風慶雲之瑞;成都西北角有黃氣數十丈,沖霄而起;帝星見於畢、胃、昴之分,煌煌如月。此正應漢中王當即帝位,以繼漢統,更複何疑?”於是孔明與許靖,引大小官僚上表,請漢中王即皇帝位。
 
102
벌써 어떤 사람이 성도에 가서 조비가 자립하여 대위 황제가 되고 낙양에 궁전을 축조한다고 보고했다. 또한 헌제가 이미 피살됐음을 전했다. 한중왕이 듣고 종일 통곡하고 백관에게 상복을 입으라고 했다. 멀리 바라보며 제사를 올려 헌제를 효민황제로 추존했다. 현덕이 이로 인해 근심하여 병이 되니 정사를 살피지 못하고 정무를 모두 공명에게 맡겼다. 공명이 태부 허정, 광록대부 초주와 상의해서, 천하에 하루도 임금이 없을 수 없다고 말하며 한중왕을 황제로 높이려 했다. 초주가 말하기를,
 
103
“요즘에 상서로운 바람과 구름의 길조가 있어 성도 서북쪽에 누런 기운 수십 길이 하늘로 치솟고, 또한 황제 별이 필성, 위성, 묘성(별이름)의 자리에 보이며 달처럼 휘황합니다. 이는 곧 한중왕이 황제에 올라 한나라 황통을 계승할 징조이니 무엇을 더 의심하겠습니까?”
 
104
하니, 이에 공명과 허정이 대소 관료를 이끌고 표를 올려 한중왕에게 황제의 자리에 오르라고 청했다.
 
 
105
漢中王覽表,大驚曰:“卿等欲陷孤爲不忠不義之人耶?”孔明奏曰:“非也。曹丕篡漢自立,王上乃漢室苗裔,理合繼統以延漢祀。”漢中王勃然變色曰:“孤豈效逆賊所爲!”拂袖而起,入於後宮。 衆官皆散。三日後,孔明又引 衆官入朝,請漢中王出。 衆皆拜伏於前。許靖奏曰:“今漢天子已被曹丕所弑,王上不即帝位,興師討逆,不得爲忠義也。今天下無不欲王上爲君,爲孝湣皇帝雪恨。若不從臣等所議,是失民望矣。”漢中王曰:“孤雖是景帝之孫,並未有德澤以布於民;今一旦自立爲帝,與篡竊何異!”孔明苦勸數次,漢中王堅執不從。孔明乃設一計,謂 衆官曰:如此如此。於是孔明托病不出。
 
106
한중왕이 표를 읽고 크게 놀라 말하기를,
 
107
“경들이 나를 불충불의한 사람으로 만들 셈이오?”
 
108
하니, 공명이 아뢰기를,
 
109
“아닙니다. 조비가 한나라를 찬탈해 자립했습니다. 왕상께서 는 곧 한나라 황실의 후예라 한나라 황통을 계승해서 한나라의 제사를 이어가야 합니다.”
 
110
했다. 한중왕이 벌컥 얼굴을 붉히며 말하기를,
 
111
“내가 어찌 역적이 하는 짓을 본받겠소!”
 
112
하고, 소매를 떨쳐 일어나 후궁으로 들어갔다. 관리들이 모두 해산했다. 사흘 뒤에 공명이 또 관리들을 이끌고 조정에 들어와 한중왕에게 조정에 나올 것을 청했다. 모두 앞에 엎드려 절하고, 허정이 아뢰기를,
 
113
“지금 한나라 천자는 이미 조비에게 살해되었으니, 왕상께서 제위에 올라 군사를 일으켜 역적을 치지 않으면 충의롭다고 할 수 없습니다. 이제 천하에 왕상께서 즉위하여 효민 황제의 원한을 씻어 주기를 바라지 않는 이가 없습니다. 만약 신들의 의논을 따르지 않으면 바로 백성의 바람을 잃게 됩니다.”
 
114
하니, 한중왕이 말하기를,
 
115
“내가 비록 경제의 후손이나 아직 백성에게 덕택을 베풀지 못했소. 이제 하루아침에 황제로 자립하여 황제가 된다면 찬탈과 무엇이 다르오?”
 
116
했다. 공명이 애써 수차 권해도 한중왕이 고집하며 따르지 않았다. 이에 공명이 한 가지 꾀를 내서 관리들에게 이러저러하게 지시했다. 이에 공명이 병을 핑계로 외출하지 않았다.
 
 
117
漢中王聞孔明病篤,親到府中,直入臥榻邊,問曰:“軍師所感何疾?”孔明答曰:“憂心如焚,命不久矣!”漢中王曰:“軍師所憂何事?”連問數次,孔明只推病重,瞑目不答。漢中王再三請問。孔明喟然歎曰:“臣自出茅廬,得遇大王,相隨至今,言聽計從;今幸大王有兩川之地,不負臣夙昔之言。目今曹丕篡位,漢祀將斬,文武官僚,鹹欲奉大王爲帝,滅魏興劉,共圖功名;不想大王堅執不肯, 衆官皆有怨心,不久必盡散矣。若文武皆散,吳、魏來攻,兩川難保。臣安得不憂乎?”漢中王曰:“吾非推阻,恐天下人議論耳。”
 
118
한중왕은 공명의 병세가 위독하다는 말을 듣고, 친히 부중에 이르러 곧바로 들어가 침상 가에서 묻기를,
 
119
“군사께서 걸린 질환은 무엇이오?”
 
120
하니, 공명이 답하기를,
 
121
“걱정으로 가슴이 타는 듯해 목숨이 오래가지 못하겠습니다.”
 
122
했다. 한중왕이 말하기를,
 
123
“군사께서 걱정하는 바는 무슨 일이오?”
 
124
하고, 잇달아 수차 물어도 공명은 다만 병세가 위중하다고 핑계를 댈 뿐 눈을 감은 채 답하지 않았다. 한중왕이 거듭 묻자 공명이 휴 한숨을 쉬며 탄식하기를,
 
125
“신이 초가집를 나와서 대왕을 만나 지금껏 모시면서 대왕께서 제 말은 들어주고 제 꾀는 따르셨습니다. 지금 다행히 대왕께서 양천의 땅을 점유하고 신이 옛날에 말한 것(융중에서 말한 대책)을 저버리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지금 눈앞에서 조비가 제위를 찬탈해 한나라의 제사가 곧 끊어질 터라 문무 관료가 모두 대왕을 황제로 받들어 위나라를 멸하고 유씨를 부흥해 함께 공명을 도모하려 합니다. 뜻밖에 대왕께서 고집하며 수긍하지 않으니 관리들 모두 속으로 원망하다 머지않아 반드시 모두 흩어지고 말 것입니다. 만약 문무 모두가 흩어지고 오나라와 위나라가 침공해 오면 양천을 보전하기 어려운데 신이 어찌 걱정하지 않겠습니까?”
 
126
하니, 한중왕이 말하기를,
 
127
“내가 거절하는 게 아니라 천하 사람들의 논의가 무서울 따름이오.”
 
128
했다.
 
 
129
孔明曰:“聖人雲:名不正則,言不順,今大王名正言順,有何可議?豈不聞天與弗取,反受其咎?”漢中王曰:“待軍師病可,行之未遲。”孔明聽罷,從榻上躍然而起,將屏風一擊,外面文武 衆官皆入,拜伏於地曰:“王上既允,便請擇日以行大禮。”漢中王視之,乃是太傅許靖、安漢將軍糜竺、青衣侯向舉、陽泉侯劉豹、別駕趙祚、治中楊洪、議曹杜瓊、從事張爽、太常卿賴恭、光祿卿黃權、祭酒何宗、學士尹默、司業譙周、大司馬殷純、偏將軍張裔、少府王謀、昭文博士伊籍、從事郎秦宓等 衆也。漢中王驚曰:“陷孤於不義,皆卿等也!”孔明曰:“王上既允所請,便可築壇擇吉,恭行大禮。”即時送漢中王還宮,一面令博士許慈、諫議郎孟光掌禮,築壇於成都武擔之南。諸事齊備,多官整設鑾駕,迎請漢中王登壇致祭。
 
130
공명이 말하기를,
 
131
“성인께서,‘명분이 바르지 않으면 말이 순조롭지 않다.’고 했습니다. 지금 대왕께서는 명분도 바르고 말하기도 순조로운데 사람들이 논의할 게 무엇이겠습니까? ‘하늘이 주는 것을 받지 않으면 도리어 허물을 받는다.’라는 말도 듣지 못하셨습니까?”
 
132
하니, 한중왕이 말하기를,
 
133
“군사의 병이 낫기를 기다려 행해도 늦지 않소.”
 
134
했다. 공명이 듣자마자 침상에서 벌떡 일어나 병풍을 한번 치니 바깥에서 문무 관료들이 모두 들어와 바닥에 엎드려 절하며 말하기를,
 
135
“왕상께서 윤허하셨으니 바로 날을 골라 대례를 행하기를 청합니다.”
 
136
했다. 한중왕이 보니, 이들은 바로 태부 허정, 안한장군 미축, 청의후 상거, 양천후 유표, 별가 조조, 치중 양홍, 의조 두경, 종사 장상, 태상경 뇌공, 광록경 황권, 좨주 하종, 학사 윤묵, 사업 초주, 대사마 은순, 편장군 장예, 소부 왕모, 소문박사 이적, 종사랑 진복 등의 무리였다. 한중왕이 놀라 말하기를,
 
137
“나를 불의에 빠뜨린 건 모두 경들이오.”
 
138
하니, 공명이 말하기를,
 
139
“왕상께서 이미 청한 바를 윤허하셨으니 어서 단을 쌓고 길일을 골라 삼가 대례를 행해야 합니다.”
 
140
하고, 곧 한중왕을 궁으로 돌려보내고, 박사 허자와 간의랑 맹광에게 예식을 맡겨 성도 무담의 남쪽에 단을 쌓았다. 모든 것이 갖춰져서 많은 관리가 임금의 수레를 마련하여 한중왕을 맞이해 단에 올라 제사를 지낼 것을 청했다.
 
 
141
譙周在壇上,高聲朗讀祭文曰:“惟建安二十六年四月丙午朔,越十二日丁巳,皇帝備,敢昭告於皇天後土:漢有天下,曆數無疆。曩者,王莽篡盜,光武皇帝震怒致誅,社稷複存。今曹操阻兵殘忍,戮殺主後,罪惡滔天;操子丕,載肆凶逆,竊據神器。群下將士,以爲漢祀墮廢,備宜延之,嗣武二祖,躬行天罰。備懼無德忝帝位,詢於庶民,外及遐荒君長,僉曰:天命不可以不答,祖業不可以久替,四海不可以無主。率土式望,在備一人。備畏天明命,又懼高、光之業,將墜於地,謹擇吉日,登壇告祭,受皇帝璽綬,撫臨四方。惟神饗祚漢家,永綏曆服!”
 
142
초주가 단상에 올라 큰 소리로 제문을 낭독하기를,
 
143
“건안 26년 4월 병오 초하루에서 12일이 지난 정사 일에 황제 비는 천지신명께 감히 명백히 알립니다. 한나라는 천하를 소유하여 왕위의 순서가 끝이 없었습니다. 지난날 왕망이 찬탈하자 광무황제께서 진노해서 그를 주살하고 사직을 부흥했습니다. 이제 조조가 무력을 믿고 잔인하게 황후를 살해하여 죄악이 하늘까지 차오르고, 조조의 아들 조비는 방자하게 흉악한 역모를 꾸며 황제 자리를 찬탈했습니다. 저의 부하 장사들은 한나라 사직이 황폐하므로 제가 마땅히 이어받아 고조와 광무제를 계승해 몸소 천벌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덕망도 없이 제위를 더럽힐까 두려워서 서민들과 밖으로 먼 곳의 군장들에게도 물어보니 다들 천명은 답하지 않을 수 없고 선조의 유업은 오래 폐할 수 없으며 천하에는 임금이 없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온 나라에서 바라는 것이 오로지 저 한사람에게 있습니다. 저는 하늘의 밝은 명을 경외하며 또한 고조와 광무제의 유업이 장차 땅에 추락할까 두려워서, 삼가 길일을 골라서 제단에 올라 고합니다. 황제의 옥새를 받아 사방을 어루만지며 다스리고자 합니다. 신이시여 한나라 왕조를 축복하셔서 왕위를 영원히 편안하게 하소서!”
 
144
했다.
 
 
145
讀罷祭文,孔明率 衆官恭上玉璽。漢中王受了,捧於壇上,再三推辭曰:“備無才德,請擇有才德者受之。”孔明奏曰:“王上平定四海,功德昭於天下,況是大漢宗派,宜即正位。已祭告天神,複何讓焉!”文武各官,皆呼“萬歲”。拜舞禮畢,改元章武元年。立妃吳氏爲皇後,長子劉禪爲太子;封次子劉永爲魯王,三子劉理爲梁王;封諸葛亮爲丞相,許靖爲司徒;大小官僚,一一升賞。大赦天下。兩川軍民,無不欣躍。
 
146
제문을 다 낭독하고 공명이 관리들을 인솔해 공손히 옥새를 바쳤다. 한중왕이 받아서 단상에 받들어 놓고, 거듭 미루고 사양하기를,
 
147
“나는 재주와 덕이 없으니 청컨대 재주와 덕을 갖춘 이를 찾아서 받게 하시오.”
 
148
하니, 공명이 아뢰기를,
 
149
“왕상께서 사해를 평정하여 공덕이 천하에 밝게 빛나고, 하물며 한나라의 종친이시니 마땅히 바른 자리에 오르십시오. 이미 천신에게 제를 올려 고했는데 어찌 또 사양하십니까?”
 
150
했다. 문무관리가 모두 만세를 불렀다. 절하고 춤추는 예식을 마치고 장무 원년으로 연호를 바꾸었다. 왕비 오씨를 황후로 삼고, 맏아들 유선을 태자로 세웠다. 둘째아들 유영은 노왕으로 봉하고, 셋째 아들 유리는 양왕으로 봉했다. 제갈량을 승상으로, 허정을 사도로 봉하고, 대소 관료 하나하나 벼슬을 올리고 포상했다. 천하에 대사면령을 내렸다. 양천의 군사와 백성들 가운데 기뻐 날뛰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151
次日設朝,文武官僚拜畢,列爲兩班。先主降詔曰:“朕自桃園與關、張結義,誓同生死。不幸二弟雲長,被東吳孫權所害;若不報仇,是負盟也。朕欲起傾國之兵,剪伐東吳,生擒逆賊,以雪此恨!”言未畢,班內一人,拜伏於階下,諫曰:“不可。”先主視之,乃虎威將軍趙雲也。正是:君王未及行天討,臣下曾聞進直言。
 
152
다음날, 조회를 열어 문무 관료가 절을 마치고 양쪽으로 자리 잡았다. 선주(유비)가 조서를 내리기를,
 
153
“짐은 도원에서 관우, 장비와 결의하며 생사를 함께하자 맹세했소. 불행히 둘째 운장이 동오 손권에게 살해됐소. 만약 복수하지 않는다면 맹서를 저버리는 것이오. 짐은 전국의 병력을 일으켜서 동오를 정벌하고 역적을 사로잡아 원한을 씻겠소.”
 
154
했다. 말을 미처 마치기도 전에 자리에서 한 사람이 나와 섬돌 아래 엎드려 간하기를,
 
155
“불가하옵니다.”
 
156
했다. 선주가 보니 바로 호위장군 조운이었다. 이야말로, 군주가 아직 토벌하지도 않았는데, 신하가 일찍이 직언하는 것을 알았구나.
 
 
157
未知子龍所諫若何,且看下文分解。
 
158
자룡이 간언이 어떠할지 모르겠구나. 다음 회의 이야기를 보면 풀릴 것이오.
【원문】제80회 조비가 황제를 폐하여 유씨 한나라를 찬탈하고 한중왕은 제위에 올라 대통을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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