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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 ◈
◇ 제37회 사마휘가 다시 이름난 선비를 추천하고 유현덕이 삼고초려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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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년경
나관중
1
삼국지연의 (三國志演義) 第三十七回 司馬徽再薦名士 劉玄德三顧草廬
2
제37회 사마휘가 다시 이름난 선비를 추천하고 유현덕이 삼고초려하다.
 
 
3
卻說徐庶趲程赴許昌。曹操知徐庶已到,遂命荀彧、程昱等一班謀士往迎之。庶入相府拜見曹操。操曰:“公乃高明之士,何故屈身而事劉備乎?”庶曰:“某幼逃難,流落江湖,偶至新野,遂與玄德交厚,老母在此,幸蒙慈念,不勝愧感。”操曰:“公今至此,正可晨昏侍奉令堂,吾亦得聽清誨矣。”
 
4
한편, 서서가 길을 재촉하여 허창에 이르렀다. 조조는 서서가 이미 온 것을 알고 순욱과 정욱 등에게 모사들을 한 무리 거느리고 나가서 그를 맞이하라고 명했다. 서서가 승상부에 들어가 조조에게 인사를 하니, 조조가 말하기를,
 
5
“그대는 고명한 선비이거늘 무슨 까닭으로 몸을 굽혀 유비를 섬겼소?”
 
6
했다. 서서가 말하기를,
 
7
“제가 어려서부터 난을 피해 강호를 떠돌다가 우연히 신야에 이르러 마침내 현덕과 교분이 두터워졌습니다. 노모께서 여기에 계신데 다행히 승상께서 돌봐주시는 은혜를 입어 부끄러운 마음을 이기지 못하겠습니다.”
 
8
하니, 조조가 말하기를,
 
9
“그대가 이제 여기에 왔으니 아침 저녁으로 모친을 모시게 되고, 나도 또한 가르침을 듣게 됐소.”
 
10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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庶拜謝而出。急往見其母,泣拜於堂下。母大驚曰:“汝何故至此?”庶曰:“近於新野事劉豫州;因得母書,故星夜至此。”徐母勃然大怒,拍案罵曰:“辱子飄蕩江湖數年,吾以爲汝學業有進,何其反不如初也!汝既讀書,須知忠孝不能兩全。豈不識曹操欺君罔上之賊?劉玄德仁義布於四海,況又漢室之胄,汝既事之,得其主矣,今憑一紙偽書,更不詳察,遂棄明投暗,自取惡名,真愚夫也!吾有何面目與汝相見!汝玷辱祖宗,空生於天地間耳!”
 
12
서서가 절하여 사례하고 나가서, 서둘러 노모를 찾아가서 만나 대청 아래에서 눈물을 흘리며 절을 했다. 노모가 크게 놀라서 말하기를,
 
13
“네가 무슨 까닭으로 여기에 왔느냐?”
 
14
하니, 서서가 말하기를,
 
15
“요사이에 신야에서 유예주를 모시다가 어머니 편지를 받고 밤을 새워 여기에 왔습니다.”
 
16
했다. 서서의 어머니가 발끈 크게 성을 내어 탁자를 내리치며 꾸짖기를,
 
17
“가문을 더럽힌 놈아! 강호를 몇년간 떠돌아다니기에 나는 네가 학업에 정진하는 줄 알았거늘, 어찌 도리어 처음 먹은 마음과 같지 않느냐! 네가 이미 책을 읽어 충과 효를 함께 다할 수 없다는 것을 알 것인데, 어찌 조조가 기군망상하는(임금을 속이는) 역적인 것을 몰랐느냐? 유현덕은 인의를 사해에 베풀고 더욱이 한실의 후예이거늘, 네가 그분을 섬긴 것은 참 주인을 만난 것이었다. 지금 한장의 거짓 편지를 자세히 살피지도 않았으니, 결국 밝음을 버리고 어둠에 빠져서 스스로 악명을 얻었으니 참으로 못난 놈이구나! 내가 무슨 낯으로 너를 보겠느냐! 네가 조상을 더럽히고 천지간에 헛살았을 뿐이다!”
 
18
하였다.
 
 
19
罵得徐庶拜伏於地,不敢仰視,母自轉入屏風後去了。少頃,家人出報曰:“老夫人自縊於梁間。”徐庶慌入救時,母氣已絕。後人有《徐母贊》曰:“賢哉徐母,流芳千古:守節無虧,於家有補;教子多方,處身自苦;氣若丘山,義出肺腑;贊美“豫州”,毀觸魏武;不畏鼎鑊,不懼刀斧;唯恐後嗣,玷辱先祖。伏劍同流,斷機堪伍;生得其名,死得其所:賢哉徐母,流芳千古!”
 
20
욕을 먹은 서서가 땅에 엎드려 절한 채 감히 고개를 들어 보지 못했다. 노모가 병풍 뒤로 돌아서 가버렸다.잠시 뒤에 하인이 나와 알리기를,
 
21
“노부인께서 스스로 대들보에 목을 매셨습니다!”
 
22
했다. 서서가 황급히 들어가 구하려 했을 때는 모친의 기맥이 이미 끊어졌다. 뒷날 어떤 사람이 <서서 어머니를 찬양함>이라는 시를 지어 이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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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질도다. 서서의 모친이여. 꽃다운 이름 천고에 흘러 전하리! 절개를 지켜서 이지러지지 않고, 집안을 빛냈구나. 아들에게 이것저것 가르치고, 제몸은 스스로 고생했네. 기백은 산과 같고, 의기는 깊은 마음속에서 나오네. 유예주를 찬미하고, 위나라 무제를 낮추어 보았구나. 솥에 삶아 죽인들 두려워하지 않고, 칼로 베어도 무서워하지 않네. 오로지 두려운 것은 후사이니, 선조를 욕되게 할까 걱정했네. 칼에 엎어져 죽은 이와 동류이고, 베틀을 자른 맹자 모친과 나란하네. 살아서 그 이름을 얻고, 죽어서 그 할 바를 이루었네. 어질도다! 서서의 모친! 꽃다운 이름이 천고에 흐르리라!”
 
24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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徐慮見母已死,哭絕於地,良久方蘇。曹操使人齎禮吊問,又親往祭奠。徐庶葬母柩於許昌之南原,居喪守墓。凡曹操所賜,庶俱不受。時操欲商議南征。荀□諫曰:“天寒未可用兵;姑待春暖,方可長驅大進。”操從之,乃引漳河之水作一池,名玄武池,於內教練水軍,准備南征。
 
26
서서가 노모의 죽음을 보고 울다가 바닥에 혼절하여 한참 지나서 겨우 깨어났다. 조조가 사람을 보내 예물을 갖춰 조문하고 또 친히 찾아와 영전에 제물을 바쳤다. 서서가 노모를 허창의 남쪽 언덕에 장사지내고 상을 치루어 무덤을 지켰다. 조조가 하사하는 것들은 모두 받지 않았다. 그때 조조가 남쪽을 정벌할 것을 상의하고자 하니, 순욱이 간언하기를,
 
27
“날이 추워서 아직 용병할 수 없습니다. 따뜻한 봄날이 되기를 잠시 기다리면 거침없이 크게 진격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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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조조가 그 말에 따라, 장하의 물을 끌어들여 못을 만들어 현무지라 부르고 그 안에서 수군을 교련하며 남쪽 정벌을 준비했다.
 
 
29
卻說玄德正安排禮物,欲往隆中謁諸葛亮,忽人報:“門外有一先生,峨冠博帶,道貌非常,特來相探。”玄德曰:“此莫非即孔明否?”遂整衣出迎。視之,乃司馬徽也。玄德大喜,請入後堂高坐,拜問曰:“備自別仙顏,因軍務倥傯,有失拜訪。今得光降,大慰仰慕之私。”徽曰:“聞徐元直在此,特來一會。”玄德曰:“近因曹操囚其母,似母遣人馳書,喚回許昌去矣。”徽曰:“此中曹操之計矣!吾素聞徐母最賢,雖爲操所囚,必不肯馳書召其子;此書必詐也。元直不去,其母尚存;今若去,母必死矣!”
 
30
한편, 현덕이 예물을 마련하여 융중으로 제갈량을 찾아가려는데 문득 사람이 알리기를,
 
31
“문밖에서 높은 갓과 넓은 띠 차림으로 도학자 같이 용모가 남다른 한 선생이 일부러 찾아왔다고 합니다.”
 
32
했다. 현덕이 말하기를,
 
33
“그는 바로 공명이 아니겠는가?”
 
34
하고, 옷을 차려 입고 나가 맞이해 보니 곧 사마휘였다. 현덕이 크게 기뻐하며 후당으로 불러들여 높은 데 앉게 하고 절하며 묻기를,
 
35
“제가 신선같은 얼굴을 작별한 뒤 군무가 바빠 찾아뵙지 못하였습니다. 지금 왕림해 주시니 저의 우러르던 마음에 크게 위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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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사마휘가 말하기를,
 
37
“서원직이 여기에 있다기에 특별히 찾아왔습니다.”
 
38
했다. 현덕이 말하기를,
 
39
“이번에 조조가 그 모친을 잡아 가두고 모친이 글을 보낸 것으로 하여 허창으로 불러서 갔습니다.”
 
40
하니, 사마휘가 말하기를,
 
41
“이것은 조조의 계책에 빠진 것입니다! 제가 평소에 듣자니 그 모친이 아주 어질어서 비록 조조에게 갇혔어도 반드시 글을 보내 아들을 부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 글은 틀림없이 가짜입니다. 서원직이 가지 않았으면 그 모친이 아직 살아있을 것이나, 갔다면 모친은 반드시 죽었을 것입니다.”
 
42
했다.
 
 
43
玄德驚問其故,徽曰:“徐母高義,必羞見其子也。”玄德曰:“元直臨行,薦南陽諸葛亮,其人若何?”徽笑曰:“元直欲去,自去便了,何又惹他出來嘔心血也?”玄德曰:“先生何出此言?”徽曰:“孔明與博陵崔州平、潁川石廣元、汝南孟公威與徐元直四人爲密友。此四人務於精純,惟孔明獨觀其大略。嘗抱膝長吟,而指四人曰:“公等仕進可至刺史、郡守。 衆問孔明之志若何,孔明但笑而不答。每常自比管仲、樂毅,其才不可量也。”玄德曰:“何潁川之多賢乎!”徽曰:“昔有殷馗善觀天文,嘗謂‘群星聚於潁分,其地必多賢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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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덕이 놀라서 그 까닭을 물으니, 사마휘가 말하기를,
 
45
“서서의 모친은 의기가 높아서 반드시 아들을 보고 부끄러워할 것입니다.”
 
46
했다. 현덕이 말하기를,
 
47
“원직이 떠날 때 남양의 제갈량을 천거했습니다. 그 사람은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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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사마휘가 웃으며 말하기를,
 
49
“원직이 가려고 했으면 제 혼자 가버리면 그만이지, 어째서 또 다른 사람을 나오게 해서 심혈을 쏟게 했을까요?”
 
50
했다. 현덕이 말하기를,
 
51
“선생께서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52
하니, 사마휘가 말하기를,
 
53
“공명은 박릉의 최주평, 영천의 석광원, 여남의 맹공위와 서원직 등 네 사람과 친밀하게 사귀었습니다. 이 네 사람은 정밀하고 순수하기에 힘썼지만, 오직 공명은 홀로 원대한 전략을 살폈습니다. 일찍이 그가 무릎을 안고 길게 읊조리더니 네 사람을 가리켜 말하기를,‘그대들이 벼슬을 하면 자사나 군수가 될 수 있겠소.’했습니다. 그들이 공명의 뜻은 어떠냐고 물었지만 공명은 웃을 뿐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항상 스스로를 관중과 악의에 견주었는데, 그 재주를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54
했다. 현덕이 말하기를,
 
55
“어찌하여 영천에는 어진 이가 많습니까!”
 
56
하니, 사마휘가 말하기를,
 
57
“예전에 은규가 천문을 잘 보았는데, 일찍이 말하기를,‘뭇별이 영천의 하늘 자리에 모였으니 그 땅에 틀림없이 어진 선비가 많을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58
했다.
 
 
59
時雲長在側曰:“某聞管仲、樂毅乃春秋、戰國名人,功蓋寰宇;孔明自比此二人,毋乃太過?”徽笑曰:“以吾觀之,不當比此二人;我欲另以二人比之。”雲長問:“那二人?”徽曰:“可比興周八百年之薑子牙、旺漢四百年之張子房也。” 衆皆愕然。徽下階相辭欲行,玄德留之不住。徽出門仰天大笑曰:“臥龍雖得其主,不得其時,惜哉!”言罷,飄然而去。玄德歎曰:“真隱居賢士也!”
 
60
이때 운장이 옆에 있다가 말하기를,
 
61
“제가 듣자니 관중과 악의는 바로 춘추 전국시대의 이름난 사람들로서 그 공적이 천하를 덮었습니다. 공명이 자신을 그 두 사람에 견주다니 너무 지나친 것이 아닙니까?”
 
62
하니, 사마휘가 웃으며 말하기를,
 
63
“제가 보기에 그 두 사람과 견주는 것은 부당합니다. 저는 다른 두 사람으로 그와 견주고 싶습니다.”
 
64
했다. 운장이 묻기를,
 
65
“어떤 두 사람이지요?”
 
66
하니, 사마휘가 말하기를,
 
67
“주나라 8백년을 일으킨 강자아(강태공)와, 한나라 4백년을 꽃피운 장자방(장량)에 견줄 수 있습니다.”
 
68
했다. 모두가 깜짝 놀랐다. 사마휘가 계단을 내려가 작별하고 떠나려고 했다. 현덕이 더 붙잡아도 소용없었다. 사마휘가 문을 나서서 하늘을 우러러 크게 웃으며 말하기를,
 
69
“와룡이 비록 그 주인을 만났으나 그 때를 얻지 못했으니 아깝도다!”
 
70
했다. 말을 마치고 훌쩍 떠나버렸다. 현덕이 감탄해 말하기를,
 
71
“참으로 숨어지내는 어진 선비로다!”
 
72
했다.
 
 
73
次日,玄德同關、張並從人等來隆中。遙望山畔數人,荷鋤耕於田間,而作歌曰:“蒼天如圓蓋,陸地似棋局;世人黑白分,往來爭榮辱:榮者自安安,辱者定碌碌。南陽有隱居,高眠臥不足!”玄德聞歌,勒馬喚農夫問曰:“此歌何人所作?”答曰:“乃臥龍先生所作也。”玄德曰:“臥龍先生住何處?”農夫曰:“自此山之南,一帶高岡,乃臥龍岡也。岡前疏林內茅廬中,即諸葛先生高臥之地。”玄德謝之,策馬前行。
 
74
이튿날 현덕이 관우, 장비와 하인들을 데리고 융중으로 찾아갔다. 멀리 바라보니 산자락의 밭에서 몇 사람이 괭이로 밭을 갈며 노래하기를,
 
75
“푸른 하늘은 둥근 지붕 같고, 땅은 바둑판 같네. 사람들은 흑백을 가려서, 오고가며 영욕을 다투는구나. 영화란 스스로 평안해 하면 그만이고, 치욕이란 하찮은 것이라네. 남양에 숨어살며, 높이 베개를 해 잠들어도 족하지 않느냐!”
 
76
라고 했다. 현덕이 노래를 듣고 말을 세워 농부를 불러 묻기를,
 
77
“그 노래는 누가 지었소?”
 
78
하니, (농부가) 대답하기를,
 
79
“와룡선생이 지었습니다.”
 
80
했다. 현덕이 말하기를,
 
81
“와룡선생은 어디에 사시오?”
 
82
하니, 농부가 말하기를,
 
83
“이 산 남쪽에 높은 언덕이 하나 있는데, 바로 와룡강(와룡 언덕)입니다. 언덕 앞 나무가 듬성듬성한 숲속 초가집이 바로 제갈선생이 높이 베개를 하고 누운 곳입니다.”
 
84
했다. 현덕이 사례하고 말을 몰아 앞으로 나아갔다.
 
 
85
不數裏,遙望臥龍岡,果然清景異常。後人有古風一篇,單道臥龍居處。詩曰:“襄陽城西二十裏,一帶高岡枕流水:高岡屈曲壓雲根,流水潺湲飛石髓;勢若困龍石上蟠,形如單鳳松陰裏;柴門半掩閉茅廬,中有高人臥不起。修竹交加列翠屏,四時籬落野花馨;床頭堆積皆黃卷,座上往來無白丁;叩戶蒼猿時獻果,守門老鶴夜聽經;囊裏名琴藏古錦,壁間寶劍掛七星。廬中先生獨幽雅,閑來親自勤耕稼:專待春雷驚夢回,一聲長嘯安天下。”
 
86
몇리 못 가서 멀리 와룡의 언덕이 보이는데 과연 맑은 풍경이 빼어났다. 뒷날 사람이 고풍(고시) 한 편을 지어 와룡의 거처를 읊었다. 그 시에 이르기를,
 
87
“양양성 서쪽으로 이십 리에, 높은 언덕이 흐르는 시냇물을 베개 삼았구나. 높은 언덕 굽이 따라 구름 피어오르고, 시냇물 졸졸졸 징검다리를 지나네. 기세는 곤한 용이 돌 위에 또아리를 튼듯하고, 형상은 봉황새가 소나무 그늘에 앉은 것 같네. 초가집 사립문이 반쯤 닫혔고, 그 속에 고결한 선비가 누워 일어나지 않는구나. 밋밋한 대나무 병풍같이 늘어서고, 철마다 울타리에 들꽃 향기가 떨어지네. 침상머리 쌓인 것은 모두 책들인데, 자리 위에 오가는 손님은 백성이 아니라네. 문을 두들겨 원숭이가 열매를 바치고, 문 지키는 늙은 학은 한밤 경전 읽는 소리를 듣네. 집속의 좋은 거문고는 오래된 비단에 싸였고, 벽에 걸린 보검은 북두칠성처럼 빛나는구나. 초가집에 선생은 홀로 그윽하고 품위있는데, 한가하게 몸소 부지런히 밭 갈고 씨뿌리네. 오로지 봄날 우레가 꿈 깨우기를 기다려, 긴 휘파람 한소리에 천하를 평안케 하리라.”
 
88
하였다.
 
 
89
玄德來到莊前,下馬親叩柴門,一童出問。玄德曰:“漢左將軍、宜城亭侯、領豫州牧、皇叔劉備,特來拜見先生。”童子曰:“我記不得許多名字。”玄德曰:“你只說劉備來訪。”童子曰:“先生今早少出。”玄德曰:“何處去了?”童子曰:“蹤跡不定,不知何處去了。”玄德曰:“幾時歸?”童子曰:“歸期亦不定,或三五日,或十數日。”玄德惆悵不已。張飛曰:”既不見,自歸去罷了。”玄德曰:“且待片時。”雲長曰:“不如且歸,再使人來探聽。”玄德從其言,囑付童子:“如先生回,可言劉備拜訪。”
 
90
현덕이 집앞에 이르러 말에서 내려 몸소 사립문을 두들기자 한 동자가 나와서 물었다. 현덕이 말하기를,
 
91
“한나라 좌장군 의성정후 영예주목 황숙 유비가 특별히 선생께 인사 드리러 왔다고 해라.”
 
92
하니, 동자가 말하기를,
 
93
“이름이 너무 길어서 제가 기억할 수가 없습니다.”
 
94
했다. 현덕이 말하기를,
 
95
“유비가 찾아왔다고만 전해라.”
 
96
하니, 동자가 말하기를,
 
97
“선생께서 오늘 일찍 외출하셨습니다.”
 
98
했다. 현덕이 말하기를,
 
99
“어디로 가셨느냐?”
 
100
하니, 동자가 말하기를,
 
101
“가는 데가 정해지지 않아서 어디로 가셨는지 모릅니다.”
 
102
했다. 현덕이 말하기를,
 
103
“언제 돌아오시느냐?”
 
104
하니, 동자가 말하기를,
 
105
“돌아오는 날짜도 또한 정해지지 않아서 어쩌면 3, 5일이나, 어쩌면 십수 일입니다.”
 
106
했다. 현덕이 실망해 마지않았다. 장비가 말하기를,
 
107
“만나기 글렀으니 그냥 돌아갑시다.”
 
108
했다. 현덕이 말하기를,
 
109
“잠시만 기다려보자.”
 
110
하니, 운장이 말하기를,
 
111
“일단 돌아가 사람을 보내 탐문해 보는 것만 못하겠소.”
 
112
했다. 현덕이 그 말에 따라 동자에게 일러두기를,
 
113
“선생께서 돌아오시면 유비가 인사 드리러 왔었다고 말씀드려라.”
 
114
했다.
 
 
115
遂上馬,行數裏,勒馬回觀隆中景物,果然山不高而秀雅,水不深而澄清;地不廣而平坦,林不大而茂盛;猿鶴相親,松篁交翠。觀之不已,忽見一人,容貌軒昂,豐姿俊爽,頭戴逍遙巾,身穿皂布袍,杖藜從山僻小路而來。玄德曰:“此必臥龍先生也!”急下馬向前施禮,問曰:“先生非臥龍否?”其人曰:“將軍是誰?”玄德曰:“劉備也。”其人曰:“吾非孔明,乃孔明之友,博陵崔州平也。”玄德曰:“久聞大名,幸得相遇。乞即席地權坐,請教一言。”
 
116
마침내 말에 올라서 몇리를 가다가 말고삐를 잡아 세워 융중의 경치를 되돌아보니, 과연 산이 높지 않으면서 빼어나게 아름답고 물이 깊지 않으면서 맑고 깨끗하다. 땅은 넓지 않으면서 평탄하고 숲은 크지 않으면서 무성했다. 원숭이와 학은 서로 가깝고 소나무와 대나무는 뒤섞여 푸르렀다.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문득 한 사람이 보이는데, 생김새가 훤칠하고 넉넉하고 시원하고 빼어난데, 머리에 소요건(두건)을 쓰고 몸에는 검은 베 두루마기를 입었으며, 명아주 지팡이를 짚고 좁은 산길을 따라 오고 있었다. 현덕이 말하기를,
 
117
“저 사람이 틀림없이 와룡선생이다!”
 
118
하고, 급히 말에서 내려 앞으로 나아가 인사하며 묻기를,
 
119
“선생께서는 와룡이 아니십니까?”
 
120
하니, 그 사람이 말하기를,
 
121
“장군께서는 누구십니까?”
 
122
했다. 현덕이 말하기를,
 
123
“유비입니다.”
 
124
하니, 그 사람이 말하기를,
 
125
“저는 공명이 아니고, 공명의 친구인 박릉의 최주평입니다.”
 
126
했다. 현덕이 말하기를,
 
127
“큰 이름을 들은 지 오래인데 만나뵙게 되어 다행입니다. 여기 잠시 앉아 한마디 가르침을 듣고 싶습니다.”
 
128
했다.
 
 
129
二人對坐於林間石上,關、張侍立於側。州平曰:“將軍何故欲見孔明?”玄德曰:“方今天下大亂,四方雲擾,欲見孔明,求安邦定國之策耳。”州平笑曰:“公以定亂爲主,雖是仁心,但自古以來,治亂無常。自高祖斬蛇起義,誅無道秦,是由亂而入治也;至哀、平之世二百年,太平日久,王莽篡逆,又由治而入亂;光武中興,重整基業,複由亂而入治;至今二百年,民安已久,故幹戈又複四起:此正由治入亂之時,未可猝定也。將軍欲使孔明斡旋天地,補綴乾坤,恐不易爲,徒費心力耳。豈不聞‘順天者逸,逆天者勞’;‘數之所在,理不得而奪之;命之所在,人不得而強之’乎?”
 
130
두 사람이 숲속 바위 위에 마주 앉고 관우와 장비가 곁에 지켜 섰다. 최주평이 말하기를,
 
131
“장군께서 무슨 까닭으로 공명을 만나려 하십니까?”
 
132
하니, 현덕이 말하기를,
 
133
“지금 천하가 크게 어지러워서 사방에서 구름이 일듯이 소란스러우니, 공명을 만나서 국가를 안정시킬 계책을 구하려고 합니다.”
 
134
했다. 최주평이 웃으며 말하기를,
 
135
“공께서는 난을 평정하는 것을 으뜸으로 삼으십니다. 비록 이것이 어진 마음이긴 하나, 다만 예로부터 치란(안정과 혼란)이란 늘 바뀌었습니다. 고조(유방)께서 뱀을 베어죽이고 의병을 일으켜서 무도한 진나라를 토벌한 것은 혼란에서 안정으로 들어간 것입니다. 애제와 평제 때에 이르기까지 2백년간 태평세월이 오래 되었으나 왕망이 찬역한 것은 안정에서 혼란으로 들어간 것입니다. 광무제께서 중흥하여 나라의 토대를 다시 바로잡은 것은 다시 혼란에서 안정으로 들어간 것입니다. 지금까지 2백년간 백성들이 평안한 지 오래이더니 전란이 사방에서 다시 일어났습니다. 이것이 바로 안정에서 혼란으로 들어가는 때이니 하루아침에 안정시킬 수는 없습니다. 장군께서 공명을 시켜 천지를 되돌리고 세상을 바로잡으려 하시지만 쉽지 않아서 헛되이 몸과 마음만 허비할까 두려울 뿐입니다. ‘하늘을 따르는 이는 편안할 것이요 거스르는 이는 수고로울 것이다.’라든가, ‘운수에 달린 것을 이치로 빼앗을 수 없고, 운명에 달린 것을 사람이 강제할 수 없다.’라고 하는 말을 어찌 듣지 못하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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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137
玄德曰:“先生所言,誠爲高見。但備身爲漢胄,合當匡扶漢室,何敢委之數與命?”州平曰:“山野之夫,不足與論天下事,適承明問,故妄言之。”玄德曰:“蒙先生見教。但不知孔明往何處去了?”州平曰:“吾亦欲訪之,正不知其何往。”玄德曰:“請先生同至敝縣,若何?”州平曰:“愚性頗樂閑散,無意功名久矣;容他日再見。”言訖,長揖而去。玄德與關、張上馬而行。張飛曰:“孔明又訪不著,卻遇此腐儒,閑談許久!”玄德曰:“此亦隱者之言也。”
 
138
현덕이 말하기를,
 
139
“선생의 말씀은 참으로 고견입니다. 다만 제가 한실의 후예가 된지라 마땅히 한실을 바로잡아야 하니 어찌 감히 그것을 운수와 운명에만 맡기겠습니까?”
 
140
하니, 최주평이 말하기를,
 
141
“저는 산야에 사는 사람이라 천하대사를 함께 의논할 만하지 못하지만, 마침 질문을 받아서 망녕되게 말했을 뿐입니다.”
 
142
했다. 현덕이 말하기를,
 
143
“선생께 가르침을 받아서 고맙습니다. 그런데 공명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시겠습니까?”
 
144
하니, 최주평이 말하기를,
 
145
“저도 그를 방문하려는 참이라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146
했다. 현덕이 말하기를,
 
147
“선생께서 저와 함께 저희 고을로 가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148
하니, 최주평이 말하기를,
 
149
“저는 성격이 한가히 지내는 것을 좋아하여 공명에는 뜻을 버린 지 오랩니다. 언젠가 다시 뵙겠습니다.”
 
150
했다. 말을 마치자 길게 읍(고개숙여 예를 표함)을 하고 가버렸다. 현덕이 관우, 장비와 더불어 말에 올라 길을 나섰다. 장비가 말하기를,
 
151
“공명을 찾아가서 그는 만나지도 못하고, 도리어 그 썩어빠진 선비를 만나 한가한 이야기를 많이도 하셨소!”
 
152
하니, 현덕이 말하기를,
 
153
“그가 말한 것도 또한 숨은 선비의 말이다.”
 
154
하였다.
 
 
155
三人回至新野,過了數日,玄德使人探聽孔明。回報曰:“臥龍先生已回矣。”玄德便教備馬。張飛曰:“量一村夫,何必哥哥自去,可使人喚來便了。”玄德叱曰:“汝豈不聞孟子雲:欲見賢而不以其道,猶欲其入而閉之門也。孔明當世大賢,豈可召乎!”遂上馬再往訪孔明。關、張亦乘馬相隨。
 
156
세 사람이 신야로 돌아온 지 며칠이 지나서 현덕이 사람을 시켜 공명이 돌아왔는지 알아보게 했다. (그 사람이) 돌아와서 보고하기를,
 
157
“와룡 선생이 벌써 돌아왔답니다.”
 
158
했다. 현덕이 곧 말을 준비하게 하니, 장비가 말하기를,
 
159
“헤아려보면 한 시골 사내인데 어찌 꼭 형님이 스스로 가셔야 하오? 사람을 시켜 불러 오시오.”
 
160
하니, 현덕이 꾸짖어 말하기를,
 
161
“네가 어찌 맹자께서 말한,‘현자를 만나려 하면서 도리를 따르지 않는 것은 마치 안으로 들어가려 하면서 문을 닫는 것과 같다.’라고 한 것을 듣지 못했느냐? 공명은 당세의 대현인데 어찌 부를 수 있겠느냐?”
 
162
했다. 곧 말에 올라 다시 공명을 찾아갔다. 관우와 장비도 말을 타고 뒤따랐다.
 
 
163
時值隆冬,天氣嚴寒,彤雲密布。行無數裏,忽然朔風凜凜,瑞雪霏霏:山如玉簇,林似銀妝。張飛曰:“天寒地凍,尚不用兵,豈宜遠見無益之人乎!不如回新野以避風雪。”玄德曰:“吾正欲使孔明知我殷勤之意。如弟輩怕冷,可先回去。”飛曰:“死且不怕,豈怕冷乎!但恐哥哥空勞神思。”玄德曰:“勿多言,只相隨同去。”將近茅廬,忽聞路傍酒店中有人作歌。玄德立馬聽之。
 
164
때는 마침 한겨울이라 날씨가 몹시 춥고 짙은 구름이 가득 끼었다. 몇리 못 가서 문득 북풍이 몰아치고 흰눈이 펄펄 내렸다. 산은 옥 떨기 같고 숲은 은색으로 화장한 것 같다. 장비가 말하기를,
 
165
“천지가 꽁꽁 얼어서 군사도 부릴 수 없는데, 어찌 멀리까지 아무 쓸데 없는 인간을 찾아간단 말이오? 신야로 되돌아가서 눈바람을 피하는 것만 못하겠소!”
 
166
하니, 현덕이 말하기를,
 
167
“나는 바로 공명에게 내 간절한 뜻을 알게 하고 싶은 것이다. 만약 아우들이 추위를 두려워한다면 먼저 돌아가도 좋다.”
 
168
하니, 장비가 말하기를,
 
169
“죽는 것도 두렵지 않거늘 어찌 추위가 두렵겠소? 다만 형님이 헛되이 애쓸까 걱정하는 것이오.”
 
170
했다. 현덕이 말하기를,
 
171
“여러말 하지말고 따라오기나 해라.”
 
172
했다. 초가집에 가까워지자 문득 길가의 술집에서 어떤 사람이 노래를 부르는 것이 들렸다. 현덕이 말을 세우고 그 노래를 들었다.
 
 
173
其歌曰:“壯士功名尚未成,嗚呼久不遇陽春!君不見,東海者叟辭荊榛,後車遂與文王親;八百諸侯不期會,白魚入舟涉孟津;牧野一戰血流杵,鷹揚偉烈冠武臣。又不見,高陽酒徒起草中,長楫芒碭隆准公;高談王霸驚人耳,輟洗延坐欽英風;東下齊城七十二,天下無人能繼蹤。二人功跡尚如此,至今誰肯論英雄?”歌罷,又有一人擊桌而歌。其歌曰:“吾皇提劍清寰海,創業垂基四百載;桓靈季業火德衰,奸臣賊子調鼎鼐。青蛇飛下禦座傍,又見妖虹降玉堂;群盜四方如蟻聚,奸雄百輩皆鷹揚,吾儕長嘯空拍手,悶來村店飲村酒;獨善其身盡日安,何須千古名不朽!”
 
174
그 노래에 이르기를,
 
175
“장사가 아직 공명을 이루지 못해, 아아, 오래도록 봄볕을 보지 못했으리라!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동해 가의 노인(강태공)이 거친 땅을 떠나서, 수레를 따라가 문왕을 섬긴 것을? 팔백 제후가 뜻밖에 모여들고, 맹진을 건널 때 흰 물고기가 배 위로 뛰어 오른 것을? 목야에서 한 번 싸움으로 핏물이 방패를 띄우고, 씩씩하고 위엄 있어 무신들 가운데 으뜸인 것을? 또한 보지 못했는가? 고양의 술꾼(역이기)이 초야에서 일어나 망탕의 코 큰 이(유방)에게 두손 모아 인사한 것을? 왕도와 패도를 거침없이 말해 사람의 귀를 놀라게 하고, 씻다가 멈추어 자리를 권하고 빼어난 풍모를 흠모한 것을? 동쪽으로 제나라 성 일흔 둘을 (말로) 함락해 천하에 아무도 뒤따를 수 없었던 것을? 두 사람의 공적은 오히려 이 같은데, 지금 누가 즐겨 영웅을 논하겠는가?”
 
176
했다. 노래를 마치니 또 다른 사람이 탁자를 치며 노래하였다. 그 노래에 이르기를,
 
177
“우리 황제(고조)께서 검을 쥐고 천하를 맑게하고, 창업하여 이어받은 지 사백 년이 되었네. 환제와 영제 말년에 불의 덕이 시드니, 간신과 역적들이 나라를 휘저었네. 푸른 뱀이 용상 곁으로 날아 떨어지고, 요사한 무지개가 대궐에 내리는 것을 보네. 도적떼가 사방에서 개미떼처럼 모여들고 간웅의 무리들이 매처럽 사납구나. 우리는 긴 휘파람에 헛되이 손뼉 치고, 답답하여 주점에 와서 막걸리를 마시네. 홀로 몸을 아껴서 나날이 안락한데, 어찌 꼭 천고에 썩지 않을 이름을 남기리!”
 
178
라고 했다.
 
 
179
二人歌罷,撫掌大笑。玄德曰:“臥龍其在此間乎!”遂下馬入店。見二人憑桌對飲:上首者白面長須,下首者清奇古貌。玄德揖而問曰:“二公誰是臥龍先生?”長須者曰:“公何人?欲尋臥龍何幹?”玄德曰:“某乃劉備也。欲訪先生,求濟世安民之術。”長須者曰:“我等非臥龍,皆臥龍之友也:吾乃潁川石廣元,此位是汝南孟公威。”玄德喜曰:“備久聞二公大名,幸得邂逅。今有隨行馬匹在此,敢請二公同往臥龍莊上一談。”廣元曰:“吾等皆山野慵懶之徒,不省治國安民之事,不勞下問。明公請自上馬,尋訪臥龍。”
 
180
두 사람이 노래를 마치고 손뼉을 치며 크게 웃었다. 현덕이 말하기를,
 
181
“와룡이 저들 가운데 있나보다!”
 
182
하고, 말에서 내려 술집으로 들어가서 보니, 두 사람이 탁자에 기대어 마주 보고 마시고 있었다. 윗쪽에 앉은 이는 얼굴이 희고 수염이 길었으며, 아랫쪽에 앉은 이는 맑고 기이하고 고풍스런 얼굴이다. 현덕이 인사하고 묻기를,
 
183
“두 분 가운데 어느 분이 와룡선생이십니까?”
 
184
하니, 긴 수염을 한 이가 말하기를,
 
185
“공은 누구십니까? 와룡을 찾는 건 무슨 일입니까?”
 
186
했다. 현덕이 말하기를,
 
187
“저는 유비입니다. 선생을 찾아 뵈어서 세상을 구하고 백성을 편안케 할 방법을 구하고자 합니다.”
 
188
하니, 긴 수염을 한 이가 말하기를,
 
189
“우리는 와룡이 아니라 그 친구들입니다. 저는 영천 사람 석광원이고, 이 사람은 여남 사람 맹공위입니다.”
 
190
했다. 현덕이 기뻐하며 말하기를,
 
191
“제가 두 분의 큰 명성을 들은 지 오래인데 만나게 되어 다행입니다. 지금 수행하는 마필이 여기 있으니 감히 청하건대 두 분도 함께 와룡의 집으로 가서 이야기를 나누시지요.”
 
192
하니, 석광원이 말하기를,
 
193
“우리는 시골의 게으른 무리라 치국안민의 일을 살피지 못하니 수고롭게 물어보실 게 못 됩니다. 바라건대 명공께서는 말에 올라 와룡을 찾아가십시오.”
 
194
했다.
 
 
195
玄德乃辭二人,上馬投臥龍岡來。到莊前下馬,扣門問童子曰:“先生今日在莊否?”童子曰:“現在堂上讀書。”玄德大喜,遂跟童子而入。至中門,只見門上大書一聯雲:“淡泊以明志。寧靜而致遠。”玄德正看間,忽聞吟詠之聲,乃立於門側窺之,見草堂之上,一少年擁爐抱膝,歌曰:“鳳翱翔於千仞兮,非梧不棲;士伏處於一方兮,非主不依。樂躬耕於隴畝兮,吾愛吾廬;聊寄傲於琴書兮,以待天時。”
 
196
이에 현덕이 두 사람과 작별하고 말에 올라 와룡의 언덕으로 갔다. 집 앞에 이르러 말에서 내려 문을 두르리고 동자에게 묻기를,
 
197
“선생께서 오늘 집에 계시지 않느냐?”
 
198
하니, 동자가 말하기를,
 
199
“현재 대청 위에서 독서하십니다.”
 
200
했다. 현덕이 크게 기뻐하여 동자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중문에 이르니 문 위에 크게 적힌 글 한 줄에 이르기를,
 
201
“욕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함으로 뜻을 밝히고, 편안하고 고요함으로 멀리 다다른다.”
 
202
라고 했다. 현덕이 그것을 보고 있는데, 문득 무엇인가 읊는 소리가 들려와서, 문 옆에 서 엿보니 초당 위에 한 소년이 화로를 끼고 무릎을 안은 채 노래하는 게 보였다. 노래에 이르기를,
 
203
“봉황새가 천 길 높이 나는구나, 오동나무가 아니면 깃들지 않네. 선비가 한 곳에 숨어 지내는구나, 참 주인이 아니면 의지하지 않네. 몸소 밭이랑에서 농사를 즐기는구나, 나는 내 오두막을 사랑하네. 애오라지 거문고와 책에 거침없이 호방한 마음을 기탁함이여, 하늘이 준 때를 기다리네.”
 
204
하였다.
 
 
205
玄德待其歌罷,上草堂施禮曰:“備久慕先生,無緣拜會。昨因徐元直稱薦,敬至仙莊,不遇空回。今特冒風雪而來。得瞻道貌,實爲萬幸,”那少年慌忙答禮曰:“將軍莫非劉豫州,欲見家兄否?”玄德驚訝曰:“先生又非臥龍耶?”少年曰:“某乃臥龍之弟諸葛均也。愚兄弟三人:長兄諸葛瑾,現在江東孫仲謀處爲幕賓;孔明乃二家兄。”玄德曰:“臥龍今在家否?”均曰:“昨爲崔州平相約,出外閑遊去矣。”玄德曰:“何處閑遊?”均曰:“或駕小舟遊於江湖之中,或訪僧道於山嶺之上,或尋朋友於村落之間,或樂琴棋於洞府之內:往來莫測,不知去所。”
 
206
현덕이 노래가 끝나기를 기다려 초당에 올라가 인사하고 말하기를,
 
207
“제가 선생을 오래 사모했으나 만나뵐 인연이 없었습니다. 지난번에 서원직이 천거하므로 제가 삼가 선장(신선의 집)을 찾아왔으나 선생을 만나지 못해 헛되이 돌아갔습니다. 지금 특별히 눈바람을 무릅쓰고 찾아와 도인의 모습을 뵙게 되니 참으로 천만다행입니다!”
 
208
했다. 그 소년이 황망히 답례하고 말하기를,
 
209
“장군께서는 유예주가 아니십니까? 형을 찾아오신 게 아닙니까?”
 
210
했다. 현덕이 놀라고 의아해 말하기를,
 
211
“선생이 또 와룡이 아니란 말입니까?”
 
212
하니, 소년이 말하기를,
 
213
“저는 와룡의 아우 제갈균입니다. 저희 형제가 셋인데 큰형 제갈근은 현재 강동 손중모의 진영에서 막빈으로 있습니다. 공명은 둘째 형입니다.”
 
214
했다. 현덕이 말하기를,
 
215
“와룡께서 지금 집에 계시지 않습니까?”
 
216
하니, 제갈균이 말하기를,
 
217
“어제 최주평과 약속을 하고 한가로이 유람하러 나갔습니다.”
 
218
했다. 현덕이 말하기를,
 
219
“어디로 한가로이 유람하러 갔습니까?”
 
220
하니, 제갈균이 말하기를,
 
221
“어떤 때는 조각배를 타고 강과 호수 가운데서 노닐고, 어떤 때는 산고개 위에서 중이나 도사를 만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마을에서 벗들을 찾기도 하고, 어떤 때는 골짜기에서 거문고나 바둑을 즐깁니다. 오고 가는 것이 추측할 수 없어서 간 곳을 모릅니다.”
 
222
했다.
 
 
223
玄德曰:“劉備直如此緣分淺薄,兩番不遇大賢!”均曰:“少坐獻茶。”張飛曰:“那先生既不在,請哥哥上馬。”玄德曰:“我既到此間,如何無一語而回?”因問諸葛均曰:“聞令兄臥龍先生熟諳韜略,日看兵書,可得聞乎?”均曰:“不知。”張飛曰:“問他則甚!風雪甚緊,不如早歸。”玄德叱止之。均曰:“家兄不在,不敢久留車騎;容日卻來回禮。”
 
224
유비가 말하기를,
 
225
“유비가 바로 이와 같이 연분이 얕아서 두번이나 대현을 만나지 못하는구려!”
 
226
하니, 제갈균이 말하기를,
 
227
“잠깐 앉아 계시면 차를 대접하겠습니다.”
 
228
했다. 장비가 말하기를,
 
229
“그 선생이 없다잖수! 형님은 말에 오르시오!”
 
230
했다. 현덕이 말하기를,
 
231
“내가 이미 여기에 왔다가 어떻게 한 마디 말도 없이 되돌아가겠느냐?”
 
232
하고, 그래서 제갈균에게 묻기를,
 
233
“듣자니 형님인 와룡선생께서 육도삼략을 모조리 암기하고, 매일 병법서적을 본다던데 그 소문을 들어보셨습니까?”
 
234
하니, 제갈균이 말하기를,
 
235
“저는 모르겠습니다.”
 
236
했다. 장비가 말하기를,
 
237
“그에게 물어보는 게 지나치오! 눈바람이 몹시 사나우니 어서 돌아가는 것이 좋겠소!”
 
238
했다. 현덕이 꾸짖어 입을 다물게 했다. 제갈균이 말하기를,
 
239
“형님이 계시지 않아서 장군을 감히 오래 머무시라고 못하겠습니다. 뒷날에 찾아가서 인사드리라 하겠습니다.”
 
240
했다.
 
 
241
玄德曰:“豈敢望先生枉駕。數日之後,備當再至。願借紙筆作一書,留達令兄,以表劉備殷勤之意。”均遂進文房四寶。玄德呵開凍筆,拂展雲箋,寫書曰:“備久慕高名,兩次晉謁,不遇空回,惆悵何似!竊念備漢朝苗裔,濫叨名爵,伏睹朝廷陵替,綱紀崩摧,群雄亂國,惡黨欺君,備心膽俱裂。雖有匡濟之誠,實乏經綸之策。仰望先生仁慈忠義,慨然展呂望之大才,施子房之鴻略,天下幸甚!社稷幸甚!先此布達,再容齋戒薰沐,特拜尊顏,面傾鄙悃。統希鑒原。”
 
242
현덕이 말하기를,
 
243
“어찌 감히 선생께서 왕림해주시기를 바라겠습니까! 며칠 뒤에 제가 다시 오겠습니다. 종이와 붓을 빌려 글을 써서 형님께 이 유비의 간절한 뜻을 전하겠습니다.”
 
244
하니, 제갈균이 문방사우를 들여서 유비가 얼어붙은 붓을‘아’하고 입김을 불어 녹이고 구름 무늬의 종이를 펼쳐서 편지를 적어 이르기를,
 
245
“제가 높은 명성을 들은지 오래라 두 차례 만나뵈러 찾아왔으나 만나지 못하고 헛되이 돌아갔으니 그 슬픔을 무엇에 견줄런지요! 가만히 생각하면, 저는 한실의 후예로서 함부로 명성과 벼슬을 탐했습니다. 엎드려 분별해보니, 조정이 기울고 기강이 무너지고 영웅들이 나라를 어지럽히고 악의 무리가 임금을 업신여겨 제 마음과 간담이 모두 찢어집니다. 비록 바로잡고 구제할 마음은 간절하나 참으로 경륜을 펼 계책이 없습니다. 삼가 바라오니 선생께서 인자하시고 충의로우시니 개연히 강태공처럼 큰 재주를 펼치고 장자방처럼 큰 전략을 베풀어주시면 천하에 큰 다행이고 사직에 큰 다행이겠습니다! 먼저 이렇게 전하오니 다시 재계하고 분향 목욕한 뒤에 특별히 존안을 뵙고 인사드리겠습니다. 보잘것 없는 정성이나마 기울이니 널리 양해하시기 바랍니다.”
 
246
했다.
 
 
247
玄德寫罷,遞與諸葛均收了,拜辭出門。均送出,玄德再三殷勤致意而別。方上馬欲行,忽見童子招手籬外,叫曰:“老先生來也。”玄德視之,見小橋之西,一人暖帽遮頭,狐裘蔽體,騎著一驢,後隨一青衣小童,攜一葫蘆酒,踏雪而來;轉過小橋,口吟詩一首。詩曰:“一夜北風寒,萬裏彤雲厚。長空雪亂飄,改盡江山舊。仰面觀太虛,疑是玉龍鬥。紛紛鱗甲飛,頃刻遍宇宙。騎驢過小橋,獨歎梅花瘦!”
 
248
현덕이 쓰기를 마치고 제갈균에게 주어서 거두게 한 뒤에 인사하고 문을 나섰다. 제갈균이 배웅하자 현덕이 거듭 간절하게 뜻을 전하고 작별했다. 막 말에 타고 가려는데 문득 동자가 부르는 손짓을 하며 울타리 밖에서 외치기를,
 
249
“노선생께서 오십니다!”
 
250
했다. 현덕이 바라보니 작은 다리 서쪽으로 한 사람이 방한모를 머리에 쓰고 여우털 가죽옷을 입고 당나귀를 타고 오고 있었다. 그 뒤에 푸른 옷을 입은 동자가 술이 든 호리병을 들고 눈을 밟으며 따라왔다. 작은 다리를 돌아서 오며 입으로 시 한 수를 읊었다. 시에 이르기를,
 
251
“밤새 북풍 차갑더니, 만리 먹구름이 두텁고, 하늘에 눈발이 어지러이 휘날려서, 온 강산을 예스럽게 바꿨구나. 얼굴 들어 우주를 살펴보니 옥룡들이 다투는 듯하네. 펄펄 비늘이 날려서 순식간 우주에 두루 퍼지는구나. 나귀로 작은 다리 건너며 지는 여윈 매화를 홀로 한탄하네.”
 
252
했다.
 
 
253
玄德聞歌曰:“此真臥龍矣!”滾鞍下馬,向前施禮曰:“先生冒寒不易!劉備等候久矣!”那人慌忙下驢答禮。諸葛均在後曰:“此非臥龍家兄,乃家兄嶽父黃承彥也。”玄德曰:“適間所吟之句,極其高妙。”承彥曰:“老夫在小婿家觀《梁父吟》,記得這一篇;適過小橋,偶見籬落間梅花,故感而誦之。不期爲尊客所聞。”玄德曰:“曾見令婿否?”承彥曰:“便是老夫也來看他。”玄德聞言,辭別承彥,上馬而歸。正值風雪又大,回望臥龍岡,悒怏不已。
 
254
현덕이 노래를 듣고 말하기를,
 
255
“이 사람이 참으로 와룡이구나!”
 
256
하고, 미끄러지듯 말에서 내려 앞으로 가서 인사하고 말하기를,
 
257
“선생께서 추위를 무릅쓰고 고생이 많으십니다! 유비 등이 기다린 지 오랩니다!”
 
258
했다. 그 사람이 황망히 나귀에서 내려 답례했다. 제갈균이 뒤에서 말하기를,
 
259
“이분은 와룡 형님이 아니라 형님의 장인이신 황승언 어르신이십니다.”
 
260
했다. 현덕이 말하기를,
 
261
“마침 읊으신 싯귀를 들으니 극히 고상하고 절묘합니다.”
 
262
하니, 황승언이 말하기를,
 
263
“늙은이가 사위 집에서 <양보음>을 보고 한 편을 기억해서 마침 작은 다리를 건너다가 우연히 울타리에서 매화를 보고 느낀 바 있어 읊었습니다. 뜻밖에 존귀하신 손님께서 들으실 줄은 몰랐습니다.”
 
264
했다. 현덕이 말하기를,
 
265
“사위님을 보시지 않으셨습니까?”
 
266
하니, 황승언이 말하기를,
 
267
“늙은이도 사위를 보러 오던 길입니다.”
 
268
했다. 현덕이 그 말을 듣고 황승언과 작별하여 말에 올라 돌아갔다. 마침 눈바람이 다시 크게 일어나니 와룡강을 되돌아보고 우울하고 불만스러움이 그지 없었다.
 
 
269
後人有詩單道玄德風雪訪孔明。詩曰:“一天風雪訪賢良,不遇空回意感傷。凍合溪橋山石滑,寒侵鞍馬路途長。當頭片片梨花落,撲面紛紛柳絮狂。回首停鞭遙望處,爛銀堆滿臥龍岡。” 玄德回新野之後,光陰荏苒,又早新春。乃令蔔者揲蓍,選擇吉期,齋戒三日,薰沐更衣,再往臥龍岡謁孔明。關、張聞之不悅,遂一齊入諫玄德。正是:高賢未服英雄志,屈節偏生傑士疑。
 
270
뒷날 어떤 사람이 시를 지어 현덕이 눈보라를 뚫고 공명을 찾아간 것을 읊었다. 시에 이르기를,
 
271
“눈보라 치는 어느 날 어진 이를 찾았건만, 못 만나고 헛되이 돌아가는 마음 애달프구나. 냇가 다리 얼어붙어 돌이 미끄러운데, 한기가 스미지만 말을 타고 가는 길이 멀구나. 눈 앞에 조각조각 하얀 배꽃 떨어지고, 버들개지 펄펄 흩날려 얼굴을 미친듯이 때리누나. 머리 돌려 채찍을 멈추고 멀리 바라보는 곳, 찬란한 은빛 눈이 쌓인 와룡의 언덕이여.”
 
272
라고 했다. 현덕이 신야로 돌아온 뒤, 세월이 덧없이 흘러 어느새 새봄이 되었다. 이에 점쟁이에게 점을 치게 해서 길일을 골라 사흘을 재계하여 목욕하고, 향료를 옷에 뿌리고 머리를 감아 몸을 깨끗이 하여 옷을 갈아 입고 다시 와룡의 언덕으로 공명을 만나러 가려고 했다. 관우와 장비가 듣고 못마땅하여, 함께 들어와 현덕에게 간했다. 이야말로, 덕이 높고 뛰어난 사람이 아직 영웅의 뜻을 따르지 않는데, 몸을 굽혀 모시니 뛰어난 장수들은 못마땅해 하는구나.
 
 
273
未知其言若何,且聽下文分解。
 
274
그들이 무슨 말을 할까 모르겠구나. 다음 회의 이야기를 들으면 풀릴 것이오.
【원문】제37회 사마휘가 다시 이름난 선비를 추천하고 유현덕이 삼고초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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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3년 04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