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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 ◈
◇ 제34회 채 부인은 병풍 뒤에서 밀담을 엿듣고 유황숙은 말을 타고 단계를 뛰어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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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년경
나관중
1
삼국지연의 (三國志演義) 第三十四回 蔡夫人隔屏聽密語 劉皇叔躍馬過檀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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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회 채 부인은 병풍 뒤에서 밀담을 엿듣고 유황숙은 말을 타고 단계를 뛰어넘다.
 
 
3
卻說曹操於金光處,掘出一銅雀,問荀攸曰:“此何兆也?”攸曰:“昔舜母夢玉雀入懷而生舜。今得銅雀,亦吉祥之兆也。”操大喜,遂命作高台以慶之。乃即日破土斷木,燒瓦磨磚,築銅雀台於漳河之上。約計一年而工畢。少子曹植進曰:“若建層台,必立三座:中間高者,名爲銅雀;左邊一座,名爲玉龍;右邊一座,名爲金鳳。更作兩條飛橋,橫空而上,乃爲壯觀。”操曰:“吾兒所言甚善。他日台成,足可娛吾老矣!”原來曹操有五子,惟植性敏慧,善文章,曹操平日最愛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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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 금빛이 나던 곳에서 동작(구리 참새) 하나를 파내자, 조조가 순유에게 묻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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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무슨 징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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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순유가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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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순임금 모친의 꿈에 옥작(옥 참새)이 품을 파고 들어서 순 임금을 낳았다고 합니다. 지금 동작을 얻은 것도 또한 좋은 조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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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조조가 크게 기뻐하여, 마침내 높은 대를 지어 그것을 경축하라 명했다. 이에 즉시 땅을 파고 나무를 자르며, 기와를 굽고 벽돌을 연마해 동작대를 장하 가에 세웠다. 대략 1년이 걸려서 공사를 마쳤다. 어린 아들 조식이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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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층대를 만든다면, 반드시 3개를 세우십시오. 가운데 높은 것을 '동작'이라 이름짓고, 왼쪽의 하나는 ‘옥룡’이라 이름지으며, 오른쪽의 하나는 ‘금봉’이라 이름지으십시요. 거기다 높은 다리를 두 개 놓아 허공을 가로지르면 장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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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조조가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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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의 말이 아주 훌륭하구나. 뒷날 대를 완성하면 내 노년을 즐길 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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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원래, 조조에게는 다섯 아들이 있었는데 오직 조식의 성품이 민첩 총명하고 문장이 훌륭해서 조조가 평소에 가장 사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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於是留曹植與曹丕在鄴郡造台,使張燕守北寨。操將所得袁紹之兵,共五六十萬,班師回許都。大封功臣;又表贈郭嘉爲貞侯,養其子奕於府中。複聚 衆謀士商議,欲南征劉表。荀彧曰:“大軍方北征而回,未可複動。且待半年,養精蓄銳,劉表、孫權可一鼓而下也。”操從之,遂分兵屯田,以候調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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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조식과 조비를 업군에 머물러 동작대를 짓게 하고, 장연에게, 북쪽 변경을 지키라 했다. 조조가 원소의 병력을 얻어서 모두 5, 6십만을 거느리고 허도로 돌아왔다. 공신들을 크게 봉하고, 또한 표를 올려 곽가를 추증하여 정후로 삼고 그 아들 곽혁을 (조조의) 부중에서 기르게 했다. 다시 모사들을 모아 남쪽으로 유표를 정벌하려고 상의했다. 순욱이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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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군이 지금 북쪽을 정벌하고 돌아와 아직 다시 움직일 수 없습니다. 반년쯤 기다려서 정예병력을 양성하면 유표와 손권을 한차례 북을 쳐서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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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조조가 그 말에 따라 병력을 나눠 둔전하고 출전을 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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卻說玄德自到荊州,劉表待之甚厚。一日,正相聚飲酒,忽報降將張武、陳孫在江夏擄掠人民,共謀造反。表驚曰:“二賊又反,爲禍不小!”玄德曰:“不須兄長憂慮,備請往討之。”表大喜,即點三萬軍,與玄德前去。玄德領命即行,不一日,來到江夏。張武、陳孫引兵來迎。玄德與關、張、趙雲出馬在門旗下,望見張武所騎之馬,極其雄駿。玄德曰:“此必千裏馬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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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현덕이 형주를 찾아온 뒤에 유표가 그를 아주 후하게 대우했다. 하루는 둘이서 술을 마시는데, 귀순한 장수 장무와 진손이 강하에서 인민을 노략하고 함께 반란을 꾀한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유표가 놀라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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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적놈이 다시 반란해서 그 재앙이 적지 않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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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현덕이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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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장께서 우려하실 것 없습니다. 제가 가서 그들을 토벌하기를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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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유표가 크게 기뻐해 즉시 3만 군사를 뽑아 현덕에게 주어 가게 했다. 그가 명을 받들어 즉시 출발해서 하루가 못 되어 강하에 도달했다. 장무와 진손이 병력을 이끌고 맞섰다. 현덕이 관우, 장비, 조운과 더불어 문기 아래 출마했다. 멀리 바라보니 장무가 타고 있는 말이 극히 훌륭했다. 현덕이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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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것은 틀림없이 천리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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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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言未畢,趙雲挺槍而出,徑沖彼陣。張武縱馬來迎,不三合,被趙雲一槍刺落馬下,隨手扯住轡頭,牽馬回陣。陳孫見了,隨趕來奪。張飛大喝一聲,挺矛直出,將陳孫刺死。 衆皆潰散。玄德招安餘黨,平複江夏諸縣,班師而回。表出郭迎接入城,設宴慶功。酒至半酣,表曰:“吾弟如此雄才,荊州有倚賴也。但憂南越不時來寇,張魯、孫權皆足爲慮。”玄德曰:“弟有三將,足可委用:使張飛巡南越之境;雲長拒固子城,以鎮張魯;趙雲拒三江,以當孫權。何足慮哉?”表喜,欲從其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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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조운이 창을 꼬나잡고 튀어나가 적진으로 돌격했다. 장무가 말을 내달려 맞서지만 3합이 못 돼서 조운이 한 창에 찔러 낙마시켰다. 이어서 그가 고삐를 잡아 장무의 말을 끌고 돌아왔다. 진손이 보더니 그 말을 빼앗으러 뒤쫓았다. 장비가 고함을 질러 장팔사모를 움켜쥐고 곧장 튀어나가 진손을 찔러 죽였다. 그 무리가 모조리 무너져 흩어졌다. 현덕이 잔당을 불러서 달래어 강하의 여러 고을을 되찾아 안정시키고 군사를 되돌려서 돌아갔다. 유표가 성밖을 나와 영접해 성에 들어가서 연회를 베풀어 그 공적을 치하했다. 술이 거나해지자 유표가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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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우가 이렇게 훌륭하니 이곳 형주가 의지할 수가 있소. 다만 걱정은, 남월이 불시에 쳐들어오는 것이고, 장로와 손권도 모두 우려할 만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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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현덕이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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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세 장수가 있는데 맡겨볼 만합니다. 장비에게 남월 땅을 돌아보게 하고, 운장에게 자성을 굳게 지켜 장로를 누르게 하고, 조운에게 삼강을 지켜 손권을 막게 하십시오. 걱정할 게 무엇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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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유표가 기뻐하며 그 말을 따르려고 했다.
 
 
31
蔡瑁告其姊蔡夫人曰:“劉備遣三將居外,而自居荊州,久必爲患。”蔡夫人乃夜對劉表曰:“我聞荊州人多與劉備往來,不可不防之。今容其居住城中,無益,不若遣使他往。”表曰:“玄德仁人也。”蔡氏曰:“只恐他人不似汝心。”表沉吟不答。次日出城,見玄德所乘之馬極駿,問之,知是張武之馬,表稱贊不已。玄德遂將此馬送與劉表。表大喜,騎回城中。蒯越見而問之。表曰:“此玄德所送也。”越曰:“昔先兄蒯良,最善相馬;越亦頗曉。此馬眼下有淚槽,額邊生白點,名爲的盧,騎則妨主。張武爲此馬而亡。主公不可乘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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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모가 그 누나 채부인에게 고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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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가 세 장수를 바깥에 파견하고 자신은 형주에 머물러 있으면, 뒷날 반드시 재앙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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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채부인이 그날밤 유표를 대하여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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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듣자니 형주에서 많은 사람들이 유비와 왕래한답니다. 대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그를 성안에 머물게 하는 것은 이롭지 않으니 그를 다른 곳으로 보내는 것만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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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유표가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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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덕은 어진 사람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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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채씨가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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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 사람이 당신 마음과 같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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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유표가 나지막히 신음하며 대답하지 않았다. 다음날 그가 성을 나와 현덕이 탄 말이 극히 훌륭한 것을 보고 현덕에서 물어서 장무가 타던 말인 것을 알고, 유표가 칭찬을 그치지 않았다. 현덕이 마침내 그 말을 유표에게 주었다. 유표가 크게 기뻐하여 그 말을 타고 성안으로 돌아갔다. 괴월이 보고 물으니 유표가 말하기를,
 
41
“이 말은 현덕이 준 것이오.”
 
42
했다. 괴월이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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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돌아가신 형인 괴량이 말을 살펴보기를 아주 잘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또한 제법 말을 살펴볼 줄압니다. 이 말은 눈밑에 눈물 구멍이 있고 이마 둘레에 하얀 점이 있어 ‘적로’라고 부릅니다. 이런 말을 타면 주인을 해칩니다. 장무가 이 말 때문에 죽었습니다. 주공께서 이 말을 타선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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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45
表聽其言。次日請玄德飲宴,因言曰:“昨承惠良馬,深感厚意。但賢弟不時征進,可以用之。敬當送還。”玄德起謝。表又曰:“賢弟久居此間,恐廢武事。襄陽屬邑新野縣,頗有錢糧。弟可引本部軍馬於本縣屯紥,何如?”玄德領諾。次日,謝別劉表,引本部軍馬徑往新野。方出城門,只見一人在馬前長揖曰:“公所騎馬,不可乘也。”玄德視之,乃荊州幕賓伊籍,字機伯,山陽人也。玄德忙下馬問之。籍曰:“昨聞蒯異度對劉荊州雲:此馬名的盧,乘則妨主。因此還公。公豈可複乘之?”玄德曰:“深感先生見愛。但凡人死生有命,豈馬所能妨哉!”籍服其高見,自此常與玄德往來。
 
46
유표가 그 말을 받아들였다. 다음날 현덕을 불러 주연을 베풀어 말하기를,
 
47
“어제 좋은 말을 주어서 깊이 감사하오. 그러나 아우께서 언제 싸우러 나갈지 모르니, 그 말을 타시는 게 좋겠소. 내 마땅히 돌려드리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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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현덕이 일어나 사례했다. 유표가 또 말하기를,
 
49
“아우께서 여기 오래 머물러서 군사 훈련을 폐할까 두렵소. 양양에 속한 신야현은 전량(재물과 양식)이 제법 되오. 아우께서 휘하 군마들을 이끌고 그 고을에 주둔하는 것이 어떻겠소?”
 
50
하니, 현덕이 응낙했다. 다음날 유표와 헤어져서 휘하 군마들을 이끌고 곧장 신야로 갔다. 막 성문을 나서는데 어떤 사람이 말 앞에서 길게 읍하며 말하기를,
 
51
“공께서 지금 그 말을 타시면 안 됩니다.”
 
52
했다. 현덕이 보니 바로 형주의 막빈인 이적으로 자는 기백이고 산양 사람이다. 현덕이 바삐 말에서 내려 물으니, 이적이 말하기를,
 
53
“어제 듣자니 괴이도(이도는 괴월의 자)가 유 형주(유표)께 ‘이 말은 ‘적로’라고 부르는데, 이 말을 타면 주인을 해칩니다’라고 해서, 공께 돌려준 것입니다. 공께서 어찌 다시 타십니까?”
 
54
하니, 현덕이 말하기를,
 
55
“선생께서 저를 이리 아껴주시니 매우 감사합니다. 그러나 무릇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은 운명에 달려 있지, 어찌 말 따위가 해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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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이적이 그 높은 견해에 탄복하여 이로부터 항상 현덕과 왕래했다.
 
 
57
玄德自到新野,軍民皆喜,政治一新。建安十二年春,甘夫人生劉禪。是夜有白鶴一只,飛來縣衙屋上,高鳴四十餘聲,望西飛去。臨分娩時,異香滿室。甘夫人嘗夜夢仰吞北鬥,因而懷孕,故乳名阿鬥。此時曹操正統兵北征。玄德乃往荊州,說劉表曰:“今曹操悉兵北征,許昌空虛,若以荊襄之 衆,乘間襲之,大事可就也。”表曰:“吾坐據九郡足矣,豈可別圖?”玄德默然。表邀入後堂飲酒。酒至半酣,表忽然長歎。玄德曰:“兄長何故長歎?”表曰:“吾有心事,未易明言。”玄德再欲問時,蔡夫人出立屏後。劉表乃垂頭不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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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덕이 신야에 오고부터 군사들과 백성들이 모두 기뻐하고 정치가 아주 새로워졌다. 건안 12년 봄에 감부인이 유선을 낳았다. 그날밤 백학 한 마리가 현의 안채 옥상에 날아와 40여 차례 높이 울고 서쪽으로 향하여 날아갔다. 분만할 때에 이채로운 향기가 방안에 가득했다. 감부인이 일찍이 꿈에서 북두성을 바라보다가 삼켜서 잉태했다 하여, 어릴 적 이름을 아두라고 하였다. 이 때에 조조가 한창 병력을 거느리고 북쪽을 정벌할 때였다. 이에 현덕이 형주에 가서 유표를 설득해 말하기를,
 
59
“지금 조조가 북쪽을 정벌해서 허창이 비었습니다. 형주와 양양 사람들을 이끌고 이틈에 그곳을 습격하면 대사를 이룰 수 있습니다.”
 
60
하니, 유표가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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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앉아서 (형주의) 아홉 군을 점거한 것도 충분한데 어찌 따로 도모하겠소?”
 
62
했다. 현덕이 침묵했다. 유표가 후당으로 불러서 술을 마시다가, 술이 거나해지자 유표가 갑자기 길게 탄식했다. 현덕이 묻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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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장께서 무슨 까닭으로 장탄식을 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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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유표가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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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고민이 있는데 내놓고 말하기가 쉽지 않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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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현덕이 다시 물으려 할 때 채부인이 병풍 뒤에 나와 섰다. 유표가 고개를 떨구어 말하지 않았다.
 
 
67
須臾席散,玄德自歸新野。至是年冬,聞曹操自柳城回,玄德甚歎表之不用其言。忽一日,劉表遣使至,請玄德赴荊州相會。玄德隨使而往。劉表接著,敘禮畢,請入後堂飲宴;因謂玄德曰:“近聞曹操提兵回許都,勢日強盛,必有吞並荊襄之心。昔日悔不聽賢弟之言,失此好機會。”玄德曰:“今天下分裂,幹戈日起,機會豈有盡乎?若能應之於後,未足爲恨也。”表曰:“吾弟之言甚當。”相與對飲。
 
68
잠시 뒤 술자리를 파하고 현덕이 신야로 돌아갔다. 이해 겨울에 이르러, 현덕이 조조가 유성에서 돌아온 것을 전해듣더니 앞서 유표가 그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을 것을 몹시 한탄했다. 갑자기 어느날, 유표가 사자를 보내 현덕에게 형주로 와 만나자 청했다. 현덕이 사자를 따라 가니 유표가 맞이하여 인사를 마치고 후당으로 불러들여 술을 마셨다. 그가 현덕에게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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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듣자니 조조가 군사를 거느리고 허도로 돌아와서 그 세력이 날로 강성해 지니, 반드시 형주와 양양을 삼킬 마음을 먹겠소. 전날에 아우의 말씀을 듣지 않아서 그 좋은 기회를 잃은 것이 후회가 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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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현덕이 말하기를,
 
71
“지금 천하가 분열되어 전쟁이 날마다 일어나니 어찌 기회가 끝이 있겠습니까? 뒷날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면 안타까워 할 것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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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유표가 말하기를,
 
73
“아우의 말씀이 아주 옳소.”
 
74
했다. 서로 마주보고 술을 마셨다.
 
 
75
酒酣,表忽潸然淚下。玄德問其故。表曰:“吾有心事,前者欲訴與賢弟,未得其便。”玄德曰:“兄長有何難決之事?倘有用弟之處,弟雖死不辭。”表曰:“前妻陳氏所生長子琦,爲人雖賢,而柔懦不足立事;後妻蔡氏所生少子瓊,頗聰明。吾欲廢長立幼,恐礙於禮法;欲立長子,爭奈蔡氏族中,皆掌軍務,後必生亂:因此委決不下。”玄德曰:“自古廢長立幼,取亂之道。若憂蔡氏權重,可徐徐削之,不可溺愛而立少子也。”表默然。原來蔡夫人素疑玄德,凡遇玄德與表敘論,必來竊聽。是時正在屏風後,聞玄德此言,心甚恨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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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거나해지자 유표가 갑자기 눈물을 줄줄 흘렸다. 현덕이 그 까닭을 묻자, 유표가 말하기를,
 
77
“내게 고민이 있어 예전에 아우께 털어놓으려다 기회를 얻지 못했소.”
 
78
했다. 현덕이 말하기를,
 
79
“형장께 무슨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 있습니까? 제가 쓰일 데가 있다면 비록 죽더라도 사양치 않겠습니다.”
 
80
하니, 유표가 말하기를,
 
81
“전처 진씨가 낳은 맏아들 기는 사람됨이 비록 어질지만 유약하여 대사를 세우기 부족하오. 후처 채씨가 낳은 어린 아들 종은 제법 총명하오. 나는 맏아들을 폐하고 어린 아들을 세우려 하나 예법에 어긋날까 두렵소. 맏아들을 세우려 해도 어쩌다가 채씨 집안에서 군무를 모두 장악했으니 뒷날 반드시 난리가 날 것이오. 이래서 머뭇거려 결정치 못하오.”
 
82
했다. 현덕이 말하기를,
 
83
“예로부터 맏아들을 폐하고 어린 아들을 세우는 것은 난리를 일으키는 길입니다. 채씨들의 권력이 큰 게 두려우면 서서히 그것을 줄이면 됩니다. 사랑에 빠져 어린 아들을 세워선 안 됩니다.”
 
84
하니, 유표가 말이 없었다. 원래 채부인이 평소에 현덕을 의심하여 현덕과 유표가 만나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반드시 와서 엿들었다. 이때도 병풍 뒤에서 현덕의 그 말을 듣고 마음 속으로 몹시 원망했다.
 
 
85
玄德自知語失,遂起身如廁。因見己身髀肉複生,亦不覺潸然流涕。少頃複入席。表見玄德有淚容,怪問之。玄德長歎曰:“備往常身不離鞍,髀肉皆散;今久不騎,髀裏肉生。日月磋跎,老將至矣,而功業不建:是以悲耳!”表曰:“吾聞賢弟在許昌,與曹操青梅煮酒,共論英雄;賢弟盡舉當世名士,操皆不許,而獨曰:“天下英雄,惟使君與操耳,以曹操之權力,猶不敢居吾弟之先,何慮功業不建乎?”玄德乘著酒興,失口答曰:“備若有基本,天下碌碌之輩,誠不足慮也。”表聞言默然。玄德自知語失,托醉而起,歸館舍安歇。後人有詩贊玄德曰:“曹公屈指從頭數:天下英雄獨使君。髀肉複生猶感歎,爭教寰宇不三分?”
 
86
현덕이 스스로 실언한 것을 알고 곧 일어나 측간으로 갔다. 거기서 자기의 넓적다리 살이 다시 찐 것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줄줄 흘렸다. 잠시 뒤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유표가 현덕이 눈물 흘린 기색을 보고 이상히 여겨 묻자 현덕이 길게 탄식해 말하기를,
 
87
“제가 예전에 항상 말안장을 떠날 일이 없어 넓적다리 살이 찔 틈이 없었습니다. 이제 오래 말을 타지 않은 탓에 넓적다리에 살이 쪘습니다. 세월은 쏜살같아 곧 늙을텐데 공훈과 업적을 세우지 못해서 슬플 뿐입니다!”
 
88
하니, 유표가 말하기를,
 
89
“내가 듣자니 아우께서 허창에 있을 때 조조와 더불어 푸른 매실과 데운 술을 함께하며 영웅을 논하면서, 아우께서 당세의 명사들을 모조리 거론해도 조조가 수긍하지 않고,‘천하영웅은 오로지 사군과 저 조조뿐이오.’라고 했소. 조조의 권력으로도 오히려 감히 그대보다 앞에 놓지 못하였는데 어찌 공훈과 업적을 세우지 못할까 걱정하시오?”
 
90
했다. 현덕이 술기운에 실언하여 대답하기를,
 
91
“제게 기본만 있다면 천하의 녹록한 무리야 참으로 걱정할 것도 못 됩니다.”
 
92
했다. 유표가 듣고 침묵했다. 현덕이 스스로 실언을 깨달아 술이 취했다는 핑계로 일어나 관사로 돌아가 쉬었다. 뒷날 어떤 사람이 시를 지어 현덕을 찬양하기를,
 
93
“조조가 손가락을 구부려가며 머릿수를 세워도, 천하영웅은 오로지 사군뿐이라 했다. 넓적다리 살이 다시 쪄서 느껴 탄식했으니, 어찌 천하를 삼분하라고 하지 않으리.”
 
94
했다.
 
 
95
卻說劉表聞玄德語,口雖不言,心懷不足,別了玄德,退入內宅。蔡夫人曰:“適間我於屏後聽得劉備之言,甚輕覷人,足見其有吞並荊州之意。今若不除,必爲後患。”表不答,但搖頭而已。蔡氏乃密召蔡瑁入,商議此事。瑁曰:“請先就館舍殺之,然後告知主公。”蔡氏然其言。瑁出,便連夜點軍。卻說玄德在館舍中秉燭而坐,三更以後,方欲就寢。忽一人叩門而入,視之乃伊籍也:原來伊籍探知蔡瑁欲害玄德,特夤夜來報。當下伊籍將蔡瑁之謀,報知玄德,催促玄德速速起身。玄德曰:“未辭景升,如何便去?”籍曰:“公若辭,必遭蔡瑁之害矣。”
 
96
한편, 유표가 현덕의 말을 듣고 비록 말은 하지 않았으나 마음은 불쾌해서 현덕과 작별하고 안채로 들어갔다. 채부인이 말하기를,
 
97
“제가 마침 병풍 뒤에 있다가 유비의 말을 들었는데, 아주 가볍게 사람을 넘봅디다. 형주를 집어삼킬 뜻을 가진 것을 알만 합니다. 지금 없애지 않으면 반드시 후환이 됩니다.”
 
98
했다. 유표가 대답하지 않고 다만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채씨가 몰래 채모를 불러들여 그 일을 상의했다. 채모가 말하기를,
 
99
“먼저 관사로 가서 그를 죽여버리고 그 뒤 주공께 고지하기를 청합니다.”
 
100
하니, 채씨가 그 말을 받아들였다. 채모가 나가서 밤새 군사들을 준비했다. 한편, 현덕이 관사에서 촛불을 밝히고 앉아 3경이 지나서야 막 취침하려 했다. 문득 한 사람이 문을 두드리고 들어오는데 보니 바로 이적이었다. 원래 이적은 채모가 현덕을 죽이려는 것을 탐지해서 일부러 한밤중에 알리러 온 것이었다. 그 자리에서 이적이 채모의 음모를 현덕에게 알려주며, 빨리 떠날 것을 재촉했다. 현덕이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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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승(유표의 자)께 작별인사도 없이 어떻게 떠나겠소?”
 
102
하니, 이적이 말하기를,
 
103
“공이 만약 인사를 드리려다가는 틀림없이 채모에게 해침을 당합니다.”
 
104
했다.
 
 
105
玄德乃謝別伊籍,急喚從者,一齊上馬,不待天明,星夜奔回新野。比及蔡瑁領軍到館舍時,玄德已去遠矣。瑁悔恨無及,乃寫詩一首於壁間,徑入見表曰:“劉備有反叛之意,題反詩於壁上,不辭而去矣。”表不信,親詣館舍觀之,果有詩四句。詩曰:“數年徒守困,空對舊山川。龍豈池中物,乘雷欲上天!”劉表見詩大怒,拔劍言曰:“誓殺此無義之徒!”行數步,猛省曰:“吾與玄德相處許多時,不曾見他作詩。此必外人離間之計也。”遂回步入館舍,用劍尖削去此詩,棄劍上馬。蔡瑁請曰:“軍士已點齊,可就往新野擒劉備。”表曰:“未可造次,容徐圖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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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현덕이 그에게 사례하고 헤어져 급히 종자들을 불러 일제히 말에 올랐다. 날이 밝기를 기다리지 않고 밤새 신야로 달려 돌아갔다. 채모가 군사들을 거느리고 관사에 이르렀을 때는 현덕이 이미 멀리 사라진 뒤였다. 채모가 안타깝고 한스럽기 그지없어 시 한수를 벽에 적고 곧장 들어가서 유표를 만나 말하기를,
 
107
“유비가 배반할 뜻을 가져서, 벽 위에 반역의 시를 적어놓고 인사도 없이 가버렸습니다.”
 
108
하니, 유표가 믿지 않고 몸소 관사로 가서 살펴보니 과연 시 4구가 있었다. 시에 이르기를,
 
109
“몇년간 헛되이 빈곤에 젖어, 쓸데없이 옛 산천을 마주했네. 용이 어찌 못속에 살쏘냐! 번개를 타고 하늘을 오르련다!”
 
110
하였다. 유표가 시를 보고 크게 노해 칼을 뽑아 말하기를,
 
111
“이 의리없는 놈을 죽이고 말테다!”
 
112
하고, 몇 발을 걷다가 갑자기 깨달아 말하기를,
 
113
“내가 현덕과 허다한 시간을 보냈지만 여태 그가 시를 짓는 걸 못 봤다. 이것은 반드시 다른 사람이 이간하는 계략이다.”
 
114
했다. 곧 관사로 다시 걸어 들어가서 칼끝으로 그 시를 긁어내고 그 칼을 버리고 말을 탔다. 채모가 청하기를,
 
115
“군사들을 이왕 출동시켰으니 신야로 달려가 유비를 잡아야 합니다.”
 
116
하니, 유표가 말하기를,
 
117
“경솔하게 그럴 수는 없으니 천천히 도모해봅시다.”
 
118
했다.
 
 
119
蔡瑁見表持疑不決,乃暗與蔡夫人商議:即日大會 衆官於襄陽,就彼處謀之。次日,瑁稟表曰:“近年豐熟,合聚 衆官於襄陽,以示撫勸之意。請主公一行。”表曰:“吾近日氣疾作,實不能行。可令二子爲主待客。”瑁曰:“公子年幼,恐失於禮節。”表曰:“可往新野請玄德待客。”瑁暗喜正中其計,便差人請玄德赴襄陽。
 
120
채모가 유표가 망서리며 결단치 못하는 것을 보고 몰래 채 부인과 상의했다. 그날로 관리들을 양양에 크게 모아서 거기서 도모하자고 하였다. 다음날 채모가 유표에게 아뢰기를,
 
121
“요 몇 년 동안 풍년이라 관리들을 양양에 불러모아 위로하고 격려하는 마음을 보이고자 합니다. 주공께서도 함께 가시기를 청합니다.”
 
122
하니, 유표가 말하기를,
 
123
“내가 요즈음 기질(호흡기 질병)을 앓아서 정말 갈 수가 없소. 두 아들에게 손님들을 맞이하라 명하겠소.”
 
124
했다. 채모가 말하기를,
 
125
“공자들은 어려서 예절에 실수가 있을까 두렵습니다.”
 
126
하니, 유표가 말하기를,
 
127
“신야로 가서 현덕에게 손님들을 맞이해 달라 청하시오.”
 
128
했다. 채모가 마음속으로 계략이 적중했다고 기뻐하며 사람을 보내어 현덕에게 양양으로 와달라고 청했다.
 
 
129
卻說玄德奔回新野,自知失言取禍,未對 衆人言之。忽使者至,請赴襄陽。孫乾曰:“昨見主公匆匆而回,意甚不樂。愚意度之,在荊州必有事故。今忽請赴會,不可輕往。”玄德方將前項事訴與諸人。雲長曰:“兄自疑心語失。劉荊州並無嗔責之意。外人之言,未可輕信。襄陽離此不遠,若不去,則荊州反生疑矣。”玄德曰:“雲長之言是也。”張飛曰:“筵無好筵,會無好會,不如休去。”趙雲曰:“某將馬步軍三百人同往,可保主公無事。”玄德曰:“如此甚好。”
 
130
한편, 현덕이 신야로 돌아왔지만 스스로 실언하여 재앙을 부른 것을 알고 아직 사람들에게 그 일을 말하지 않았다. 문득 사자가 와서 그에게 양양으로 갈 것을 청했다. 손건이 말하기를,
 
131
“어제 보니 주공께서 황급히 돌아오시는데 마음이 몹시 언짢아 보였습니다. 제가 헤아려보니 형주에서 필시 사고가 있었습니다. 지금 갑자기 모임에 오라 청하다니 가벼이 가서는 안 됩니다.”
 
132
했다. 현덕이 이제야 그전 일을 사람들에게 털어놓았다. 운장이 말하기를,
 
133
“형이 스스로 실언했을까 걱정하는 것이오. 게다가 유 형주께서 성내어 꾸짖는 뜻도 없었소. 남의 말이란 함부로 믿을 게 못 되오. 양양이 여기서 멀지 않은데 만약 가지 않으면 형주에서 도리어 의심을 하겠소.”
 
134
하니, 현덕이 말하기를,
 
135
“운장의 말이 맞다.”
 
136
했다. 장비가 말하기를,
 
137
“술자리치고 좋은 술자리 없고, 모임치고 좋은 모임 없수. 가지 않는 게 낫겠수.”
 
138
했다. 조운이 말하기를,
 
139
“제가 마보군 3백을 거느리고 함께 가서 주공을 무사히 지키겠습니다.”
 
140
하니, 현덕이 말하기를,
 
141
“그렇다면 아주 좋겠소.”
 
142
했다.
 
 
143
遂與趙雲即日赴襄陽。蔡瑁出郭迎接,意甚謙謹。隨後劉琦、劉琮二子,引一班文武官僚出迎。玄德見二公子俱在,並不疑忌。是日請玄德於館舍暫歇。趙雲引三百軍圍繞保護。雲披甲掛劍,行坐不離左右。劉琦告玄德曰:“父親氣疾作,不能行動,特請叔父待客,撫勸各處守收之官。”玄德曰:“吾本不敢當此;既有兄命,不敢不從。”
 
144
조운과 더불어 그날 바로 양양으로 갔다. 채모가 성곽을 나와 영접하여 아주 공손하고 조심스러웠다. 이어서 유기와 유종 두 아들이 문무관료들을 이끌고 나와 맞이했다. 현덕이 (유표의) 두 아들이 모두 있는 것을 보고 더욱 의심하지 않았다. 이날 현덕에게 관사에서 잠시 쉴 것을 청하니, 조운이 3백 군사를 이끌고 빙 둘러싸 보호했다. 조운이 갑옷을 입고 칼을 차고 유비 곁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유기가 현덕에게 고하기를,
 
145
“부친께서 기질(호흡기 병)이 나서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특별히 숙부께 손님들을 맞아 곳곳을 다스리는 관리들을 위무할 것을 청하였습니다.”
 
146
하니, 현덕이 말하기를,
 
147
“내 본래 감히 이런 일을 맡을 수 없으나 형께서 명령하시니 감히 따르지 않을 수 없었네.”
 
148
했다.
 
 
149
次日,人報九郡四十二州官員,俱已到齊。蔡瑁預請蒯越計議曰:“劉備世之梟雄,久留於此,後必爲害,可就今日除之。”越曰:“恐失士民之望。”瑁曰:“吾已密領劉荊州言語在此。”越曰:“既如此,可預作准備。”瑁曰:“東門峴山大路,已使吾弟蔡和引軍守把;南門外已使蔡中守把;北門外已使蔡勳守把。止有西門不必守把:前有檀溪阻隔,雖有數萬之 衆,不易過也。”越曰:“吾見趙雲行坐不離玄德,恐難下手。”瑁曰:“吾伏五百軍在城內准備。”越曰:“可使文聘、王威二人另設一席於外廳,以待武將。先請住趙雲,然後可行事。”瑁從其言。
 
150
다음날 9군 42주의 관원들이 모두 도착해 있다고 보고했다. 채모가 미리 괴월을 불러 계책을 논의하여 말하기를,
 
151
“유비는 세상의 효웅(지혜와 용기가 뛰어난 인물)이라 여기 오래 머물게 하면 뒷날 반드시 해롭소. 오늘 제거해야 하오.”
 
152
하니, 괴월이 말하기를,
 
153
“선비와 백성들의 기대를 저버릴까 두렵소.”
 
154
했다. 채모가 말하기를,
 
155
“내 이미 은밀히 유 형주의 말씀을 받들어 여기에 왔소.”
 
156
하니, 괴월이 말하기를,
 
157
“그렇다면 미리 준비해야겠소.”
 
158
했다. 채모가 말하기를,
 
159
“동문 밖 현산 큰길에 벌써 내 아우 채화에게 병력을 이끌고 지키고 있으라고 시켰소. 남문 밖에도 이미 채중에게 지키라고 시켰소. 북문 밖에도 이미 채훈에게 지키라고 시켰소. 서문은 지킬 필요가 없는 게, 단계가 가로막아서 비록 수만 명이라도 쉽게 지날 수가 없소.”
 
160
했다. 괴월이 말하기를,
 
161
“내가 보니 조운이 현덕 곁을 떠나지 않아 손쓰기가 어려울까 걱정이오.”
 
162
하니, 채모가 말하기를,
 
163
“내가 5백 군사를 성안에 매복시켜서 준비했소.”
 
164
했다. 괴월이 말하기를,
 
165
“문빙과 왕위 두 사람에게 따로 외청에 술자리를 마련하여 무장들을 대접하시오. 먼저 조운을 거기에 불러 앉힌 뒤에 거사해야 하오.”
 
166
했다. 채모가 그 말에 따랐다.
 
 
167
當日殺牛宰馬,大張筵席。玄德乘的盧馬至州衙,命牽入後園拴系。 衆官皆至堂中。玄德主席,二公子兩邊分坐,其餘各依次而坐。趙雲帶劍立於玄德之側。文聘、王威入請趙雲赴席。雲推辭不去。玄德令雲就席,雲勉強應命而出。蔡瑁在外收拾得鐵桶相似,將玄德帶來三百軍,都遣歸館舍,只待半酣,號起下手。
 
168
그날 소와 말을 잡아서 크게 연회를 베풀었다. 현덕은 타고 온 적로마를 고을의 관청에 이르자 후원에 끌고가서 묶어놓으라고 명했다. 관리들이 모두 당 안으로 들어오자, 현덕이 주석에 앉고 두 공자가 양쪽에 나눠 앉았다. 나머지 사람들도 차례대로 앉았다. 조운이 칼을 차고 현덕 곁에 섰다. 문빙과 왕위가 들어와 조운에게 (따로) 술자리에 갈 것을 청했다. 조운이 사양하고 가지 않자, 현덕이 조운에게 술자리로 가라고 했다. 조운이 마지못해 명령에 응하여 나갔다. 채모가 바깥에 조치한 것이 철통 같아서 현덕이 이끌고 온 3백 군사를 모두 관사로 돌아가게 했다. 이제 술이 거나해지기를 기다려 신호가 떨어지면 손을 쓸 것이었다.
 
 
169
酒至三巡,伊籍起把盞,至玄德前,以目視玄德,低聲謂曰:“請更衣,”玄德會意,即起如廁,伊籍把盞畢,疾入後園,接著玄德,附耳報曰:“蔡瑁設計害君,城外東、南、北三處,皆有軍馬守把。惟西門可走,公宜速逃!”玄德大驚,急解的盧馬,開後園門牽出,飛身上馬,不顧從者,匹馬望西門而走。門吏問之,玄德不答,加鞭而出。門吏當之不住,飛報蔡瑁。瑁即上馬,引五百軍隨後追趕。
 
170
술이 세 순배 돌자 이적이 일어나 술잔을 잡고 현덕에게 다가와서 눈짓을 하며 나지막히 말하기를,
 
171
“뒷간으로 가시지요.”
 
172
하니, 현덕이 알아차리고 바로 일어나 뒷간으로 갔다. 이적이 술잔을 비우고 뒷뜰로 서둘러 들어가 현덕을 만나서 귓속말로 알려 말하기를,
 
173
“채모가 계략을 꾸며 공을 해치려 합니다. 성 밖의 동, 남, 북 세 곳은 모두 군마들이 지키고 있습니다. 오직 서문으로 피할 수 있으니 어서 달아나십시오!”
 
174
했다. 현덕이 크게 놀라 적로마를 급히 풀어 뒷뜰 문을 열고 끌고 나가 번개같이 말에 올라 종자들을 찾아보지 않고 홀로 말을 달려 서문쪽으로 달아났다. 문지기가 묻지만 현덕이 답하지 않고 채찍을 가해 나갔다. 문지기가 막지 못해 채모에게 급히 보고했다. 채모가 바로 말에 올라 5백 군사를 이끌고 뒤쫓았다.
 
 
175
卻說玄德撞出西門,行無數裏,前有大溪,攔住去路,那檀溪闊數丈,水通襄江,其波甚緊。玄德到溪邊,見不可渡,勒馬再回,遙望城西塵頭大起,追兵將至。玄德曰:“今番死矣!”遂回馬到溪邊。回頭看時,追兵已近。玄德著慌,縱馬下溪。行不數步,馬前蹄忽陷,浸濕衣袍。玄德乃加鞭大呼曰:“的盧,的盧!今日妨吾!”言畢,那馬忽從水中湧身而起,一躍三丈,飛上西岸。
 
176
한편, 현덕이 서문을 튀어나가 몇 리 못 가서 앞에 큰 냇물이 갈 길을 가로막았다. 이곳 단계는 너비가 몇 길이고 물이 양강으로 흘러드는데 물살이 아주 거셌다. 현덕이 냇가에 이르러 넘지 못할 것 같아서 말고삐를 잡아 되돌아갔지만 저 멀리 성 서쪽으로 먼지가 크게 일어나 추격병이 곧 닥칠 것같았다. 현덕이 말하기를,
 
177
“이번에 죽겠구나!”
 
178
하고, 말을 돌려 냇가로 되돌아갔다. 머리를 돌려 바라보니 추격병이 이미 가까웠다. 현덕이 황급해져서 냇물로 말을 내달렸다. 몇발 못 가서 앞 말발굽이 갑자기 물에 푹 빠져 옷이 젖었다. 현덕이 채찍을 가해 크게 외치기를,
 
179
“적로, 적로야! 오늘 나를 해칠테냐!”
 
180
했다. 말을 마치자 적로마가 홀연히 물속에서 치솟아오르는데 한번에 세 길을 뛰어 날듯이 서쪽 언덕에 올랐다.
 
 
181
玄德如從雲霧中起。後來蘇學士有古風一篇,單詠躍馬檀溪事。詩曰:“老去花殘春日暮,宦遊偶至檀溪路;停驂遙望獨徘徊,眼前零落飄紅絮。暗想鹹陽火德衰,龍爭虎鬥交相持;襄陽會上王孫飲,坐中玄德身將危。逃生獨出西門道,背後追兵複將到;一川煙水漲檀溪,急叱征騎往前跳。馬蹄蹄碎青玻璃,天風響處金鞭揮。耳畔但聞千騎走,波中忽見雙龍飛。西川獨霸真英主,坐下龍駒兩相遇。檀溪溪水自東流,龍駒英主今何處!臨流三歎心欲酸,斜陽寂寂照空山;三分鼎足渾如夢,蹤跡空留在世間。”
 
182
현덕이 마치 구름과 안개를 뚫고 솟아오르는 듯했다. 뒷날 소학사(蘇軾)가 고풍(고시) 한편을 지어 (현덕이) 말을 타고 단계를 뛰어넘은 일을 읊었다. 시에 이르기를,
 
183
“늙어서 꽃이 지던 봄날 저녁에, 부임하러 가다 단계를 지나게 되었네. 말을 세워 멀리 바라보며 홀로 배회하는데, 눈앞에 붉은 꽃잎들이 흩날려 떨어졌네. 가만히 생각하니 함양의 화덕(火德)이 시들고, 용과 호랑이가 맞붙어 싸웠다네. 양양의 모임에서 왕손이 술을 마시다가, 그 자리의 현덕이 장차 위태로웠지. 살길을 찾아 홀로 서문 길로 달아나지만, 뒤에는 추격병이 곧 따라붙겠네. 물보라 자욱한 단계 냇가에서, 황급히 고함쳐서 말이 뛰어 올랐네. 말발굽마다 파란 유리가 부서지는 듯, 바람을 가르며 금빛채찍 휘둘렀네. 귓가에는 1천 기병이 뒤쫓는 소리가 들리고, 물결 가운데에 홀연히 한 쌍의 용이 날았구나. 서천을 홀로 제패할 진정한 영주가, 용같은 말을 탔으니 서로 만난 것이라. 단계의 냇물은 절로 동쪽으로 흐르건만 용구와 영주는 지금은 어디에 있는가? 물가에서 세 번 탄식하니 마음이 스산한데, 석양은 쓸쓸히 빈 산을 비추네. 솥발 같이 세 나라로 나뉘었던 일이 온통 꿈 같고, 그 자취만 덧없이 세간에 남아 있구나!”
 
184
하였다.
 
 
185
玄德躍過溪西,顧望東岸。蔡瑁已引軍趕到溪邊,大叫:“使君何故逃席而去?”玄德曰:“吾與汝無仇,何故欲相害?”瑁曰:“吾並無此心。使君休聽人言。”玄德見瑁手將拈弓取箭,乃急撥馬望西南而去。瑁謂左右曰:“是何神助也?”方欲收軍回城,只見西門內趙雲引三百軍趕來。正是:躍去龍駒能救主,追來虎將欲誅仇。
 
186
현덕이 시냇물 서쪽으로 뛰어넘어서 고개를 돌려 동쪽 물가를 바라보니, 채모가 이미 군사들을 이끌고 냇가에 이르러서 크게 외치기를,
 
187
“사군께서 무슨 까닭으로 술자리를 벗어나 가십니까?”
 
188
했다. 현덕이 말하기를,
 
189
“내가 너와 원수진 일이 없는데 무슨 까닭으로 (나를) 해치려 하느냐?”
 
190
하니, 채모가 말하기를,
 
191
“저는 그런 마음을 품은 일이 없습니다. 사군께서는 남의 말을 듣지 마십시오.”
 
192
했다. 현덕이 보니 채모의 부하 장수가 활을 집어들어 화살을 매겼다. (현덕은) 이에 급히 말머리를 돌려 서남쪽으로 달아났다. 채모가 좌우에게 말하기를,
 
193
“이것은 어떤 신이 도와주는 것인가?”
 
194
하였다. 막 군사를 거두어 성으로 돌아가려는데, 서문 안에서 조운이 3백 군사를 이끌고 뒤쫓아왔다. 이야말로, 뛰어오른 용마가 주공을 구했는데, 뒤쫓아 온 호랑이 같은 장수가 원수를 죽이려 하네.
 
 
195
未知蔡瑁性命如何,且聽下文分解。
 
196
채모의 목숨이 어찌될지 모르겠구나. 다음 회의 이야기를 들으면 풀릴 것이오.
【원문】제34회 채 부인은 병풍 뒤에서 밀담을 엿듣고 유황숙은 말을 타고 단계를 뛰어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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