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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 ◈
◇ 제8회 사도 왕윤이 교묘하게 연환계를 사용하고 태사 동탁이 봉의정에서 크게 우아성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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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년경
나관중
1
삼국지연의 (三國志演義) 第八回 王司徒巧使連環計 董太師大鬧鳳儀亭
2
제8회 사도 왕윤이 교묘하게 연환계를 사용하고 태사 동탁이 봉의정에서 크게 우아성쳤다.
 
 
3
卻說蒯良曰:“今孫堅已喪,其子皆幼。乘此虛弱之時,火速進軍,江東一鼓可得。若還屍罷兵,容其養成氣力,荊州之患也。”表曰:“吾有黃祖在彼營中,實忍棄之?”良曰:“舍一無謀黃祖而取江東,有何不可?”表曰:“吾與黃祖心腹之交,舍之不義。”遂送桓階回營,相約以孫堅屍換黃祖。 孫策換回黃祖,迎接靈柩,罷戰回江東,葬父於曲阿之原。喪事已畢,引軍居江都,招賢納士,屈己待人,四方豪傑,漸漸投之。不在話下。
 
4
각설, 괴량이 말하기를,
 
5
“지금 손견이 이미 죽었고, 그 아들들이 모두 어립니다. 이 허약한 때를 이용하여 급히 진군하면 강동은 북을 한번 쳐서 얻을 수 있습니다. 만약 시체를 돌려주고 군사를 물리면 그 사기와 힘을 양성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니 형주의 우환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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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유표가 말하기를,
 
7
“황조가 저들의 진영에 있는데 차마 어찌 그를 버리느냐?”
 
8
하였다. 괴량이 말하기를,
 
9
“꾀 없는 황조를 버리고 강동을 취하는 것이 어찌 불가합니까?”
 
10
하니, 유표가 말하기를,
 
11
“나와 황조는 마음을 터놓는 친구다. 그를 버리는 것은 의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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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마침내 환계를 영채로 돌려보내고, 손견의 시체와 황조를 교환하기로 서로 약속했다. 손책은 황조를 돌려보내고 (손견의) 영구를 맞이하여 전쟁을 끝내고 강동으로 돌아가서, 아버지를 곡아의 언덕에 장사지냈다. 상례를 다 치른 후 군사를 이끌고 강도에 머물러 어진 선비를 불러 모으고, 자신을 낮추고 남을 대우하니, 사방의 호걸들이 점점 모여든 것은 말할 나위가 없었다.
 
 
13
卻說董卓在長安,聞孫堅已死,乃曰:“吾除卻一心腹之患也!”問:“其子年幾歲矣?”或答曰十七歲,卓遂不以爲意。自此愈加驕橫,自號爲“尚父”,出入僭天子儀仗;封弟董旻爲左將軍、鄠侯,侄董璜爲侍中,總領禁軍。董氏宗族,不問長幼,皆封列侯。離長安城二百五十裏,別築郿塢,役民夫二十五萬人築之:其城郭高下厚薄一如長安,內蓋宮室,倉庫屯積二十年糧食;選民間少年美女八百人實其中,金玉、彩帛、珍珠堆積不知其數;家屬都住在內。卓往來長安,或半月一回,或一月一回,公卿皆候送於橫門外;卓常設帳於路,與公卿聚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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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동탁은 장안에서 손견이 이미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말하기를,
 
15
“내 마음 속의 걱정거리가 하나 없어졌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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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다. 그리고 묻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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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들이 몇 살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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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누군가가 답하기를 열일곱 살이라고 했다. 동탁은 마침내 마음 쓸 일이 없겠다고 생각하여 이로부터 교만해져서 제멋대로 상부(임금이 신하를 대우하여 부르는 칭호)라 부르게 하고, 출입할 때 천자의 의장을 주제넘게 차리며, 아우 동민을 좌장군 호후에 봉하고, 조카 동황을 시중으로 삼아 금군을 거느리게 했다. 동씨 종족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열후에 봉했다. 장안성에서 2백 5십 리 떨어진 곳에 따로 미오성을 쌓았는데, 25만 명의 백성을 동원하여 그것을 건축하였다. 그 성곽의 높이와 두께가 장안성과 같았고, 성 안에는 궁실과 창고를 지어 20년간 먹을 양식을 쌓아두었으며, 민간의 어린 미녀 8백 명을 뽑아 그 속에 채우고 금과 옥, 채색 비단, 진기한 구슬을 쌓아둔 것이 그 수를 알 수 없었으며, 동탁의 가족이 모두 그 속에 살았다. 동탁은 혹 반년에 한번씩, 혹 한 달에 한번씩 장안에 왕래하였는데, 공경은 모두 횡문(장안성 북서쪽의 문) 밖에서 마중하거나 배웅하였다. 동탁은 오가는 길에 장막을 설치하고 공경과 더불어 술을 마셨다.
 
 
19
一日,卓出橫門,百官皆送,卓留宴,適北地招安降卒數百人到。卓即命於座前,或斷其手足,或鑿其眼睛,或割其舌,或以大鍋煮之。哀號之聲震天,百官戰栗失箸,卓飲食談笑自若。又一日,卓於省台大會百官,列坐兩行。酒至數巡,呂布徑入,卓耳邊言不數句,卓笑曰:“原來如此。”命呂布於筵上揪司空張溫下堂。百官失色。不多時,侍從將一紅盤,托張溫頭入獻。百官魂不附體。卓笑曰:“諸公勿驚。張溫結連袁術,欲圖害我,因使人寄書來,錯下在吾兒奉先處。故斬之。公等無故,不必驚畏。” 衆官唯唯而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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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동탁이 횡문을 나서는데 백관이 모두 배웅을 나왔다. 동탁이 잔치를 열었는데, 마침 북쪽 땅에서 귀순한 병졸 수백 명이 이르렀다. 동탁이 즉시 앉은 자리에서 명령하기를, 어떤 사람은 손발을 자르고 어떤 사람은 눈을 파내며 어떤 사람은 혀를 자르고 어떤 사람은 큰 솥에 삶으라고 했다. 슬퍼서 울부짖는 소리가 하늘을 진동하였고, 백관들이 전율하여 수저를 떨어뜨렸다. 동탁은 마시고 먹으며 태연자약하게 담소하였다. 또 하루는 동탁이 여러 부서와 어사대의 백관을 모아서 두 줄로 벌여 앉히고 술을 내어 몇 순배 돌자, 여포가 곧바로 들어와서 동탁의 귀에다 몇 마디 하니 동탁이 웃으면서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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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그렇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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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서 여포에게 명하여 그 자리에서 사공 장온을 당 아래로 끌어내리라고 했다. 백관이 실색하였는데 오래지 않아서 시종이 붉은 쟁반에 장온의 머리를 받쳐들고 왔다. 백관이 (혼비백산하여) 혼이 몸에 붙어있지 않았다. 동탁은 웃으면서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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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놀라지 마시오. 장온이 원술과 결탁하여 나를 해치려고 하였소. (원술이) 사람을 시켜 편지를 보내왔는데 착오로 우리 봉선의 처소로 배달되었소. 그래서 목을 베었소. 공들은 무고하니 놀랄 필요는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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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다. 여러 관리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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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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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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司徒王允歸到府中,尋思今日席間之事,坐不安席。至夜深月明,策杖步入後園,立於荼蘼架側,仰天垂淚。忽聞有人在牡丹亭畔,長籲短歎。允潛步窺之,乃府中歌伎貂蟬也。其女自幼進入府中,教以歌舞,年方二八,色伎俱佳,允以親女待之。是夜允聽良久,喝曰:“賤人將有私情耶?”貂蟬驚跪答曰:“賤妾安敢有私!”允曰:“汝無所私,何夜深於此長歎?”蟬曰:“容妾伸肺腑之言。”允曰:“汝勿隱匿,當實告我。”蟬曰:“妾蒙大人恩養,訓習歌舞,優禮相待,妾雖粉身碎骨,莫報萬一。近見大人兩眉愁鎖,必有國家大事,又不敢問。今晚又見行坐不安,因此長歎。不想爲大人窺見。倘有用妾之處,萬死不辭!”
 
28
사도 왕윤이 (사도의) 부중으로 돌아와 그날 잔치자리에서 있었던 일을 깊이 생각하니 앉은 자리가 편치 않았다. 밤이 깊어 달이 밝았다. 지팡이를 짚고 후원에 걸어 들어가서 겨우살이 시렁 옆에 서서 하늘을 우러러 눈물을 흘렸다. 갑자기 모란정 가에서 사람이 탄식하는 소리를 듣고, 왕윤이 가만히 엿보니 그것은 부중의 기녀 초선이었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부중에 들어와 가무를 배웠고, 나이 바야흐로 16살에 미모와 재주가 모두 뛰어나서 왕윤이 친딸처럼 대하고 있었다. 그날 밤에 왕윤이 오래동안 초선의 탄식을 듣고 있다가, 꾸짖어 말하기를,
 
29
“천한 것이 정인이라도 생겼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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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초선이 놀라 꿇어앉아 대답하기를,
 
31
“천첩이 어찌 감히 정인이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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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다. 왕윤이 말하기를,
 
33
“네가 정인이 없다면 어찌하여 밤이 깊었는데 여기에서 탄식을 하느냐?”
 
34
하니, 초선이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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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슴 속의 말을 할테니 들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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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다. 왕윤이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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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숨기지 말고 마땅히 사실대로 나에게 고하여라.”
 
38
하니, 초선이 말하기를,
 
39
“저는 대인의 은혜를 입어 가무를 익히고 예의로 대접받았습니다. 제가 비록 몸이 가루가 되고 뼈가 부숴진들 만분의 일이나 보답하겠습니까. 요즈음 대인의 미간에 수심이 가득한 것을 보니 반드시 나라에 큰일이 있는 듯한데 감히 묻지 못했습니다. 오늘 저녁에도 거동이 불안한 것을 보고 그로 인해 길게 탄식했습니다. 뜻밖에 대인께서 (저의 행동을) 엿보게 되었으니 만약 제가 쓰일 곳이 있다면 만 번 죽어도 사양치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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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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允以杖擊地曰:“誰想漢天下卻在汝手中耶!隨我到畫閣中來。”貂蟬跟允到閣中,允盡叱出婦妾,納貂蟬於坐,叩頭便拜。貂蟬驚伏於地曰:“大人何故如此?”允曰:“汝可憐漢天下生靈!”言訖,淚如泉湧。貂蟬曰:“適間賤妾曾言:但有使令,萬死不辭。”允跪而言曰:“百姓有倒懸之危,君臣有累卵之急,非汝不能救也。賊臣董卓,將欲篡位;朝中文武,無計可施。董卓有一義兒,姓呂,名布,驍勇異常。我觀二人皆好色之徒,今欲用連環計,先將汝許嫁呂布,後獻與董卓;汝於中取便,諜間他父子反顏,令布殺卓,以絕大惡。重扶社稷,再立江山,皆汝之力也。不知汝意若何?”貂蟬曰:“妾許大人萬死不辭,望即獻妾與彼。妾自有道理。”允曰:“事若泄漏,我滅門矣。”貂蟬曰:“大人勿憂。妾若不報大義,死於萬刃之下!”允拜謝。
 
42
왕윤은 지팡이로 땅을 치며 말하기를,
 
43
“한나라의 천하가 네 손안에 있을 줄 누가 생각이나 했겠느냐? 나를 따라 화각(그림으로 장식한 방)으로 들어오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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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다. 초선이 왕윤을 따라서 화각에 들어가니 부인과 첩을 모두 쫓아내고 초선을 자리에 앉게 했다. 그리고 머리를 조아리고 절을 했다. 초선이 놀라 바닥에 엎드리며 말하기를,
 
45
“대인께서 무엇 때문에 이리 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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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왕윤이 말하기를,
 
47
“너는 한나라의 천하 백성들을 불쌍히 여겨야 한다.”
 
48
하고, 말을 마치자 눈물이 샘솟듯 하였다. 초선이 말하기를,
 
49
“방금도 제가 말씀드렸듯이, 시킬 일이 있으시면 만번 죽어도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50
하였다. 왕윤이 꿇어앉아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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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들은 거꾸로 매달리듯 위태롭고 임금과 신하는 계란을 쌓은 듯 위급하다. 네가 아니면 이것을 구할 수가 없구나. 역적 동탁이 장차 임금자리를 빼앗으려 하는데, 조정의 문무백관은 시행해 볼 계책이 없다. 동탁에게 한 양아들이 있는데 성은 여씨이고 이름은 포로 빼어난 용기를 지녔다. 내가 보니 이 두 사람이 모두 호색의 무리다. 지금 연환계(차례차례 교묘하게 짠 계략)를 쓰고 싶은데, 먼저 너를 여포에게 시집가게 허락한 다음에 동탁에게 바칠 것이니, 너는 중간에서 편한 대로 해서 그 부자가 분노하도록 이간질하여 여포로 하여금 동탁을 죽여서 큰 악을 근절하게 해라. 그러니 사직을 거듭 붙들고 강산을 다시 세우는 것이 모두 네 힘에 달려있다. 네 뜻이 어떠한지 모르겠구나.”
 
52
하니, 초선이 말하기를,
 
53
“저는 대인에게 만번 죽어도 사양하지 않겠다고 허락하였으니 즉시 첩을 저들에게 바치기를 바랍니다. 첩에게도 나름대로 방법이 있습니다.”
 
54
하였다. 왕윤이 말하기를,
 
55
“이 일이 만약 누설되면 나는 멸문을 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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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초선이 말하기를,
 
57
“대인께서는 염려하지 마십시오. 첩이 만약 대의를 갚지 못한다면 만 개의 칼날 아래 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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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다. 왕윤이 절하고 감사했다.
 
 
59
次日,便將家藏明珠數顆,令良匠嵌造金冠一頂,使人密送呂布。布大喜,親到王允宅致謝。允預備嘉肴美饌;候呂布至,允出門迎迓,接入後堂,延之上坐。布曰:“呂布乃相府一將,司徒是朝廷大臣,何故錯敬?”允曰:“方今天下別無英雄,惟有將軍耳。允非敬將軍之職,敬將軍之才也。”布大喜。允殷勤敬酒,口稱董太師並布之德不絕。布大笑暢飲。允叱退左右,只留侍妾數人勸酒。酒至半酣,允曰:“喚孩兒來。”少頃,二青衣引貂蟬豔妝而出。布驚問何人。允曰:“小女貂蟬也。允蒙將軍錯愛,不異至親,故令其與將軍相見。”便命貂蟬與呂布把盞。貂蟬送酒與布。兩下眉來眼去。
 
60
다음날 (왕윤은) 집안에서 소장하던 빛이 고운 구슬 몇 개를 가지고 가서 솜씨 좋은 장인에게 그 구슬을 박은 금관 한 개를 만들게 하여 남몰래 사람을 시켜 여포에게 보냈다. 여포가 크게 기뻐하여 직접 왕윤의 집에 와서 감사를 표했다. 왕윤은 미리 좋은 안주와 음식을 마련하여 여포가 오기를 기다렸다가 왕윤이 문밖에 나가 그를 영접하여 후당에 들게 하여 윗자리에 오르게 했다. 여포가 말하기를,
 
61
“저는 승상부의 한 장수이고, 사도께서는 조정의 대신인데, 무슨 까닭으로 예의에 맞지 않게 저를 공경하십니까?”
 
62
하니, 왕윤이 말하기를,
 
63
“지금 천하에는 특별히 뛰어난 영웅이 없고 오직 장군이 있을 뿐입니다. 나는 장군의 직위를 공경하는 것이 아니라 장군의 재능을 공경하는 것이오.”
 
64
하였다. 여포가 크게 기뻐하였다. 왕윤이 정성스럽게 술을 권하고 입으로 동탁과 여포의 덕을 끊임없이 칭찬했다. 여포가 크게 웃으면서 통쾌하게 술을 마셨다. 왕윤이 좌우(시중드는 사람)를 물러가게 하고 오직 시첩 몇 사람을 머무르게 하여 술을 권했다. 술이 반쯤 취하자 왕윤이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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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애를 불러오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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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다. 조금 지나자 두 시녀가 예쁘게 꾸민 초선을 이끌고 나왔다. 여포가 놀라서 누구냐고 물었다. 왕윤이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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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 초선입니다. 내가 장군의 과분한 사랑을 받아 친척이나 다름이 없기에 그래서 장군에게 뵈게 한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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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초선을 시켜 여포에게 잔을 올리게 했다. 초선이 여포에게 술을 올리니 둘이서 눈짓으로 마음을 전했다.
 
 
69
允佯醉曰:“孩兒央及將軍痛飲幾杯。吾一家全靠著將軍哩。”布請貂蟬坐,貂蟬假意欲入。允曰:“將軍吾之至友,孩兒便坐何妨。”貂蟬便坐於允側。呂布目不轉睛的看。又飲數杯,允指蟬謂布曰:“吾欲將此女送與將軍爲妾,還肯納否?”布出席謝曰:“若得如此,布當效犬馬之報!”允曰:“早晚選一良辰,送至府中。”布欣喜無限,頻以目視貂蟬。貂蟬亦以秋波送情。少頃席散,允曰:“本欲留將軍止宿,恐太師見疑。”布再三拜謝而去。過了數日,允在朝堂,見了董卓,趁呂布不在側,伏地拜請曰:“允欲屈太師車騎,到草舍赴宴,未審鈞意若何?”卓曰:“司徒見招,即當趨赴。”允拜謝歸家,水陸畢陳,於前廳正中設座,錦繡鋪地,內外各設幃幔。
 
70
왕윤이 취한 척하며 말하기를,
 
71
“애야, 장군께서 실컷 마시도록 몇 잔 더 올려 간청해라. 우리 일가가 모두 장군에게 의지해야겠다.”
 
72
하였다. 여포가 초선에게 앉으라고 청하니, 초선이 짐짓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왕윤이 말하기를,
 
73
“장군께서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인데 네가 앉은들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
 
74
하니, 초선이 왕윤의 옆에 앉았다. 여포는 (초선을) 눈 한 번 깜박하지 않고 보았다. 또 몇 잔을 마신 다음, 왕윤이 초선을 가리키며 여포에게 이르기를,
 
75
“나는 장차 이 아이를 장군의 첩으로 드릴까 하는데 장군이 받아들일지 모르겠소.”
 
76
하니, 여포가 자리에서 일어나 사례하며 말하기를,
 
77
“만약 이 아이를 얻을 수 있다면 제가 마땅히 개와 말과 같이 보답할 것입니다.”
 
78
하였다. 왕윤이 말하기를,
 
79
“조만간 좋은 날을 택하여 (장군의) 부중으로 보내드리겠소.”
 
80
하였다. 여포가 무한히 기뻐하며 자주 초선에게 눈짓하였다. 초선도 또한 추파를 던져 정을 보냈다. 조금 있다가 술자리를 끝내고 왕윤이 말하기를,
 
81
“내 생각 같아서는 장군을 여기에 머물러 자게 하고 싶지마는 태사께서 의심할까 두렵습니다.”
 
82
하니 여포가 재삼 절하여 사례하고 갔다. 며칠이 지난 후, 왕윤이 조정에서 동탁을 만났는데, 여포가 옆에 없는 틈을 타서 바닥에 엎드려 절을 올리며 청하기를,
 
83
“제가 태사의 거마가 누추한 저의 집 잔치에 도착하기를 바라는데, 태사의 뜻이 어떠한지요?”
 
84
하니 동탁이 말하기를,
 
85
“사도께서 초청을 하니 당연히 가야지요.”
 
86
하였다. 왕윤은 절하여 감사하고 집에 돌아와서 산해진미를 바깥 대청에 차려놓고 비단을 땅에 깔고 안팎으로 휘장을 둘렀다.
 
 
87
次日晌午,董卓來到。允具朝服出迎,再拜起居。卓下車,左右持戟甲士百餘,簇擁入堂,分列兩傍。允於堂下再拜,卓命扶上,賜坐於側。允曰:“太師盛德巍巍,伊、周不能及也。”卓大喜。進酒作樂,允極其致敬。天晚酒酣,允請卓入後堂。卓叱退甲士。允捧觴稱賀曰:“允自幼頗習天文,夜觀乾象,漢家氣數已盡。太師功德振於天下,若舜之受堯,禹之繼舜,正合天心人意。”卓曰:“安敢望此!”允曰:“自古有道伐無道,無德讓有德,豈過分乎!”卓笑曰:“若果天命歸我,司徒當爲元勳。”允拜謝。堂中點上畫燭,止留女使進酒供食。允曰:“教坊之樂,不足供奉;偶有家伎,敢使承應。”卓曰:“甚妙。”允教放下簾櫳,笙簧繚繞,簇捧貂蟬舞於簾外。
 
88
다음날 정오에 동탁이 도착하였다. 왕윤은 조복을 갖춰입고 나가 맞이하여 두 번 절하고 일어나 영접했다. 동탁이 수레에서 내리니 좌우에서 창을 든 무장병 백여 명이 빽빽이 둘러싸고 집으로 들어가서 양쪽 옆으로 늘어 섰다. 왕윤이 대청 아래에서 두 번 절하니 동탁이 부축해 오르게 하고 옆에 앉으라고 자리를 내주었다. 왕윤이 말하기를,
 
89
“태사의 성덕이 높고 높아서 이윤과 주공이라도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90
하니, 동탁이 매우 기뻐하였다. 술을 올리고 음악을 연주하게 하여 왕윤은 극진히 공경하여 동탁을 모셨다. 날이 저물고 술이 거나하게 취하여 왕윤은 동탁을 청하여 뒷채로 들어갔다. 동탁이 무장병을 물러가게 하고 왕윤이 술잔을 들어 축하하기를,
 
91
“저는 어려서부터 천문을 조금 익혔습니다. 밤에 하늘의 형상을 보니 한나라의 운수는 이미 다했고 태사의 공덕이 천하에 진동합니다. 마치 순임금이 요임금을 이어받고 우임금이 순임금을 잇듯이 하늘의 마음과 사람의 뜻이 딱 들어맞습니다. 동탁이 말하기를 어찌 감히 그것을 바라리요!”
 
92
하니, 왕윤이 말하기를,
 
93
“도를 지닌 사람이 무도한 사람을 치고 덕이 없는 사람이 덕이 있는 사람에게 양보했으니 어찌 과분하겠습니까?”
 
94
하였다. 동탁이 웃으며 말하기를,
 
95
“만약 천명이 나에게 돌아온다면 사도가 마땅히 원훈이 될 것이오.”
 
96
하니, 왕윤이 절하여 감사했다. 집안에 촛불이 밝혀지고 시녀들이 술과 음식을 올리는 것을 그치자 왕윤이 말하기를,
 
97
“교방(가무를 가르치던 곳)의 음악이 즐겁게 받드는 데 부족하니, 마침 저희집 기녀가 있어서 감히 즐거움을 잇도록 하겠습니다.”
 
98
하니, 동탁이 말하기를,
 
99
“아주 좋지요.”
 
100
했다. 왕윤이 발을 내리게 하고 생황소리 휘감아 도니 (무녀들이) 초선을 둘러싸고 (나와) 발 너머에서 춤을 추었다.
 
 
101
有詞贊之曰:“原是昭陽宮裏人,驚鴻宛轉掌中身,只疑飛過洞庭春。按徹《梁州》蓮步穩,好花風嫋一枝新,畫堂香暖不勝春。”又詩曰:“紅牙催拍燕飛忙,一片行雲到畫堂。眉黛促成遊子恨,臉容初斷故人腸。榆錢不買千金笑,柳帶何須百寶妝。舞罷隔簾偷目送,不知誰是楚襄王。”舞罷,卓命近前。貂蟬轉入簾內,深深再拜。卓見貂蟬顏色美麗,便問:“此女何人?”允曰:“歌伎貂蟬也。”卓曰:“能唱否?”允命貂蟬執檀板低謳一曲。正是:“一點櫻桃啟絳唇,兩行碎玉噴陽春。丁香舌吐衠鋼劍,要斬奸邪亂國臣。”卓稱賞不已。允命貂蟬把盞。卓擎杯問曰:“青春幾何?”貂蟬曰:“賤妾年方二八。”卓笑曰:“真神仙中人也!”允起曰:“允欲將此女獻上太師,未審肯容納否?”卓曰:“如此見惠,何以報德?”允曰:“此女得侍太師,其福不淺。”卓再三稱謝。允即命備氈車,先將貂蟬送到相府。卓亦起身告辭。允親送董卓直到相府,然後辭回。
 
102
그것을 찬양한 가사가 있는데 이르기를,
 
103
“본디는 (성제와 조비연의)소양궁 속의 사람인데, 놀란 기러기(무희) 빙그르르 몸 돌려 손바닥 위에서 춤을 추네. 동정호의 봄 속으로 날아가는가 의심했더니, 양주의 음악 맞추어 사뿐사뿐 연잎 밟듯, 꽃 바람에 새로난 가지 흔들리듯, 그림 장식 방안에 향기 그윽하니 춘심을 이기지 못하네.”
 
104
하였다. 또 시에 이르기를,
 
105
“상아 박자판 두들기니 제비가 바삐 날고, 한 조각 구름이 그림 장식 방에 이르렀네. 여인은 나그네의 한을 부추기는데, 고운 얼굴 처음으로 옛 사람의 생각 애절하구나. 느릅나무 열매(돈)로는 천금의 미소를 살 수 없고, 버들 가지(정인의 선물)에 어찌 온갖 보물이 달렸는가. 춤 끝나고 발 너머로 눈짓을 보내니, 초양왕이 누구인지 알 수가 없구나.”
 
106
라고 하였다. 춤이 끝나자 동탁이 앞으로 가까이 오라고 명했다. 초선이 몸을 돌려 발 안쪽으로 들어와서 깊이 두 번 절하였다. 동탁이 초선의 얼굴이 아름다운 것을 보고 곧 묻기를,
 
107
“이 여인은 누굽니까?”
 
108
하니, 왕윤이 말하기를,
 
109
“노래하는 기녀 초선입니다.”
 
110
했다. 동탁이 말하기를,
 
111
“노래를 할 수 있느냐?”
 
112
하니, 왕윤이 명하니 초선이 박자판을 치면서 나직하게 한 곡을 노래했다. 바로 이러하니,
 
113
“한 점 앵두같은 붉은 입술을 열고, 두 줄 부서진 옥(하얀 이) 사이로 봄날을 노래하네. 정향 향기 속에 강철 검을 토하여 나라를 어지럽히는 간신을 참하리라.”
 
114
였다. 동탁이 칭찬하여 마지 않았고, 왕윤은 초선에게 술잔을 올리게 했다. 동탁이 술잔을 잡고 묻기를,
 
115
“몇살 청춘인고?”
 
116
하니 초선이 말하기를,
 
117
“천첩 이제 열여섯입니다.”
 
118
하였다. 동탁 웃으면서 말하기를,
 
119
“정말 선녀 같구나!”
 
120
하니, 왕윤이 일어서며 말하기를,
 
121
“제가 이 애를 태사께 바치고 싶은데 즐거이 받아주실지 모르겠습니다.”
 
122
하였다. 동탁이 말하기를,
 
123
“이렇게 베푸시는데 무엇으로 갚아야겠소?”
 
124
하니, 왕윤이 말하기를,
 
125
“이 애가 태사를 모실 수 있다면 그 복이 얕은 것이 아닙니다.”
 
126
하였다. 동탁이 연거푸 칭찬하며 사례했다. 왕윤이 즉시 담요를 깐 수레를 준비하여 초선을 먼저 승상부에 보냈다. 동탁도 일어나 작별하니 왕윤이 몸소 동탁을 승상부까지 모신 뒤 인사하고 돌아왔다.
 
 
127
乘馬而行,不到半路,只見兩行紅燈照道,呂布騎馬執戟而來,正與王允撞見,便勒住馬,一把揪住衣襟,厲聲問曰:“司徒既以貂蟬許我,今又送與太師,何相戲耶?”允急止之曰:“此非說話處,且請到草舍去。”布同允到家,下馬入後堂。敘禮畢,允曰:“將軍何故怪老夫?”布曰:“有人報我,說你把氈車送貂蟬入相府,是何意故?”允曰:“將軍原來不知!昨日太師在朝堂中,對老夫說:‘我有一事,明日要到你家。’允因此准備小宴等候。太師飲酒中間,說:‘我聞你有一女,名喚貂蟬,已許吾兒奉先。我恐你言未准,特來相求,並請一見。’老夫不敢有違,隨引貂蟬出拜公公。太師曰:‘今日良辰,吾即當取此女回去,配與奉先。’將軍試思:太師親臨,老夫焉敢推阻?”
 
128
(왕윤이) 말을 타고 (집으로) 반쯤 오지도 못했는데, 두 줄 붉은 등불이 길을 밝히고 여포가 말을 몰고 창(방천화극)을 쥐고 오더니, 왕윤과 바로 마주쳤다. (여포가) 급히 말을 세우고 왕윤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성난 목소리로 묻기를,
 
129
“사도께서 초선을 이미 제게 허락하고서 이제 다시 태사께 주니 사람을 어찌하여 놀리십니까?”
 
130
하였다. 왕윤이 급히 제지하며 말하기를,
 
131
“여기서 말할 게 못 되니 내 집으로 갑시다.”
 
132
고 했다. 여포가 왕윤과 함께 집에 도착하자 말에서 내려 뒷채로 들어갔다. 예를 마친 뒤에, 왕윤이 말하기를,
 
133
“장군께서 무슨 일로 늙은이를 의심하시오?”
 
134
하니, 여포가 말하기를,
 
135
“어떤 사람이 내게 알려주기를 사도가 초선을 담요 깐 수레에 태워 승상부에 보냈다고 합디다. 이것이 무슨 까닭입니까?”
 
136
하였다. 왕윤이 말하기를,
 
137
“장군께서 잘 알지 못했구려! 어제 태사께서 조정에서 이 늙은이에게 말하기를,‘볼 일이 있어 내일 그대 집을 방문하겠소.’하기에 내가 작은 술자리를 마련하고 기다렸소. 태사께서 술을 드시던 중에 말씀하시기를,‘내 들으니 그대에게 딸이 하나 있어 이름이 초선인데, 이미 내 아들 봉선에게 허락하셨다지요. 나도 사도의 말씀대로 되지 않을까 걱정하여 일부러 찾아와서 한번 보려 하오.’하시기에, 늙은이가 감히 어길 수 없어 초선을 불러 양아버지께 인사 시켰소. 태사께서 말씀하시기를,‘오늘 길일이니 내가 바로 이 애를 데리고 가서 봉선과 짝 지어주겠소.’말씀하셨소. 장군께서 생각해보시오. 태사께서 친히 오셨는데 늙은이가 어찌 감히 거절하겠소?”
 
138
하였다.
 
 
139
布曰:“司徒少罪。布一時錯見,來日自當負荊。”允曰:“小女頗有妝奩,待過將軍府下,便當送至。”布謝去。次日,呂布在府中打聽,絕不聞音耗。徑入堂中,尋問諸侍妾。侍妾對曰:
 
 
140
“夜來太師與新人共寢,至今未起。”布大怒,潛入卓臥房後窺探。時貂蟬起於窗下梳頭,忽見窗外池中照一人影,極長大,頭戴束發冠;偷眼視之,正是呂布。貂蟬故蹙雙眉,做憂愁不樂之態,複以香羅頻拭眼淚。呂布窺視良久,乃出;少頃,又入。卓己坐於中堂,見布來,問曰:“外面無事乎?”布曰:“無事。”侍立卓側。卓方食,布偷目竊望,見繡簾內一女子往來觀覷,微露半面,以目送情。布知是貂蟬,神魂飄蕩。卓見布如此光景,心中疑忌,曰:“奉先無事且退。”布怏怏而出。
 
141
여포가 말하기를,
 
142
“사도! 용서해주십시오. 제가 잠시 잘못 생각했습니다. 내일 제가 회초리를 지고 오겠습니다.(사죄드린다는 말)”
 
143
하였다. 왕윤이 말하기를,
 
144
“딸아이에게 혼수와 화장품이 제법 있으니 장군부에 들를 때 드리겠소.”
 
145
하니, 여포가 사례하고 갔다. 다음날, 여포가 부중에서 알아보나 일체 소식을 들을 수 없었다. 그래서 (동탁의) 거처 안으로 들어가 여러 시첩에게 물으니 시첩이 말하기를,
 
146
“밤에 태사께서 새 사람과 함께 주무시고 이제까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147
하였다. 여포가 크게 성을 내어 동탁이 잠자는 방 뒤로 몰래 들어가 엿보았다. 이때 초선이 일어나 창문 아래에서 머리를 빗다가, 문득 창 밖 연못가에 사람의 그림자가 비치는데 극히 몸집이 크고 머리에 속발관(머리를 묶고 쓰는 관)을 썼다. 훔쳐보니 그가 바로 여포였다. 초선이 일부러 양 눈썹을 찡그리고 우수에 잠겨 슬픈 척하며 비단으로 자주 눈물을 닦았다. 여포가 한참 훔쳐보다가 나갔다 잠시 뒤 다시 들어왔다. 동탁이 이미 안방에 앉아 있다가 여포가 온 것을 보고 묻기를,
 
148
“밖에 별일이 없느냐?”
 
149
하니, 여포가
 
150
“별일 없습니다.”
 
151
하며, 동탁 옆에 모시고 섰다. 동탁이 밥을 먹을 때 여포가 훔쳐보니 수렴 안에 한 여자가 왔다갔다 하며 살펴보다가 살짝 내밀고 눈으로 정을 주었다. 여포가 초선인 것을 알고 정신이 혼미해졌다. 동탁이 여포의 이러한 광경을 보고 마음에 의심스럽고 꺼림칙해 말하기를,
 
152
“봉선아 별일 없으면 나가거라.”
 
153
하였다. 여포가 불만을 품고 나갔다.
 
 
154
董卓自納貂蟬後,爲色所迷,月餘不出理事。卓偶染小疾,貂蟬衣不解帶,曲意逢迎,卓心愈喜。呂布入內問安,正值卓睡。貂蟬於床後探半身望布,以手指心,又以手指董卓,揮淚不止。布心如碎。卓朦朧雙目,見布注視床後,目不轉睛;回身一看,見貂蟬立於床後。卓大怒,叱布曰:“汝敢戲吾愛姬耶!”喚左右逐出,今後不許入堂。呂布怒恨而歸,路遇李儒,告知其故。儒急入見卓曰:“太師欲取天下,何故以小過見責溫侯?倘彼心變,大事去矣。”卓曰:“奈何?”儒曰:“來朝喚入,賜以金帛,好言慰之,自然無事。”卓依言。次日,使人喚布入堂,慰之曰:“吾前日病中,心神恍惚,誤言傷汝,汝勿記心。”隨賜金十斤,錦二十匹。布謝歸,然身雖在卓左右,心實系念貂蟬。
 
155
동탁이 초선을 들인 뒤 여색에 사로 잡혀 한달 넘도록 나와서 정사를 보지 않았다. 동탁이 마침 가벼운 병에 걸리자 초선이 헌신적으로 돌보며 비위를 잘 맞춰주니 동탁이 속으로 더욱 기뻐했다. 여포가 들어와 문안 인사를 올리려는데 마침 동탁이 자고 있었다. 초선이 침상 뒤에서 몸을 반쯤 드러내 여포를 바라보며 손으로 가슴을 가리키고, 또 동탁을 가리키며 눈물을 뚝뚝 흘리며 그치지 않으니 여포가 마음이 부서지는 듯하였다. 동탁이 두 눈을 몽롱하게 뜨고 바라보니 여포가 침상 뒤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몸을 돌려 바라보니 초선이 침상 뒤에 서 있었다. 동탁이 대로하여 여포를 꾸짖기를,
 
156
“네가 감히 내 애첩을 희롱하냐!”
 
157
하고, 좌우를 불러 쫓아내고 이제부터 집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였다. 여포가 노하여 돌아가다가 길에서 이유와 만나 사연을 들려주었다. 이유가 급히 들어가 동탁을 뵙고 말하기를,
 
158
“태사께서 천하를 얻고자 하시는데, 어찌 작은 잘못으로 온후(여포)를 책망하십니까? 만약 그가 변심이라도 하면 대사를 그르칩니다.”
 
159
하니, 동탁이 말하기를,
 
160
“어찌할꼬?”
 
161
하였다. 이유가 말하기를,
 
162
“내일 아침에 불러들여서 금과 비단을 내리시고 좋은 말로 달래면 자연히 별 탈 없을 겁니다.”
 
163
하였다. 동탁이 그 말에 따라, 이튿날 사람을 시켜 여포를 불러 집안에 들이고 달래기를,
 
164
“내가 어제는 병중이라 정신이 흐릿하여 잘못 말하여 네 마음을 상하게 했으니 마음에 담지 마라.”
 
165
하고, 이어서 금 열 근과 비단 스무 필을 주었다. 여포가 사례하고 돌아가지만 몸은 비록 동탁 곁이라도 마음은 사실 초선 생각뿐이었다.
 
 
166
卓疾既愈,入朝議事。布執戟相隨,見卓與獻帝共談,便乘間提戟出內門,上馬徑投相府來;系馬府前,提戟入後堂,尋見貂蟬。蟬曰:“汝可去後園中鳳儀亭邊等我。”布提戟徑往,立於亭下曲欄之傍。良久,見貂蟬分花拂柳而來,果然如月宮仙子,——泣謂布曰:“我雖非王司徒親女,然待之如己出。自見將軍,許侍箕帚。妾已生平願足。誰想太師起不良之心,將妾淫汙,妾恨不即死;止因未與將軍一訣,故且忍辱偷生。今幸得見,妾願畢矣!此身已汙,不得複事英雄;願死於君前,以明妾志!”言訖,手攀曲欄,望荷花池便跳。
 
167
동탁의 병이 낫자 조정에 들어가 정사를 의논하였다. 여포가 방천화극(창)을 들고 수행하다가 동탁이 헌제와 함께 이야기하는 틈에 창을 들고 궁문을 나와 말에 올라 빨리 승상부로 갔다. 말을 승상부 앞에 묶어놓고 창을 쥔 채 뒷채에 들어가 초선을 찾았다. 초선이 말하기를,
 
168
“그대는 후원 가운데 있는 봉의정 옆에 가서 기다리세요.”
 
169
하니, 여포가 창을 쥐고 달려가 봉의정 아래 굽은 난간 옆에 섰다. 한참 뒤 초선이 꽃을 헤치고 버들가지 사이로 나타나니 과연 달나라 선녀 같았다. (초선이) 울면서 여포에게 말하기를,
 
170
“제가 비록 왕 사도 친딸은 아니지만 친자식처럼 대하셨소. 장군을 뵌 이후 (장군의) 시첩으로 허락하였는데, 제가 평생의 소원을 이미 이룬 듯 했습니다. 태사께서 나쁜 마음으로 제 몸을 더럽히실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바로 죽지 못한 게 한이지만 장군과 작별 인사도 못할 것 같아서 치욕을 견디며 목숨을 이어오다 이제 다행히 만났으니 소원은 이뤘습니다. 이미 더럽혀진 몸으로 영웅을 다시 모실 수 없어 그대 앞에서 죽기 바라오니 그것으로 제 뜻을 밝히겠소!”
 
171
하고, 말을 마치자 난간을 타고 올라가 연못으로 뛰어내리려 하였다.
 
 
172
呂布慌忙抱住,泣曰:“我知汝心久矣!只恨不能共語!”貂蟬手扯布曰:“妾今生不能與君爲妻,願相期於來世。”布曰:“我今生不能以汝爲妻,非英雄也!”蟬曰:“妾度日如年,願君憐而救之。”布曰:“我今偷空而來,恐老賊見疑,必當速去。”蟬牽其衣曰:“君如此懼怕老賊,妾身無見天日之期矣!”布立住曰:“容我徐圖良策。”語罷,提戟欲去。貂蟬曰:“妾在深閨,聞將軍之名,如雷灌耳,以爲當世一人而已;誰想反受他人之制乎!”言訖,淚下如雨。布羞慚滿面,重複倚戟,回身摟抱貂蟬,用好言安慰。兩個偎偎倚倚,不忍相離。
 
173
여포가 황망히 붙잡고 울면서 말하기를,
 
174
“내가 네 마음을 안 지는 오래 되었다! 다만 함께 이야기하지 못하여 한스럽구나!”
 
175
하니, 초선이 여포를 끌어당기며 말하기를,
 
176
“소첩이 이번 생에는 그대의 아내가 되지 못하지만 내세에 만나기를 기약합니다.”
 
177
하였다. 여포가 말하기를,
 
178
“내가 이번 생에서 너를 아내로 삼지 못하면 영웅이 아니다!”
 
179
하니, 초선이 말하기를,
 
180
“소첩은 하루 지내기가 일 년 같으니 낭군은 불쌍히 여겨 구해주세요.”
 
181
하였다. 여포가 말하기를,
 
182
“내가 이제 잠깐 틈을 내서 온 것이라 늙은 도적놈이 의심할까 두려우니 빨리 돌아가야겠다.”
 
183
하니, 초선이 그의 옷깃을 잡아끌며 말하기를,
 
184
“그대가 이렇게 늙은 도적놈을 두려워하니 소첩이 하늘의 해를 다시 볼 날은 없겠습니다!”
 
185
하였다. 여포가 멈춰 서서 말하기를,
 
186
“내 천천히 좋은 계책을 세울테니 기다려라.”
 
187
하고, 말이 끝나자 가려고 하니, 초선이 말하기를,
 
188
“제가 깊은 규방에서 장군의 우레 같은 명성을 듣고 지금 세상에 오직 한 분뿐이라 생각했는데 도리어 다른 사람에게 제재를 받는 줄 누가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189
하고 말을 마치니 눈물이 비오듯 하였다. 여포가 얼굴 가득 부끄러움을 느끼고 다시 창을 짚고 몸을 돌려 초선을 안고 좋은 말로 달랬다. 둘이서 얼싸안고 차마 헤어지지 못했다.
 
 
190
卻說董卓在殿上,回頭不見呂布,心中懷疑,連忙辭了獻帝,登車回府;見布馬系於府前;問門吏,吏答曰:“溫侯入後堂去了。”卓叱退左右,徑入後堂中,尋覓不見;喚貂蟬,蟬亦不見。急問侍妾,侍妾曰:“貂蟬在後園看花。”卓尋入後園,正見呂布和貂蟬在鳳儀亭下共語,畫戟倚在一邊。卓怒,大喝一聲。布見卓至,大驚,回身便走。卓搶了畫戟,挺著趕來。呂布走得快,卓肥胖趕不上,擲戟刺布。布打戟落地。卓拾戟再趕,布已走遠。卓趕出園門,一人飛奔前來,與卓胸膛相撞,卓倒於地。正是:沖天怒氣高千丈,仆地肥軀做一堆。
 
191
한편, 동탁이 전각 위에 있다가 고개를 돌리니 여포가 보이지 않아 마음에 의심이 나서 황급히 헌제에게 작별 인사를 올리고 수레를 타고 승상부로 돌아왔다. 여포의 말이 승상부 앞에 묶여 있는 것을 보고 문지기에게 물으니, 문지기가 답하기를,
 
192
“온후(여포)께서 뒷채로 들어갔습니다.”
 
193
하였다. 동탁이 좌우를 소리쳐 물리치고 뒷채로 달려들어가서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초선을 불러도 초선 역시 보이지 않았다. 급히 시첩에게 물으니 시첩이 말하기를,
 
194
“초선이 후원에서 꽃을 보고 있습니다.”
 
195
하였다. 동탁이 후원에 들어가서 찾아보니, 여포와 초선이 봉의정 아래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방천화극은 옆에 세워 두었다. 동탁이 노하여 크게 소리쳐 꾸짖었다. 여포가 동탁이 온 것을 보고 크게 놀라 몸을 돌려 달아나니, 동탁이 방천화극을 집어들고 쫓아갔다. 여포는 빨리 달리고 동탁은 뚱뚱해 따라잡지 못하자 여포에게 창(방천화극)을 던졌다. 여포가 창을 받아쳐 땅에 떨어뜨리니, 동탁이 창을 집어 다시 쫓았지만 여포는 이미 멀리 달아났다. 동탁이 쫓아서 후원 문을 나서자, 한 사람이 앞으로 달려와 동탁 가슴에 부딪혀서 동탁이 땅에 넘어졌다. 이야말로, 하늘을 찌르는 노기가 천 길이나 되는데, 비대한 몸뚱이가 땅에 넘어져 한 무더기가 되었네.
 
 
196
未知此人是誰,且聽下文分解。
 
197
이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없으니, 다음 회의 이야기를 들으면 풀릴 것이오.
【원문】제8회 사도 왕윤이 교묘하게 연환계를 사용하고 태사 동탁이 봉의정에서 크게 우아성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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