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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 ◈
◇ 제84회 육손은 7백 리의 영채를 불사르고 공명은 교묘히 팔진도를 펼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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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년경
나관중
1
삼국지연의 (三國志演義) 第八十四回 陸遜營燒七百裏 孔明巧布八陣圖
2
제84회 육손은 7백 리의 영채를 불사르고 공명은 교묘히 팔진도를 펼치다.
 
 
3
卻說韓當、周泰探知先主移營就涼,急來報知陸遜。遜大喜,遂引兵自來觀看動靜;只見平地一屯,不滿萬餘人,大半皆是老弱之 衆,大書“先鋒吳班”旗號。周泰曰:“吾視此等兵如兒戲耳。願同韓將軍分兩路擊之。如其不勝,甘當軍令。”陸遜看了良久,以鞭指曰:“前面山穀中。隱隱有殺氣起;其下必有伏兵,故於平地設此弱兵,以誘我耳。諸公切不可出。” 衆將聽了,皆以爲懦。
 
4
각설, 한당과 주태는 선주가 영채를 옮겨 서늘한 곳으로 옮긴 것을 탐지하고 급히 와서 육손에게 알렸다. 육손이 크게 기뻐하며 곧 병력을 이끌고 와서 동정을 살폈다. 그런데 평지의 한 둔영은 만여 명이 되지 않는데 태반이 노약자 무리이고 깃발에 ‘선봉 오반'이라고 크게 써놓았다. 주태가 말하기를,
 
5
“내가 보기에 이들 병력은 마치 애들 장난 같을 뿐이니 바라건대 한 장군과 더불어 양 갈래로 치겠소. 이기지 못하면 군령을 달게 받겠소.”
 
6
하니, 육손이 한참 살피더니 채찍으로 가리키며 말하기를,
 
7
“앞쪽 산골짜기 안에 은은히 살기가 일어나니 그 밑에 반드시 복병이 있을 것이오. 일부러 평지에 이러한 약병들을 두고 우리를 유인할 따름이니 공들은 절대로 나가선 안 되오.”
 
8
했다. 장수들이 듣더니 모두 육손을 나약하다고 생각했다.
 
 
9
次日,吳班引兵到關前搦戰,耀武揚威,辱罵不絕;多有解衣卸甲,赤身裸體,或睡或坐。徐盛、丁奉入帳稟陸遜曰:“蜀兵欺我太甚!某等願出擊之!”遜笑曰:“公等但恃血氣之勇,未知孫、吳妙法,此彼誘敵之計也:三日後必見其詐矣。”徐盛曰:“三日後,彼移營已定,安能擊之乎?”遜曰:“吾正欲令彼移營也。”諸將哂笑而退。過三日後,會諸將於關上觀望,見吳班兵已退去。遜指曰:“殺氣起矣。劉備必從山穀中出也。”
 
10
다음날, 오반이 병력을 이끌고 관문 앞에 와서 싸움을 거는데 무력을 과시하며 욕설을 그치지 않았다. 많은 군사가 갑옷과 옷을 벗고 벌거숭이가 되어 누워 자거나 앉아 있었다. 서성과 정봉이 군막 안으로 들어와 육손에게 아뢰기를,
 
11
“촉병이 아군을 몹시 업신여기오! 저희가 바라건대 출격하겠소!”
 
12
하니, 육손이 웃으며 말하기를,
 
13
“공들은 다만 혈기에 찬 용맹만 믿고 손자와 오자의 병법은 알지 못하오. 이것은 저들이 적군을 유인하는 계책이오. 3일 후에 반드시 그 속임수가 드러날 것이오.”
 
14
했다. 서성이 말하기를,
 
15
“3일 후 저들이 영채를 이미 다 옮기면 어찌 능히 칠 수 있겠소?”
 
16
하니, 육손이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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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저들이 영채를 옮기길 바라던 참이오.”
 
18
했다. 장수들이 비웃으며 퇴장했다. 3일이 지나자 장수들을 관문 위에 불러 모아 관망하니 오반의 병력이 이미 물러난 것을 보았다. 육손이 가리키며 말하기를,
 
19
“살기가 일어나는구려! 유비가 틀림없이 산골짜기에서 나가는 것이오.”
 
20
했다.
 
 
21
言未畢,只見蜀兵皆全裝慣束,擁先主而過。吳兵見了,盡皆膽裂。遜曰:“吾之不聽諸公擊班者,正爲此也。今伏兵已出,旬日之內,必破蜀矣。”諸將皆曰:“破蜀當在初時,今連營五六百裏,相守經七八月,其諸要害,皆已固守,安能破乎?”遜曰:“諸公不知兵法。備乃世之梟雄,更多智謀,其兵始集,法度精專;今守之久矣,不得我便,兵疲意阻,取之正在今日。”諸將方才歎服。後人有詩贊曰:“虎帳談兵按《六韜》,安排香餌釣鯨鼇。三分自是多英俊,又顯江南陸遜高。”
 
22
그 말이 미처 끝나기 전에 촉병들이 모두 완전무장을 한 채 선주를 둘러싸서 호위해 가는 것이 보였다. 오나라 군사들이 보더니 모두 간담이 서늘해졌다. 육손이 말하기를,
 
23
“내가 공들의 공격 주장을 듣지 않은 것은 바로 이것 때문이오. 이제 복병이 모두 떠났으니 열흘 안에 반드시 촉병을 격파할 것이오.”
 
24
했다. 장수들 모두 말하기를,
 
25
“마땅히 초기에 촉병을 격파했어야 했소. 이제 영채들이 잇달아 5, 6백 리에 걸쳐 있소. 서로 지키다 7, 8월이 지나가면 그들이 요충지를 모두 고수하고 있을 텐데 어찌 능히 격파하겠소?”
 
26
하니, 육손이 말하기를,
 
27
“공들은 병법을 모르오. 유비는 바로 세상의 효웅(사납고 용맹한 영웅)인데다 지모도 많아서 그 병력이 처음 집결할 때는 법도가 정돈되고 통일됐소. 이제 수비를 오래했지만 아군의 허점을 찾지 못해서 저들 병력은 피로하고 사기는 떨어지니 바로 오늘이 저들을 칠 기회요.”
 
28
했다. 장수들이 비로소 탄복했다. 뒷사람이 시를 지어 찬양하기를,
 
29
“군영에서 병법을 논하며 육도삼략을 살피고, 좋은 미끼를 준비해 고래와 거북을 낚네. 삼분천하에 이로부터 영웅과 준걸도 많지만, 다시 강남의 육손이 명성을 드높이네.”
 
30
했다.
 
 
31
卻說陸遜已定了破蜀之策,遂修箋遣使奏聞孫權,言指日可以破蜀之意。權覽畢,大喜曰:“江東複有此異人,孤何憂哉!諸將皆上書言其懦,孤獨不信,今觀其言,果非懦也。”於是大起吳兵來接應。卻說先主於猇亭盡驅水軍,順流而下,沿江屯紥水寨,深入吳境。黃權諫曰:“水軍沿江而下,進則易,退則難。臣願爲前驅。陛下宜在後陣,庶萬無一失。”先主曰:“吳賊膽落,朕長驅大進,有何礙乎?” 衆官苦諫,先主不從。遂分兵兩路:命黃權督江北之兵,以防魏寇;先主自督江南諸軍,夾江分立營寨,以圖進取。
 
32
한편, 육손이 이미 촉을 격파할 계책을 정하고 글을 적어 사자를 보내 손권에게 아뢰며 날짜를 지정해 촉을 깰 수 있다는 뜻을 말했다. 손권이 읽고 나서 크게 기뻐하며 말하기를,
 
33
“강동에 다시 이러한 남다른 인물이 있으니 내가 어찌 걱정을 하랴! 장수들 모두 글을 올려 그를 나약하다고 말해도 나는 홀로 믿지 않았는데 이제 그의 말을 보니 과연 나약한 게 아니었소.”
 
34
했다. 이에 동오의 병력을 크게 일으켜 접응하러 갔다. 한편, 선주는 효정에서 수군을 총동원해서 물길을 따라 내려가며 수군 진지를 세워 주둔하게 했다. 동오의 영토로 깊이 들어가니 황권이 간언하기를,
 
35
“수군이 강물을 따라 내려가니 전진은 쉬우나 후퇴가 어렵습니다. 바라건대 신이 앞장설 터이오니 폐하께서는 마땅히 후방 진지에 머무셔야 거의 만에 하나라도 실수가 없을 것입니다.”
 
36
하니, 선주가 말하기를,
 
37
“오나라 도적들이 간담이 떨어지고 짐이 멀리 거침없이 진격하려 하거늘 거리낄 것이 무엇이겠소?”
 
38
했다. 신하들이 애써 간하지만 선주가 듣지 않고 곧 두 갈래로 병력을 나누어, 황권에게 명해 강북의 병사들을 통솔해 위나라 군사를 막도록 하고, 선주는 직접 강남의 여러 군대를 통솔해서 강을 사이에 두고 영채를 나눠 세워서 진격을 도모했다.
 
 
39
細作探知,連夜報知魏主,言“蜀兵伐吳,樹柵連營,縱橫七百餘裏,分四十餘屯,皆傍山林下寨;今黃權督兵在江北岸,每日出哨百餘裏,不知何意。”魏主聞之,仰面笑曰:“劉備將敗矣!”群臣請問其故。魏主曰:“劉玄德不曉兵法;豈有連營七百裏,而可以拒敵者乎?包原隰險阻屯兵者,此兵法之大忌也。玄德必敗於東吳陸遜之手,旬日之內,消息必至矣。”群臣猶未信,皆請撥兵備之。魏主曰:“陸遜若勝,必盡舉吳兵去取西川;吳兵遠去,國中空虛,朕虛托以兵助戰,令三路一齊進兵,東吳唾手可取也。”
 
40
세작이 탐지하여 밤낮없이 가서 위나라 군주 조비에게 알렸다. (세작이) 말하기를,
 
41
“촉병이 동오를 정벌하며 목책으로 영채를 잇달아 세워 가로세로 7백여 리에 걸쳐 4십여 군데에 주둔했는데 모두 산림 옆에 영채를 세웠고, 이제 황권에게 병력을 맡겨 북쪽 강가에서 매일 1백 여리를 경계하러 나가는데 무슨 까닭인지 모르겠습니다,”
 
42
했다. 위나라 군주(조비)가 듣더니 얼굴을 쳐들고 웃으며 말하기를,
 
43
“유비는 곧 패할 것이오.”
 
44
했다. 신하들이 그 까닭을 물으니, 위나라 군주가 말하기를,
 
45
“유현덕은 병법을 깨우치지 못했소. 어찌 7백 리에 걸쳐 영채를 잇달아 세우며 적병을 막겠다는 것이오? 평원과 저지대와 위험하고 거친 지형에 병력을 주둔하는 것은 병법에서 크게 꺼리는 것이오. 현덕은 동오 육손의 손에 반드시 패할 것이니, 열흘 안에 소식이 오고 말 것이오.”
 
46
했다. 신하들이 아직 믿지 못하고, 모두 군사를 내어 방비할 것을 청하니, 위나라 군주가 말하기를,
 
47
“육손이 이기면 반드시 동오의 병력을 모두 일으켜 서천을 취하러 갈 것이오. 동오 병력이 멀리 가면 국내가 공허할 테니 짐이 병력으로써 돕겠다는 핑계를 대며 세 갈래로 일제히 진병한다면 동오는 손바닥에 침을 뱉아서 취할 수 있소.”
 
48
했다.
 
 
49
衆皆拜服。魏主下令,使曹仁督一軍出濡須,曹休督一軍出洞口,曹真督一軍出南郡:“三路軍馬會合日期,暗襲東吳。朕隨後自來接應。”調遣已定。不說魏兵襲吳。且說馬良至川,入見孔明,呈上圖本而言曰:“今移營夾江,橫占七百裏,下四十餘屯,皆依溪傍澗,林木茂盛之處。皇上令良將圖本來與丞相觀之。”孔明看訖,拍案叫苦曰:“是何人教主上如此下寨?可斬此人!”馬良曰:“皆主上自爲,非他人之謀。”孔明歎曰:“漢朝氣數休矣!”
 
50
모두 우러러 탄복했다. 위나라 군주가 영을 내려 조인은 1군을 지휘하여 유수로 출병하고 조휴는 1군을 지휘해 동구로 출병하고, 조진은 1군을 지휘해 남군으로 출병하게 하며,
 
51
“세 갈래 군마는 정해진 기일에 모여서 동오를 몰래 급습하시오. 짐이 뒤따라 직접 접응하러 가겠소.”
 
52
했다. 조달과 파견이 이렇게 정했으니, 위나라 군사들이 동오를 습격할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한편, 마량은 동천에 이르러 공명을 만나 도본을 바치며 말하기를,
 
53
“이제 강을 끼고 7백여 리에 걸쳐 4십여 개의 진지를 세우니 모두 냇물과 산골짜기에 가깝고 수풀이 무성한 곳입니다. 주상께서 저에게 명하여 도본을 가지고 가서 승상께 살펴보도록 하셨습니다.”
 
54
했다. 공명이 도본을 본 후에 탁자를 내리치며 괴로이 부르짖으며 말하기를,
 
55
“누가 주상께 이렇게 영채를 세우라고 했소? 그 사람을 참해야 하오.”
 
56
하니, 마량이 말하기를,
 
57
“모두 주상께서 스스로 하신 것이지 다른 사람의 계책이 아닙니다.”
 
58
했다. 공명이 탄식해 말하기를,
 
59
“한나라 왕조의 명운도 끝났구나!”
 
60
했다.
 
 
61
良問其故。孔明曰:“包原隰險阻而結營,此兵家之大忌。倘彼用火攻,何以解救?又,豈有連營七百裏而可拒敵乎?禍不遠矣!陸遜拒守不出,正爲此也。汝當速去見天子,改屯諸營,不可如此。”良曰:“倘今吳兵已勝,如之奈何?”孔明曰:“陸遜不敢來追,成都可保無虞。”良曰:“遜何故不追?”孔明曰:“恐魏兵襲其後也。主上若有失,當投白帝城避之。吾入川時,已伏下十萬兵在魚腹浦矣。”良大驚曰:“某於魚腹浦往來數次,未嘗見一卒,丞相何作此詐語?”孔明曰:“後來必見,不勞多問。”馬良求了表章,火速投禦營來。孔明自回成都,調撥軍馬救應。
 
62
마량이 그 까닭을 묻자 공명이 말하기를,
 
63
“평원과 저지대와 험하고 거친 지형에 영채를 세우는 것은 병법에서 크게 꺼리는 것이오. 저들이 화공을 쓴다면 어떻게 위험을 벗어나겠소? 또한 잇달아 7백 리에 걸쳐 영채를 세워서 어떻게 적을 막을 수 있겠소? 재앙이 멀지 않았소! 육손이 막아서 지키며 나오지 않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니, 그대는 어서 천자를 만나러 가서 영채들을 옮겨야지 이래서는 안 되오.”
 
64
했다. 마량이 말하기를,
 
65
“만약 지금 오나라 군사가 벌써 이겼다면 어찌해야겠습니까?”
 
66
하니, 공명이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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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손은 감히 뒤쫓아 오지 않을 것이니 성도를 보존하는 데는 걱정이 없을 것이오.”
 
68
했다. 마량이 말하기를,
 
69
“육손이 무슨 까닭으로 뒤쫓지 않겠습니까?”
 
70
하니, 공명이 말하기를,
 
71
“위나라 군사들이 그들의 배후를 칠까 두려워서요. 주상께서 잘못 되시면 마땅히 백제성으로 모시고 가서 피하시오. 내가 동천으로 들어올 때 이미 십만 병력을 어복포에 매복시켰소.”
 
72
했다. 마량이 크게 놀라 말하기를,
 
73
“제가 어복포에 수차례 왕래했으나 여태 병졸 하나 본 적이 없거늘 승상께서 어찌 이런 거짓말을 하십니까?”
 
74
하니, 공명이 말하기를,
 
75
“뒷날 틀림없이 보일 테니 더 묻지 마시오.”
 
76
했다. 마량이 표장(신하가 군주에게 올리는 글)을 구해서 부리나케 어가가 머무는 영채로 돌아갔다. 공명이 성도로 돌아와서 군마를 동원하여 구원에 나서려 했다.
 
 
77
卻說陸遜見蜀兵懈怠,不複提防,升帳聚大小將士聽令曰:“吾自受命以來,未嘗出戰。今觀蜀兵,足知動靜,故欲先取江南岸一營。誰敢去取?”言未畢,韓當、周泰、淩統等應聲而出曰:“某等願往。”遜教皆退不用,獨喚階下末將淳於丹曰:“吾與汝五千軍,去取江南第四營:蜀將傅彤所守。今晚就要成功。吾自提兵接應。”淳於丹引兵去了,又喚徐盛、丁奉曰:“汝等各領兵三千,屯於寨外五裏,如淳於丹敗回,有兵趕來,當出救之,卻不可追去。”二將自引軍去了。
 
78
한편, 육손은 촉병이 느슨해진 것을 보고 방비를 그만두고, 군막으로 나아가 대소 장사들을 불러 모아 명령을 내려 말하기를,
 
79
“내가 왕명을 받든 이래 아직껏 출전하지 않았소. 이제 촉병을 살펴보고 그들의 동정을 충분히 알았으니, 먼저 남쪽 강변의 1개 진영을 점령하려는데 누가 용감히 가서 취하겠소?”
 
80
하니, 그 말이 미처 끝나기 전에 한당, 주태, 능통 등이 소리에 응해 나오며 말하기를,
 
81
“저희들이 가겠습니다.”
 
82
했다. 육손이 모두 물러가라며 그들을 쓰지 않고 오로지 섬돌 아래 지위가 낮은 장수 순우단을 불러 말하기를,
 
83
“내 그대에게 5천 군사를 줄 테니 남쪽 강변의 제4영을 취하시오. 촉의 장수 부동이 지키는데 오늘 저녁 성공한다면 내가 직접 병력을 거느려서 접응하겠소.”
 
84
했다. 순우단이 병력을 이끌고 떠나자 다시 서성과 정봉을 불러 말하기를,
 
85
“그대들은 각각 병력 3천을 거느리고 영채에서 5리 바깥에 주둔하여 만약 순우단이 패해서 돌아올 때 뒤쫓는 병력이 있으면 마땅히 출격해 구출하되 적병을 추격하지는 마시오.”
 
86
하니, 두 장수가 병력을 이끌고 떠났다.
 
 
87
卻說淳於丹於黃昏時分,領兵前進,到蜀寨時,已三更之後。丹令 衆軍鼓噪而入。蜀營內傅彤引軍殺出,挺槍直取淳於丹;丹敵不住,撥馬便回。忽然喊聲大震,一彪軍攔住去路:爲首大將趙融。丹奪路而走,折兵大半,正走之間,山後一彪蠻兵攔住:爲首番將沙摩柯。丹死戰得脫,背後三路軍趕來。比及離營五裏,吳軍徐盛、丁奉二人兩下殺來,蜀兵退去,救了淳於丹回營。丹帶箭入見陸遜請罪。遜曰:“非汝之過也。吾欲試敵人之虛實耳。破蜀之計,吾已定矣。”徐盛、丁奉曰:“蜀兵勢大,難以破之,空自損兵折將耳。”遜笑曰:“吾這條計,但瞞不過諸葛亮耳。天幸此人不在,使我成大功也。”
 
88
한편, 순우단은 황혼 무렵에 병력을 거느려 전진했다. 촉나라 군사의 영채에 이르니 벌써 3경(자정)이 지난 뒤였다. 순우단이 군사들에게 북을 두드리고 고함을 지르며 쳐들어가게 했다. 촉의 영채에서 부동이 군사를 이끌고 튀어나와 창을 꼬나쥐고 순우단에게 달려들었다. 순우단이 대적하지 못하고 말머리를 돌렸다. 홀연 함성이 크게 일더니 한 무리 군사가 퇴로를 가로막았다. 선두의 대장은 조융이었다. 순우단이 길을 뚫고 달아나지만 군사 태반이 꺾였다. 한창 달아나고 있는데 산 뒤에서 한 무리 오랑캐 군사가 막아서니 그 우두머리는 오랑캐 장수 사마가였다. 순우단이 죽기 살기로 싸워 탈출하는데 배후에서 세 갈래의 군사가 뒤쫓았다. 영채 밖 5리쯤에 이르러 동오군의 서성과 정봉이 양쪽에서 달려들었다. 촉병들이 물러가니 순우단을 구출해서 영채로 돌아갔다. 순우단이 화살이 꽂힌 채 육손을 만나 죄를 청했다. 육손이 말하기를,
 
89
“그대의 잘못이 아니오. 내가 적의 허실을 떠보려했을 따름이오. 촉병을 깨뜨릴 계책을 내가 이미 정했소.”
 
90
했다. 서성과 정봉이 말하기를,
 
91
“촉병의 군세가 대단하여 격파하기 어려운데 헛되이 스스로 병졸과 장수를 잃을 뿐이오.”
 
92
하니, 육손이 웃으며 말하기를,
 
93
“내 이런 계책은 오로지 제갈량만 속아 넘어가지 않을 것이나, 천행으로 그 사람이 없어서 나로 하여금 큰 공을 세우게 할 것이오.”
 
94
했다.
 
 
95
遂集大小將士聽令:使朱然於水路進兵,來日午後東南風大作,用船裝載茅草,依計而行;韓當引一軍攻江北岸,周泰引一軍攻江南岸,每人手執茅草一把,內藏硫黃焰硝,各帶火種,各執槍刀,一齊而上,但到蜀營,順風舉火;蜀兵四十屯,只燒二十屯,每間一屯燒一屯。各軍預帶幹糧,不許暫退,晝夜追襲,只擒了劉備方止。 衆將聽了軍令,各受計而去。
 
96
마침내 대소 장사들을 불러 모아 명령을 내리기를, 주연은 수로로 진병하되 내일 오후에 동남풍이 크게 불면 배에 띠풀을 싣고 계책대로 움직이게 하고, 한당은 1군을 이끌고 북쪽 강변을 공격하며, 주태는 1군을 이끌고 남쪽 강변을 치게 했다. 사람마다 손에는 띠풀을 한 다발씩 들고 몸에는 유황과 염초를 지니고 제각기 불씨를 휴대하고 창칼을 잡고 일제히 상륙하라고 했다. 일단 촉군의 진영에 이르면 바람을 타고 불을 붙여서 촉병의 4십 진영 가운데 오로지 2십 진영만을 불태워 매번 한 진영을 건너뛰고 다음 한 진영을 불사르라고 명했다. 군사마다 미리 마른 식량을 갖게 하여, 잠시도 물러나지 말고 밤낮으로 추격해 오로지 유비를 사로잡아야 멈출 것이라고 했다. 장수들이 군령을 듣고 각자 계책을 수령해서 떠났다.
 
 
97
卻說先主正在禦營尋思破吳之計,忽見帳前中軍旗幡,無風自倒。乃問程畿曰:“此爲何兆?”畿曰:“今夜莫非吳兵來劫營?”先主曰:“昨夜殺盡,安敢再來?”畿曰:“倘是陸遜試敵,奈何?”正言間,人報山上遠遠望見吳兵盡沿山望東去了。先主曰:“此是疑兵。”令 衆休動,命關興、張苞各引五百騎出巡。黃昏時分,關興回奏曰:“江北營中火起。”先主急令關興往江北,張苞往江南,探看虛實:“倘吳兵到時,可急回報。”二將領命去了。
 
98
한편, 선주는 어영에서 동오를 깨뜨릴 계책을 생각했다. 갑자기 군막 앞 중군의 깃발이 바람도 안 부는데 저절로 쓰러졌다. 이에 정기에게 묻기를,
 
99
“이게 무슨 징조요?”
 
100
하니, 정기가 말하기를,
 
101
“오늘밤 오나라 군사들이 영채를 습격한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102
했다. 선주가 말하기를,
 
103
“어젯밤 모조리 죽였는데 어찌 감히 다시 오겠소?”
 
104
하니, 정기가 말하기를,
 
105
“만약 육손이 적병을 떠보려는 것이었다면 어찌하겠습니까?”
 
106
했다. 이렇게 말하는데 누군가 보고하기를, 산 위에서 멀리 바라보니 오나라 군사들이 모조리 산줄기를 따라 동쪽으로 간다고 했다. 선주가 말하기를,
 
107
“이것은 적병을 현혹하는 거짓 군사요.”
 
108
하고, 사람들에게 움직이지 말라고 하고, 관흥과 장포에게 각각 5백 기를 이끌고 순찰에 나서라고 명령했다. 황혼 무렵에 관흥이 돌아와 아뢰기를,
 
109
“강북의 영채에서 불길이 치솟습니다.”
 
110
했다. 선주가 급히 명하여 관흥은 강북으로, 장포는 강남으로 가서 허실을 살펴보도록 하며,
 
111
“만약 오나라 군사가 도착하면 빨리 돌아와 알려라.”
 
112
하니, 두 장수가 명령을 받들어 떠났다.
 
 
113
初更時分,東南風驟起。只見禦營左屯火發。方欲救時,禦營右屯又火起。風緊火急,樹木皆著,喊聲大震。兩屯軍馬齊出,奔離禦營中,禦營軍自相踐踏,死者不知其數。後面吳兵殺到,又不知多少軍馬。先主急上馬,奔馮習營時,習營中火光連天而起。江南、江北,照耀如同白日。馮習慌上馬引數十騎而走,正逢吳將徐盛軍到,敵住廝殺。先主見了,撥馬投西便走。徐盛舍了馮習,引兵追來。先主正慌,前面又一軍攔住,乃是吳將丁奉,兩下夾攻。先主大驚,四面無路。忽然喊聲大震,一彪軍殺入重圍,乃是張苞,救了先主,引禦林軍奔走。
 
114
초경(저녁 8시쯤) 무렵에 동남풍이 몰아쳤다. 그런데 어영(어가가 머무는 진영)의 왼쪽 진지에서 불꽃이 피어올랐다. 막 구원하려는데 어영의 오른쪽 진지에서도 불길이 치솟았다. 바람이 몰아치고 불길이 거세어 나무들이 모두 불붙었다. 함성이 크게 진동하며 양쪽 진지의 군마들이 일제히 나와서 어영 안으로 흩어져 달아났다. 어영에서 군사들이 서로 짓밟으니 죽은 이를 헤아릴 수가 없었다. 뒤쪽에서 오나라 군사들이 쇄도하고, 또 그 군마가 얼마나 되는지도 알 수가 없었다. 선주가 급히 말을 타고 풍습의 영채로 달아났지만 풍습의 영채 안에서도 불빛이 하늘로 치솟았다. 강남과 강북이 대낮처럼 훤했다. 풍습이 황망히 말에 올라 수십 기를 이끌고 달아나다가 오나라 장수 서성의 군사와 마주쳐 서로 맞서 싸웠다. 선주가 이를 보더니 말머리를 돌려 서쪽으로 달아났다. 서성이 풍습은 놓아두고 병력을 이끌고 뒤쫓았다. 선주가 아주 황망한데 그 앞을 한 무리 군사가 가로막으니 바로 오나라 장수 정봉이었다. 양쪽에서 협공하니 선주가 크게 놀랐으나 사방으로 모두 달아날 길이 없었다. 홀연 함성이 크게 일며 한 무리 군사가 두터운 포위망을 뚫고 들어오니 바로 장포였다. 선주를 구출하여 어림군(황제 호위군)을 이끌고 달아났다.
 
 
115
正行之間,前面一軍又到,乃蜀將傅彤也,合兵一處而行。背後吳兵追至。先主前到一山,名馬鞍山。張苞、傅彤請先主上的山時,山下喊聲又起:陸遜大隊人馬,將馬鞍山圍住。張苞、傅彤死據山口。先主遙望遍野火光不絕,死屍重疊,塞江而下。次日,吳兵又四下放火燒山,軍士亂竄,先主驚慌。忽然火光中一將引數騎殺上山來,視之,乃關興也。興伏地請曰:“四下火光逼近,不可久停。陛下速奔白帝城,再收軍馬可也。”先主曰:“誰敢斷後?”傅彤奏曰:“臣願以死當之!”
 
116
이렇게 가는데 앞쪽에 또 다른 한 무리의 군사가 다다르니 바로 촉장 부동의 군사들이어서, 병력을 한데 합쳐서 갔다. 배후에서 오나라 군사가 따라붙었다. 선주가 앞의 한 산에 이르니 그 이름이 마안산이었다. 장포와 부동이 선주에게 청하여 산 위에 올라보니 산 밑에서 또다시 함성이 일어났다. 육손의 대군이 마안산을 에워쌌다. 장포와 부동이 죽을 각오로 산 입구를 막아냈다. 선주가 멀리 바라보니 들판 가득 불빛이 끊이지 않고 시체가 겹겹이 쌓여 강을 메우며 흘러갔다. 다음날 오나라 군사가 다시 사방에 불을 놓아 산을 태워서 군사들이 어지럽게 달아나니 선주가 놀라고 허둥대었다. 문득 불길 속에서 한 장수가 몇 기를 이끌고 산으로 올라오는데, 보니 바로 관흥이었다. 관흥이 엎드려 청하기를,
 
117
“사방에서 불길이 몹시 가깝게 닥치니 오래 머물 수 없사옵니다. 폐하께서는 속히 백제성으로 피하시어 다시 군마를 거두셔야 하옵니다.”
 
118
했다. 선주가 말하기를,
 
119
“누가 감히 후미를 차단하겠는가?”
 
120
하니, 부동이 아뢰기를,
 
121
“바라옵건대 소신이 죽음으로써 막아내겠습니다!”
 
122
했다.
 
 
123
當日黃昏,關興在前,張苞在中,留傅彤斷後,保著先主,殺下山來。吳兵見先主奔走,皆要爭功,各引大軍,遮天蓋地,往西追趕,先主令軍士盡脫袍鎧,塞道而焚,以斷後軍。正奔走間,喊聲大震,吳將朱然引一軍從江岸邊殺來,截住去路。先主叫曰:“朕死於此矣!”關興、張苞縱馬沖突,被亂箭射回,各帶重傷,不能殺出。背後喊聲又起,陸遜引大軍從山穀中殺來。
 
124
이날 황혼 무렵에, 관흥이 앞에 서고, 장포는 가운데 서고, 부동은 후미를 차단하며, 선주를 보호하여 산 아래로 달려 내려갔다. 오나라 군사들은 선주가 달아나는 것을 보고 모두 전공을 다투었다. 각각 대군을 이끌고 천지를 뒤덮듯이 몰려와 서쪽으로 뒤쫓았다. 선주가 군사들에게 명하여 모두 갑옷을 벗어 그것으로 길을 메운 뒤 불살라서 뒤쫓는 군사를 막으라고 했다. 이렇게 달아나고 있는데 함성이 크게 울리며 오나라 장수 주연이 한 무리 군사를 이끌고 강변을 따라 달려와서 진로를 가로막았다. 선주가 부르짖기를,
 
125
“짐이 여기서 죽는구나!”
 
126
하니, 관흥과 장포가 말을 달려 맞부딪혀 싸우다가 화살을 맞고 돌아왔다. 각각 중상을 입은지라 뚫고 나가지 못했다. 배후에서 함성이 다시 일며 육손이 대군을 이끌고 산골짜기 안에서 달려왔다.
 
 
127
先主正慌急之間,此時天色已微明,只見前面喊聲震天,朱然軍紛紛落澗,滾滾投岩:一彪軍殺入,前來救駕。先主大喜,視之,乃常山趙子龍也。時趙雲在川中江州,聞吳、蜀交兵,遂引軍出;忽見東南一帶火光沖天,雲心驚,遠遠探視,不想先主被困,雲奮勇沖殺而來。陸遜聞是趙雲,急令軍退。雲正殺之間,忽遇朱然,便與交鋒;不一合,一槍刺朱然於馬下,殺散吳兵,救出先主,望白帝城而走。先主曰:“朕雖得脫,諸將士將奈何?”雲曰:“敵軍在後,不可久遲。陛下且入白帝城歇息,臣再引兵去救應諸將。”此時先主僅存百餘人入白帝城。後人有詩贊陸遜曰:“持矛舉火破連營,玄德窮奔白帝城。一旦威名驚蜀魏,吳王寧不敬書生。”
 
128
선주가 황망하고 위급한 사이에 하늘은 어느새 동이 터왔다. 그런데 앞쪽에서 함성이 하늘을 뒤흔들더니 주연의 군사들이 분분히 골짜기로 떨어지고 끊임없이 바위 아래로 뛰어내렸다. 한 무리 군사들이 뚫고 들어와 어가를 구했다. 선주가 크게 기뻐하며 바라보니 바로 상산 조자룡이었다. 당시 조운은 서천의 강주(중경)에 있다가 오나라 군과 촉나라 군이 교전함을 듣고 군사를 이끌고 나왔다. 그런데 홀연 동남쪽 일대에서 불빛이 하늘을 찌르자 조운이 마음속으로 놀라 저 멀리 바라보니 뜻밖에도 선주가 곤경에 처해 있기에 조운이 용맹을 떨치며 들이쳐 온 것이었다. 육손이 조운이 온 것을 듣고 급히 후퇴를 명했다. 조운이 한창 무찌르다가 갑자기 주연과 마주쳐 바로 창칼을 교차해 싸웠다. 불과 1합에 한 창으로 주연을 찔러 말 아래 떨어뜨리고 오나라 군사를 죽이고 흩어버려서 선주를 구하여 백제성을 향해서 달려갔다. 선주가 말하기를,
 
129
“짐은 비록 탈출하더라도 장수와 사졸들은 장차 어찌되겠소?”
 
130
하니, 조운이 말하기를,
 
131
“적군이 뒤따르니 오래 지체할 수 없사옵니다. 폐하께서 우선 백제성으로 들어가 쉬시면 소신이 다시 병력을 이끌고 다른 장수들을 구하러 가겠습니다.”
 
132
했다. 이때 선주 곁에 겨우 백여 인이 남아 백제성으로 들어갔다. 뒷사람이 시를 지어 육손을 찬양하기를,
 
133
“띠풀을 들고 불을 붙여 영채를 줄줄이 태우니, 현덕이 궁지에 몰려 백제성으로 달아나네. 하루아침에 그 위명이 촉과 위를 놀라게 하니, 오왕이 어찌 서생을 예우하지 않겠는가.”
 
134
했다.
 
 
135
卻說傅彤斷後,被吳軍八面圍住。丁奉大叫曰:“川兵死者無數,降者極多,汝主劉備已被擒獲,今汝力窮勢孤,何不早降!”傅彤叱曰:“吾乃漢將,安肯降吳狗乎!”挺槍縱馬,率蜀軍奮力死戰,不下百餘合,往來沖突,不能得脫。彤長歎曰:“吾今休矣!”言訖,口中吐血,死於吳軍之中。後人贊傅彤詩曰:“彝陵吳蜀大交兵,陸遜施謀用火焚。至死猶然罵吳狗,傅彤不愧漢將軍。”蜀祭酒程畿,匹馬奔至江邊,招呼水軍赴敵,吳兵隨後追來,水軍四散奔逃。畿部將叫曰:“吳兵至矣!程祭酒快走罷!”畿怒曰:“吾自從主上出軍,未嘗赴敵而逃!”言未畢,吳兵驟至,四下無路,畿拔劍自刎。後人有詩贊曰:“慷慨蜀中程祭酒,身留一劍答君王。臨危不改平生志,博得聲名萬古香。”
 
136
한편, 부동은 후미를 차단하다가 동오 군사에게 팔면으로 포위되었다. 정봉이 크게 외치기를,
 
137
“서천의 병사는 죽은 자가 무수하고 항복한 자도 극히 많다. 네 주인 유비도 이미 사로잡혔다. 이제 네 힘은 다하고 형세는 외롭거늘 어찌해서 빨리 항복하지 않느냐?”
 
138
하니, 부동이 꾸짖어 말하기를,
 
139
“나는 한나라의 장수이거늘 어찌 동오의 개들에게 항복하겠느냐!”
 
140
했다. 창을 꼬나쥐고 말을 몰아 촉군을 이끌고 힘을 떨쳐 죽기로 싸웠다. 백여 합이 넘도록 좌충우돌하지만 뚫고 나갈 수 없었다. 부동이 장탄식하며 말하기를,
 
141
“나도 이제 끝이구나!”
 
142
하고, 말을 마치자 피를 토하며 동오 군사들 속에서 죽었다. 뒷사람이 시를 지어 부동을 찬양하기를,
 
143
“이릉에서 오, 촉이 크게 싸워, 육손이 꾀를 내어 화공을 썼네. 죽을 때도 오히려 동오의 개들을 욕하니, 부동은 부끄럽지 않은 한나라 장수네.”
 
144
했다. 촉한의 좨주(국학의 벼슬아치) 정기는 필마로 강변까지 달려가서 수군들을 불러 적병에 맞서려 했다. 그러나 오나라 군사들이 그 뒤에 추격하자 수군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달아났다. 정기의 부장이 외치기를,
 
145
“오나라 군이 왔습니다! 정 좨주께서도 어서 피하십시오!”
 
146
하니, 정기가 노해서 말하기를,
 
147
“내가 주상을 따라 출군한 이래 여태까지 적병을 피해 달아난 적이 없다!”
 
148
했다. 그 말이 미처 끝나기 전에 오나라 군사들이 달려와 사방으로 길이 없자 정기가 검을 뽑아 자결했다. 뒷사람이 시를 지어 찬양하기를,
 
149
“비분강개한 촉한의 정 좨주는, 몸에 지닌 검 한 자루로 군왕께 보답했네. 위기에 임해도 평소의 뜻을 바꾸지 않으니, 널리 명성을 얻어 만고에 향을 피우네.”
 
150
했다.
 
 
151
時吳班、張南久圍彝陵城,忽馮習到,言蜀兵敗,遂引軍來救先主,孫桓方才得脫。張、馮二將正行之間,前面吳兵殺來,背後孫桓從彝陵城殺出,兩下夾攻。張南、馮習奮力沖突,不能得脫,死於亂軍之中。後人有詩贊曰:“馮習忠無二,張南義少雙。沙場甘戰死,史冊共流芳。” 吳班殺出重圍,又遇吳兵追趕;幸得趙雲接著,救回白帝城去了。時有蠻王沙摩柯,匹馬奔走,正逢周泰,戰二十餘合,被泰所殺。蜀將杜路,劉寧盡皆降吳。蜀營一應糧草器仗,尺寸不存。蜀將川兵,降者無數。時孫夫人在吳,聞猇亭兵敗,訛傳先主死於軍中,遂驅車至江邊,望西遙哭,投江而死。後人立廟江濱,號曰梟姬祠。尚論者作詩歎之曰:“先主兵歸白帝城,夫人聞難獨捐生。至今江畔遺碑在,猶著千秋烈女名。”
 
152
이때 오반과 장남은 이릉성을 포위한지 오래인데, 갑자기 풍습이 와서 촉병이 패전했다고 말했다. 곧 군사를 이끌고 선주를 구하러 가니 손항이 비로소 빠져나올 수 있었다. 장남과 풍습 두 장수가 가는데, 앞에서 오나라 군사가 몰려오고 뒤에서 손항이 이릉성에서 달려 나와서 양쪽으로 협공했다. 장남과 풍습이 힘을 떨쳐 충돌했지만 빠져나오지 못한 채 난전 중에 죽었다. 뒷사람이 시를 지어 찬양하기를,
 
153
“풍습의 충성은 비할 데가 없고, 장남의 의로움은 그 쌍이 드무네. 전장에서 기꺼이 싸우다 죽으니, 역사책에 모두 아름다움을 전하네.”
 
154
했다. 오반이 두터운 포위를 겨우 뚫고 나오지만 다시 오나라 군사들의 추격을 받았다. 다행히 조운이 나타나 그를 구해서 백제성으로 돌아갔다. 이때 오랑캐 왕 사마가는 필마로 달아나다가 주태를 만나 2십여 합을 싸워 결국 주태에게 살해되었다. 촉장 두로와 유녕은 모두 동오에 항복했다. 촉군 진영의 식량과 사료, 무기와 의장은 조금도 남지 않았다. 촉한의 장수와 병졸 가운데 항복한 이가 무수했다. 이때 손부인은 동오에 있으면서 효정에서 선주가 패전해서 군중에서 죽었다고 잘못 전해진 말을 듣고 수레를 몰아 강변으로 갔다. 서쪽을 바라보며 통곡하더니 강물에 뛰어들어 죽었다. 후세 사람들이 사당을 강변에 세워 효희사(효웅 유현덕의 여인을 모시는 사당)라 이름지었다. 이것을 숭상하는 이들이 시를 지어 탄식하기를,
 
155
“선주의 군사들은 백제성으로 돌아가니, 부인이 재난을 듣고 홀로 목숨을 버렸네. 지금도 강가에 비석이 남아 있으니, 천추에 열녀의 이름 아직도 또렷하네.”
 
156
했다.
 
 
157
卻說陸遜大獲全功,引得勝之兵,往西追襲。前離夔關不遠,遜在馬上看見前面臨山傍江,一陣殺氣,沖天而起;遂勒馬回顧 衆將曰:“前面必有埋伏,三軍不可輕進。”即倒退十餘裏,於地勢空闊處,排成陣勢,以禦敵軍;即差哨馬前去探視。回報並無軍屯在此,遜不信,下馬登高望之,殺氣複起。遜再令人仔細探視,哨馬回報,前面並無一人一騎。遜見日將西沉,殺氣越加,心中猶豫,令心腹人再往探看。回報江邊止有亂石八九十堆,並無人馬。遜大疑,令尋土人問之。須臾,有數人到。遜問曰:“何人將亂石作堆?如何亂石堆中有殺氣沖起?”土人曰:“此處地名魚腹浦。諸葛亮入川之時,驅兵到此,取石排成陣勢於沙灘之上。自此常常有氣如雲,從內而起。”
 
158
한편, 육손은 큰 공을 세우고 승전한 병력을 이끌고 서쪽으로 추격했다. 기관(기문)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육손이 말에 올라 앞쪽의 산과 강 둘레를 살펴보니 한바탕 살기가 하늘을 찔러 일어났다. 곧 말을 멈추고 장수들을 돌아보며 말하기를,
 
159
“앞쪽에 반드시 매복이 있으니 삼군이 함부로 나아갈 수 없소.”
 
160
하고, 즉시 거꾸로 십여 리를 물러나서 지세가 넓은 곳에 진세를 펼쳐 적병을 방어하도록 했다. 곧 정찰 기병을 보내 정탐하도록 했다. 정찰병이 돌아와서 아무 군사도 그곳에 없다고 했다. 육손이 믿지 못하고 말에서 내려 산에 올라 바라보니 살기가 다시 솟아올랐다. 육손이 다시 영을 내려 자세히 정탐하게 하지만 정찰 기병이 돌아와서 앞에 사람 한 명, 말 한 마리도 없다고 보고했다. 육손이 보니 해가 서쪽으로 저무는데 살기가 더욱 등등했다. 이에 마음속으로 주저하며 영을 내려 심복으로 하여금 다시 가서 살펴보게 하니 돌아와 보고하기를, 강변에 단지 어지러운 돌무더기가 8, 9십군데 쌓여 있을 뿐 아무런 인마도 없다고 했다. 육손이 몹시 의아해 하며 영을 내려 토인(현지주민)을 찾아 물어보게 했다. 잠시 뒤 몇 사람이 도착하니 육손이 묻기를,
 
161
“누가 돌무더기를 쌓았소?”
 
162
하니, 토인이 말하기를,
 
163
“이곳의 지명은 어복포인데 제갈량이 서천에 들어올 때 이곳으로 병력을 이끌고 와서 돌을 가져다가 모래톱 여울 위에 진세를 꾸며 놓았습니다. 이때부터 늘 구름 같은 기운이 그 안에서 피어오릅니다.”
 
164
했다.
 
 
165
陸遜聽罷,上馬引數十騎來看石陣,立馬於山坡之上,但見四面八方,皆有門有戶。遜笑曰:“此乃惑人之術耳,有何益焉!”遂引數騎下山坡來,直入石陣觀看。部將曰:“日暮矣,請都督早回。”遜方欲出陣,忽然狂風大作,一霎時,飛沙走石,遮天蓋地。但見怪石嵯峨,槎枒似劍;橫沙立土,重疊如山;江聲浪湧,有如劍鼓之聲。遜大驚曰:“吾中諸葛之計也!”急欲回時,無路可出。正驚疑間,忽見一老人立於馬前,笑曰:“將軍欲出此陣乎?”遜曰:“願長者引出。”老人策杖徐徐而行,徑出石陣,並無所礙,送至山坡之上。遜問曰:“長者何人?”
 
166
육손이 듣고 나서 말에 올라 수십 기를 이끌고 그 돌로 만든 진을 보러 갔다. 산비탈 위에 말을 세워 바라보니 사면팔방에 온통 문과 출입구다. 육손이 웃으며 말하기를,
 
167
“이것은 사람을 현혹하는 술법일 뿐이니 무슨 보탬이 되겠소!”
 
168
하고, 곧 몇 기를 이끌고 산비탈을 내려가 곧바로 돌로 만든 진에 들어가 살펴보았다. 부장이 말하기를,
 
169
“날이 저물었으니 바라옵건대 도독께서 어서 돌아가셔야 합니다.”
 
170
하니, 육손이 막 진을 나오려는데 홀연히 광풍이 크게 일어났다. 삽시간에 모래와 돌이 날아올라 천지를 뒤덮었다. 괴이한 돌들이 뾰족뾰족하고 나뭇가지들이 검처럼 날카롭게 갈라져 있었다. 모래가 날고 흙이 일어나 산처럼 겹겹이 쌓였다. 강물 소리가 요란하고 물결이 솟구치니, 마치 창칼이 부딪히고 북을 두드리는 소리 같았다. 육손이 크게 놀라 말하기를,
 
171
“내가 제갈의 계책에 빠졌구나.”
 
172
하고, 급히 돌아가려는데 나갈 길이 없었다. 놀라 의심하는 사이에 문득 한 노인이 말 앞에 서서 웃으며 말하기를,
 
173
“장군께서 이 진을 나가려 하시오?”
 
174
했다. 육손이 말하기를,
 
175
“바라건대 어르신께서 인도해 주십시오.”
 
176
하니, 노인이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갔다. 곧장 돌로 만든 진을 나가는데 거침이 없이 산비탈 위까지 배웅했다. 육손이 묻기를,
 
177
“어르신은 누구십니까?”
 
178
했다.
 
 
179
老人答曰:“老夫乃諸葛孔明之嶽父黃承彥也。昔小婿入川之時,於此布下石陣,名‘八陣圖’。反複八門,按遁甲休、生、傷、杜、景、死、驚、開。每日每時,化無端,可比十萬精兵。臨去之時,曾分付老夫道:後有東吳大將迷於陣中,莫要引他出來。老夫適於山岩之上,見將軍從‘死門’而入,料想不識此陣,必爲所迷。老夫平生好善,不忍將軍陷沒於此,故特自‘生門’引出也。”遜曰:“公曾學此陣法否?”黃承彥曰:“變化無窮,不能學也。”遜慌忙下馬拜謝而回。後杜工部有詩曰:“功蓋三分國,名成八陣圖。江流石不轉,遺恨失吞吳。”
 
180
노인이 대답하기를,
 
181
“이 늙은이는 제갈공명의 장인 황승언이오. 지난날 사위가 서천에 들어갈 때 이곳에 돌로 만든 진을 벌여 팔진도라 이름했소. 여덟 개의 문을 반복했는데 그 둔갑하는 것에 따라 휴(休)문, 생(生)문, 상(傷)문, 두(杜)문, 경(景)문, 사(死)문, 경(驚)문, 개(開)문이오. 날마다 시간마다 그 변화가 끝이 없으니 가히 십만 정예병에 비할 만하오. 그가 떠날 때 늙은이에게 부탁하며, 훗날 동오의 대장이 돌로 만든 진에서 헤매면 이끌어 주지 말라고 했었소. 늙은이가 바위 위에서 보자니 장군께서 사문(死門)으로 들어갔소. 이 진을 알지 못해 틀림없이 헤매리라 생각했소. 늙은이는 평소 선한 것을 좋아해 차마 장군을 이곳에 빠뜨려 둘 수 없어 일부러 생문(生門)을 찾아 나온 것이오.”
 
182
했다. 육손이 말하기를,
 
183
“공께서 일찍이 이 진법을 배우시지 않으셨습니까?”
 
184
하니, 황승언이 말하기를,
 
185
“변화가 무궁해서 배울 수가 없었소.”
 
186
했다. 육손이 황망히 말에서 내려 사례하고 돌아갔다. 훗날 두공부(두보)가 시를 지어 이르기를,
 
187
“공훈은 삼국을 뒤덮고, 팔진도를 만들어 이름을 이루었네. 강물은 흐르건만 돌은 구르지 않으니, 오나라를 병탄하지 못해 한을 남겼네.”
 
188
했다.
 
 
189
陸遜回寨,歎曰:“孔明真‘臥龍’也!吾不能及!”於是下令班師。左右曰:“劉備兵敗勢窮,困守一城,正好乘勢擊之;今見石陣而退,何也?”遜曰:“吾非懼石陣而退;吾料魏主曹丕,其奸詐與父無異,今知吾追趕蜀兵,必乘虛來襲。吾若深入西川,急難退矣。”遂令一將斷後,遜率大軍而回。退兵未及二日,三處人來飛報:“魏兵曹仁出濡須,曹休出洞口,曹真出南郡:三路兵馬數十萬,星夜至境,未知何意。”遜笑曰:“不出吾之所料。吾已令兵拒之矣。”正是:雄心方欲吞西蜀,勝算還須禦北朝。
 
190
육손이 영채로 돌아가 탄식하기를,
 
191
“공명은 참으로 와룡이구나! 나는 따라갈 수 없구나!”
 
192
하고, 이에 군사를 거느리고 돌아갈 것을 명했다. 좌우에서 말하기를,
 
193
“유비가 패전하고 세력도 다해서 성 하나에 고립되어 지키니 참으로 이 기회에 공격해야 합니다. 지금 돌로 만든 진을 보고 후퇴하라니 무슨 까닭입니까?”
 
194
하니, 육손이 말하기를,
 
195
“내가 돌로 만든 진이 두려워서 물러나는 것이 아니오. 내가 생각하기에 위주 조비는 그 간사함이 그 부친과 다르지 않소. 이제 내가 촉병을 추격함을 그가 알고 필시 빈틈을 노려 내습할 것이오. 내가 만약 서천에 깊이 들어간다면 급히 물러나기 어렵게 되오.”
 
196
했다. 곧 한 장수에게 영을 내려 후미를 방어하도록 하고, 육손은 대군을 통솔해서 돌아갔다. 병력을 물린지 이틀이 안 되어서 세 곳에서 사람들이 와서 급히 보고하기를,
 
197
“위나라의 조인이 유수로 나오고, 조휴가 동구로 나오며, 조진이 남군으로 나와서, 세 갈래 병마가 수십만으로 밤낮없이 국경에 이르렀으니 그 의도를 모르겠습니다.”
 
198
했다. 육손이 웃으며 말하기를,
 
199
“내가 예상한 것을 벗어나지 않았구나. 내가 이미 군사들에게 명령을 내려 막도록 했소.”
 
200
했다. 이야말로, 웅대한 마음으로 서촉을 삼키려다가, 다시 이길 계책으로 북쪽 위나라를 막아야겠네.
 
 
201
未知如何退兵,且看下文分解。
 
202
어떻게 적병을 물리칠지 모르겠구나. 다음 회를 보면 풀릴 것이오.
【원문】제84회 육손은 7백 리의 영채를 불사르고 공명은 교묘히 팔진도를 펼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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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3년 04월 12일